99년 증시전망은 재벌들의 부채비율 2백% 축소를 위한 대규모유상증자 물량을 외국인 매수세가 어느 정도 소화해 줄 수 있느냐로 요약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수가 바닥권에서 횡보하다가 하반기에 금리가 급락하면서 주가가 한 단계 레벨 업 (level up)했다. 올해 2/4분기경까지는 금리가 반등을 하면서 주가가 조정을 보이겠지만 한해 전체로는 지난해만큼 금리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단기적으로는 지수가 석달 사이에 2배 가까이 상승했고 일부부실종목들이 4~5배 폭등하였기에 상반기에 어느 정도 조정을보일 것이다. 특히 환율을 감안한 달러 기준으로 놓고 보면국내 주가가 연초대비 1백% 이상 상승하여 전세계에서 가장높은 수익률을 98년에 시현했다. 제일은행의 외국매각 결정은일단 주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기업 구조조정 의지 해이 우려앞으로 몇 개월간 증시 향방을 좌우할 큰 변수는 삼성차와 대우전자의 빅딜 성공 여부를 꼽을 수 있다. 지난 가을 증시의분수령은 기아차 국제입찰이었는데 시장의 기대감이 워낙 낮았기에 비록 외국업체가 아닌 현대그룹으로 매각되었어도 성사 그 자체가 호재로 작용하였다. 다시 말하면 불확실성이 없어진 셈이다.그러나 현재는 앞서 말한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어서 성사되지 못한다면 실망매물이 상당히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과 증시 동조화를 보였던 태국이 개혁 후퇴의 조짐을 보이자 주가가 연말 들어 조정을 보이고 있는 현상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겠다.외국인 투자 전망을 논의하기 전에 먼저 99년도 주식공급 물량을 살펴 보자. 정부안대로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20조원의유상증자가 이루어진다면 금액 자체가 98년 보다는 2배 증가한 수준이지만 현시가총액 대비 15% 수준으로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규모이지만 시가총액 대비해서는 8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와 같이5대 그룹 계열사가 집중적으로 증자를 한다면 외국인 매수가뒷받침되지 않을 현대와 대우계열사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외국인의 시각을 살펴보자. 물론 외국인들은 한국의 수출산업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다고 하여 엔·달러 동향을 중요시하지만 구조조정의 성공으로 기업부채 비율이 하락하기를 더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엔·달러가 1백15~1백25엔의 박스권에서등락할 것이라는 해외의 시각이 지배적이기에 6백조원의 기업부채 축소가 관건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조조정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지난해 이상의 외국자금 유입이 올해에도 기대된다는 점이다. 98년에 이미 외국인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6조원의 한국주식을 매입하였다.(달러기준으로는 93년이 98년보다 약간 많았음) 그 이유는 이머징마켓 지수에서 한국의 편입비중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견해와관계없이 어느 정도 순매수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외국 투자가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MSCI(Morgan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이머징마켓 지수에서 한국비중이 97년말 1.5%에서 현재 8% 수준으로 급증하였다. 그 대신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의 비중이 축소되었다. 또한 일본을 제외한 MSCI 아시아 지수에서는 한국 비중이 97년말 3.2%에서 13%로 증가했다.해외 투자가들이 반드시 이러한 비중에 맞추어 투자를 하는것은 아니지만(특히 헤지펀드들은) 그들로서는 한국의 비중을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주가가 급상승하면 수익률 게임에서 대단히 위험에 노출되게 마련이다. 한국전력의 기업 펀더멘탈은 계속 악화되었지만 외국인의 집중매수가 98년 말에 있었던 이유도 위의 변화를 알면 쉽게 이해가 간다.◆ 수출 낙관 … 외국기관 성장률 상향 조정최근 국내 금리나 환율을 보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우를 포함한 일부 대기업의 달러 채권 수익률은 여전히 20%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보는 시각과 해외에서 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있음을 나타낸다. 대우그룹이 5대 재벌 구조조정의 핵심이고 그결과 99년 주가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수 있다.이러한 이유로 삼성차와 대우전자의 맞교환 성공이 중요하다.우려되는 점은 금리의 급락으로 대기업의 구조조정 의지가 해이해졌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그 동안 구조조정 차원에서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던 여의도 증권사들이 몇달의 증시활황이 있었다고 매각 의사를 철회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리의 추가인하 노력은 정책적 실수가될 수 있다. 왜냐하면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더 지연될 것이고, 대규모 부실여신 상각을 위해 막대한 업무이익을 내야 하는(높은 예대마진을 통해서) 은행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기업의 부채축소 노력은 5대 재벌보다는 한라그룹 등 부실화된 기업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은 워크아웃 프로그램이나외국의 리커버리 펀드(recovery fund) 등의 도움을 받아 금융권 부채를 대폭 탕감받아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있다. 이들기업들은 감자나 상장폐지 되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할 수 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주식수가 축소되는 결과가 된다. 과도한 부채비율이 내려감으로써 자본효율성이 높아지고 수익성이개선되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앞으로2년간 기업부채가 약간만 축소되고 현금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 향후 주가가 2배나 상승할 수 있다.환율과 금리전망을 해 보자. 99년에도 외환 수급은 여전히 달러 공급 우위를 유지하여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일 것이다.다만 2/4분기에 외채 상환 수요가 집중되어 일시적으로 외환순유출이 발생할 것이나 4백60억달러의 가용외환보유고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또한 크지않을 것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금융권 구조조정에 필요한재정 자금이 정부 예상치보다 많은 1백30조원에 달할 것으로보여 중앙은행의 통화증발 이 우려된다. 이는 원화절하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최근에 미국의 무디스 신용평가기관에서 한국정부의 원화채권등급을 투자적격으로 분류하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였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건전재정을 유지하여 왔기에 향후 2~3년간1백50조원 이상의 국공채가 발행되어도 국가 채무의 GDP 비중이 선진국보다 매우 낮은 60% 수준 미만일 것이기 때문이다.다만 막대한 구조조정 자금수요로 정부가 재정적자를 시현하면서까지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여도 자금부족으로 큰 부양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99년 경기 전망을 매우 비관적으로 하던 일부 외국기관들이최근에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는 수출전망이 생각보다는 좋다고 예상되기때문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수입단가가 수출단가보다 더 빠른속도로 하락함으로써 교역조건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특히 수출단가의 하락률이 96년에 21%, 97년에 18%, 그리고98년9월말 기준으로 7%로 둔화되고 있다. 99년에 더욱 개선될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반도체 모니터 유화제품 등 한국의 주력수출 상품가격 회복에서도 나타난다. 99년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플러스의 성장을 시현한다면 펀더멘탈한 측면에서 강세장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부채가 급격히 축소되고있고 D램 등 제품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삼성전자를 추천하고싶다. 중형주에서는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주가의 낙폭이 과다했던 한솔제지가 유망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