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지창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유지창 국장은 전형적인 코스를 걸어온 정통 재무관료로 꼽힌다. 재무부 이재국 재무정책과장과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을 역임한데 이어 이번에 금융정책국장으로 임명됐다. 고향은전북. 호남출신 첫 금융정책국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규성재경부 장관과는 재무부 장관 시절에 비서관을 맡아 인연이깊다.유국장의 가장 큰 장점은 권위의식이 없다는 것. 누구하고나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독단적인 행동을 삼가는 스타일이다.유머감각도 뛰어나 주위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도 있다.금융정책과장 시절에는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여직원들의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영화를 같이 보러가고 싶은 인물 1위」로 뽑힌 것. 당시 이 이야기를 들은 홍재형 장관이 『장관도 대상에 포함했으면 내가 1등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조크를 던진 일도 한가지 에피소드다.재경부 직원들은 유국장에 대해 소탈하면서도 업무능력이 탁월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과장시절에는 사무관들을 데리고 소주집을 즐겨 찾는 것으로 유명했다. 「2차」는 없이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애로사항을 잘 들어주는 편이다. 국장이 된 이후 그 좋아하던 술자리도 피하려는 모습이지만 유국장의 소탈한 성격은 여전하다. 재경부의 요직중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잡음이 없는 것도 이같이 인화에 특별한 능력이있었기 때문이다.정통 재무관료답게 업무 능력도 뛰어나다. 종합조정능력이나조직장악력은 특히 우수하다는 평이다. 제네바 재경관 시절에는 국내 신문을 꼬박꼬박 모아서 읽는 열정을 보였다. 환란이전에 강만수 당시 재경원 차관이 업무차 방문했을 때는 환율정책에 대해 조언을 하기도 했다고.취미는 사진. 실력이 아마추어를 벗어나 거의 프로수준에 이르렀다고. 운동에도 만능 재주꾼이다. 골프가 금지된 이후 손을 놓았지만 한때는 싱글수준이었다는 전언이다. 49년8월11일생으로 동성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행시1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부인과 1남 1녀.◆ 박재선 외교통상부 구주국장올해초 외교통상부 국장급 인사에서 파란이 일어났다. 고시출신이 아닌 특채 출신이 이례적으로 국장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박재선(朴宰善)구주국장 (유럽·CIS담당).박국장의 발탁배경은 특유의 성실함이다. 특채로 75년 외교부에 들어와 프랑스에서 12년을 근무한 유럽통이라는 점도 작용했다고 한다. 박국장은 이루고 싶은 일이 두가지 있다.하나는 유럽과의 외교적 관계를 성숙시키는 일이다. 『유럽과는 애정도 증오도 별로 없는 밋밋한 관계예요. 그러나 관계의발전은 애정과 증오 둘중 하나는 있어야 발전이 있는 것 아닙니까.』 박국장은 그 지름길로 문화교류의 확대를 꼽았다. 계기가 있을 때마다 유럽을 향해 우리문화를 알릴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프랑스로부터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도 그 계기로 활용하려고 한다.두번째 과제는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4강 외교의 기반조성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박국장은 『어차피 통일이후에는국경을 맞대야 할 나라입니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못해도일이 안되게 할 능력을 갖고 있는 나라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가 우리나라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잡아매 놓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라며 대러시아 외교를 강조했다.박국장은 국내적으로는 타 부처와의 유기적 협조를 가장 큰과제로 꼽았다. 『어차피 몇년 있으면 떠날 것이란 생각 때문에 국내에 적응도 잘못하고 타 부처와의 협조에도 적극적이지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박국장은 청사에 「복도통신」이란말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의 방 앞에만 가면 온갖 정보들이 흘러다닌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그 성실함에 무엇이든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박국장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국제산업협력 심의관김국장은 부하직원들을 항상 편안하게 대한다.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면서도 직원들에게 전혀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대신 대통령의 일본과 중국방문 준비업무 등 현안이닥치면 직원사무실에서 아랫직원들과 함께 직접 보고서를 만든다. 지시사항을 휭 던져놓고 퇴근해버리는 권위주의형 상사와는 거리가 멀다.최근 대규모로 열린 무역·투자전략회의를 준비하고 통상진흥1백대 추진과제 등 굵직굵직한 보고서를 만들 때도 그는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매일밤 된장찌게를 함께 먹으며 야근을 했다.김심의관은 산자부 등 경제부처에서 통상분야의 보물로 통한다. 해박한 산업지식을 바탕으로 미국 허드슨연구소 파견근무(89년10월∼94년3월)와 개인적인 노력으로 닦은 유창한 고급영어 실력을 발휘하며 주요 통상회의가 있을 때마다 두각을보였기 때문.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의 자동차 철강 반도체통상마찰에서 국익을 대변한 것도 보이지 않는 그의 작품이다.미국상무성은 물론 미무역대표부(USTR) 주한미대사관 등 통상라인에 외국인 친구들이 많다. 논리정연하게 협상을 이끄는그의 실력이 외국인한테서도 상당한 호감을 얻어서다. 그는 직무상 1년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내면서도 전혀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해외출장 철인」이란 칭호를들을 만하다고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일벌레인그는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의 국제통상관련 연구모임에도 자주 참석해 정책 아이디어의 폭을 넓힌다. 일벌레이면서도 노력형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지난 69년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다니면서 성균관대 야간 행정학과를 다닌 주경야독파였다. 지난 75년 행정고시17회로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관료직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상공부 아중동통상과 미주통상과 등 통상라인과 공업진흥청 공보관을 거쳐 97년3월부터 산자부 국제산업협력심의관을맡았다.◆ 정지택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개혁단장정부의 새해 말머리는 공공부문개혁이다. 진 념(陳 稔)기획예산위원장은 요즘 외부에서 강연을 할 때마다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빠트리지 않는다. 정부와 공기업부문에 대해서도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에 버금가는 개혁의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강봉균(康奉均) 경제수석이 올해경제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공공부문개혁을 두번째에 올려놓았던 점에서도 정부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그 막중한 임무가 지난 1월초 정지택(鄭智澤)재정개혁단장에게 부여됐다. 정단장은 옛 경제기획원출신으로 기획 예산공정거래 국민생활등 각 분야업무를 두루 섭렵한 데다 관료주의적 사고에 젖지 않아 개혁에 힘을 더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재정개혁단장은 정부부처의 예산담당자들에게는 껄끄러운 자리. 아직도 방만한 때를 벗지 못하고 있는 정부재정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뜯어고치는 업무가 정단장에게 맡겨져 있다. 성과중심의 예산제도 도입도 그중 하나다.정단장은 충북 진천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상대를 나와 75년행정고시 17회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 5선 의원을 지냈던정운갑 전 농림부장관의 3남으로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친동생이다.정단장의 대표적인 작품은 공정거래법을 요즘과 같이 재벌에대한 핵심규율수단으로 만든 것. 86년 기업집단이라는 개념을도입,출자총액제한 상호출자금지 등을 입안했다. 담합 허위광고등에 대한 규제법에 불과했던 공정거래법의 틀을 완전히바꾸는 작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법개정으로 큰 피해를 보게될 D그룹의 회장과 밤샘논쟁을 벌이기도 했다.정단장은 평소에는 소탈하고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거침이 없는 성격으로 변한다. 94년 국민생활국 생활물가과장이던 그는 급등한 물가 때문에 코너에 몰려 있던 정재석 부총리가 호통을 치자 「그게 아니다」라며 대들어 설득시켰던 것으로 유명하다. 또 나중에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판명이 났지만 기자와 육두문자를 써가며 싸웠던 일화도 있다.◆ 김병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장김병배 국장은 공무원으로는 다소 이채로운 경력을 가졌다.한때는 공인회계사로 일을 하기도 했고 산업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행정고시를 거쳐 뒤늦게 공직에 입문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술회다.이같은 실무경력이 이번에 부당내부거래조사 등을 담당하는책임자로 「발탁」되는데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기업의생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조사국장인 셈이다. 조사국장 바로 전에는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의 모태가 된 공정위의경제규제완화위원회 업무를 97년부터 맡아 비합리적인 규제를상당수 폐지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김국장의 업무스타일은 한마디로 「집과 일」밖에 모르는 성실파이다. 공직에 입문한 이래 한눈 한번 파는 일 없이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미국 UCLA에서 유학할 때도 노력해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낼 정도로 자기 개발에 충실한 편이다.하지만 조사국장을 맡으면서 요즘은 자주 저녁 약속도 하면서주위 관계자들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공평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기업들 입장에선 호랑이처럼 보이겠지만 실제 성품은 솔직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는 평가를 받고있다.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술은 적당히 분위기를 돋우는데까지만마시고 담배는 안 한다. 평소에 과천 청사내에 있는 체력단련장을 자주 찾아 몸관리를 하고 휴일에는 테니스를 즐긴다. 한때는 바둑도 아마 2급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시간내기가 힘들어 손을 놓았다고. 산업자원부의 주미상무관인 정준석 국장과우리회계법인의 권승희 회계사,법무부 검찰1과장인 이훈규검사와는 대학때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다.52년 2월10일 생으로 배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행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 협력정책과장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과장 총괄정책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가족관계는 부인과 두 딸.◆ 형태근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 과장정보통신부 내에서 형태근(邢泰根·42) 부이사관은 「일을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통한다. 시내·시외전화등 유·무선통신 경쟁체제 도입에서부터 과외공부를 안방으로 끌어들여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정보화 선도사업까지 민감한 현안들이 그의 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형과장의 올해 화두는 통신망 확대와 고속화다. 『앞으로 빛의 속도로 통신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남궁석 장관의 공약을뒷받침하는 작업이다. 이를 두고 정통부 내에서는 그를 「광속(光速)에 도전하는 사나이」로 부른다.경남 거창출신인 형과장은 성균관대(경제학과) 재학중이던지난 78년 행시에 합격해 80년 정통부의 전신인 체신부 사무관으로 공무원의 길에 들어섰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MBA를받은 학구파인 그는 부내에서 몇안되는 영어통(通)으로94~96년에는 국제통신위성기구(인텔샛)에 파견돼 근무하기도 했다.키작은 사람들이 유난히 많은 정통부 내에서는 보기 드물게1백80㎝의 건장한 체구면서도 좀처럼 화내는 일이 없는 그지만 일에 관한한 원칙주의자다. 사무관이던 지난 90년에는 옛재무부와 맞붙어 소신을 관철시킨 일화도 있다.지난 90년 농협과 금융기관들은 체신부가 예금과 보험등 금융업무를 다루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우체국 수신고가 엄청나게 늘고 있던 때였다. 중재에 나선 재무부도 금융기관을 거들었다. 형사무관은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금융기관의 이해관계 때문에 그만 두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맞섰다. 논리에서 둘째가라면 섭섭해하는 재무부였지만 두 손을 들고 말았다.형과장은 남궁석장관의 「싱크뱅크」인 부내 주니어 보드 멤버다. 남궁장관이 역점을 두고 추진중이던 정보화사업의 기본구상이 그를 비롯한 12명의 고참 과장들로 구성된 이곳에서만들어졌다. 그는 지금 통신망 고속화와 함께 오는 2002년까지 1백만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내용의 「정보화 비전 2002」의 실천계획을 짜고 있다. 부인과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외식할 기회가 없어 섭섭해하기도 한다는 후문.◆ 정병석 노동부 고용총괄심의관정병석(47)국장은 「본의 아니게」 새 정부들어 가장 주목받는 국장이 됐다. 현정권 최대 화두로 부상한 실업문제의 주무 국장이기 때문이다.정국장은 지난해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종합실업대책」을 작성했다. 대량실업이 없었던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도 경험도 없었다. 휘하 과장,사무관,직원들과 함께 밤새워 대책보고서를 작성하고 잠깐 눈을 붙인 뒤 출근하는 것이일상생활이 되다시피했다. 그 노력덕분인지 2백만,2백5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연초의 전망을 뒤엎고 실업자수는 연평균1백40만명선에서 그쳤다. 이로 인한 결정적 사회위기도 없었다. 정국장으로서는 「선방」한 셈이다.그러나 정국장은 안심할 수가 없다. 올해가 더 걱정이다. 지난해 발생한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신규 실업자들은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올 실업률은 자체분석으로도 7.7%,실업자는 1백6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더구나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실업자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사회적 위기도 그만큼 증폭될 우려마저 있다.올해 책정된 실업예산은 7조6천9백억원. 이 돈을 무기로 사상초유의 대량실업사태와 버거운 싸움을 벌여야한다. 내년부터는 실업자가 줄어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올해가 실업사태의 최대 고비인 셈이다.이런 고생은 어떻게 보면 사서 하는 고생이다. 정국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17회에서 수석을 차지,가고싶은 부서에 마음대로 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우수자들 대부분이 재무부 경제기획원으로 가던 분위기에서한직으로 여겨지던 노동부를 택했다.『대학다닐 때의 최대관심사는 식량,외채 그리고 노동문제였습니다. 김근태(현 국민회의부총재),김문수선배(현 한나라당의원)등 상대 선배들과 열띤 토론도 많이 벌였습니다.그러던 중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도 노동운동과 마찬가지로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시공부를했고 합격후 노동부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런 것이었습니다.』정국장의 최대 소망은 실업자가 현격히 줄어 17부 2처6청 국장들 가운데 실업대책 국장이 가장 「별볼 일 없는」 자리가되는 일이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주택도시국장추국장은 건교부내에서 가장 바쁜 국장으로 통한다. 주관 업무가 국민생활과 직결된 부동산 분야인 탓에 챙겨야할 일이다른 어느 국장보다도 많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친 지난해 이후부터는 더욱 그렇다. 정부가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부동산 경기 부양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은 탓에 실무 책임자인 추국장은 과감한 정책을 하루가 멀다하고 내놓고 있다. 분양가 자율화,신규분양주택에 대한 미등기전매 허용,중도금 대출,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재조정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대표적인 사례다.특히 30여년간 난공불락이었던 그린벨트에 처음으로 손을 댄것은 추국장이 부동산 경기 회복에 얼마만큼 역점을 기울였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린벨트는 지난 71년 도입이후 역대 어느 정권도 건드리지못했던 「뜨거운 감자」였지만 추국장은 경기회복을 위해선대폭 해제가 불가피하다는 소신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환경단체들의 반발로 조정기준 마련작업이 늦어지고 있지만추국장이 있는한 연말까지는 조정작업이 끝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추국장이 이처럼 소신있는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건설행정 전반에 걸친 다양한 실무경험 덕분이다. 경북 선산 출신으로 오상고와 경북대 사범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한 추국장은 경남 함양종합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지난 73년 행정고시(14회)에 합격,공직사회에 발을 들여 놓았다.군복무를 하지 않은 탓에 첫 임용은 78년에 이뤄졌으며 울산공업지구 건설사무소 관리과장이 첫 보직. 이 곳에서 추국장은 산업단지 건설에 관한 실무를 익혔다. 이후 지난 80년 건설부 해외국 해외3과 사무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신도시 기획과장,사우디아라비아 건설관,주택정책과장,건설경제심의관,수송심의관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7월 주택도시국장에 부임했다.특히 지난 90년에는 영국 버밍엄대학으로 유학,주택정책분야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실무경험과 함께 학문적 기초도 닦은 셈이다. 최종찬 건교부차관이 이번 1급 인사에서 추국장이물망에 올랐지만 주택도시 분야에 추국장만한 사람이 없어 승진을 보류시켰다고 밝힌점만 보더라도 추국장이 건교부내에서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이성남 금감원 검사 총괄실장은행 증권 보험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이 통합해 출범한 금융감독원은 외부전문가를 과감히 채용해 환골탈태를 시도하고있다. 이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 바로 검사총괄실장을맡아 「금융계의 여성포도대장」으로 등장한 이성남(52)국장이다.이실장을 만나본 금감원 사람들은 한결같이 「꼼꼼하면서도합리적」이라는 평을 내린다. 그녀는 『그렇게 하고 싶어 그런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 한다고 수십년간 교육을 받았을 뿐』이라고 말한다.이실장은 시티은행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다. 시티은행 국내지점장들은 거의 이 실장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실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종의 「동의」다. 감독과 검사라고해서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과 논쟁을 통해스스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이실장의 질문은 날카롭다. 늘 정곡을 찌른다.그녀는 금감원에 들어오기전 이헌재 금감위원장으로부터 면접시험을 치렀다. 그녀는 『금감원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묻는 이위원장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일하겠지만 내게 맞는 일이 아니면 맡지 않겠다』며 능력과 적성에 맞는 자리를 당당히 요구했다는 후문이다.이실장은 『씨티은행 등 선진금융사들은 임직원들이 자리에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의 직무를 충실히 해내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며 『씨티은행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그렇게 싸우다보면 서로가상대방의 생각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위험이 적은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금감원 안팎에선 이 실장이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제기된다. 다른 공적 기관처럼 금감원은 전문검사역(대리급)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남성적 기관」이었기 때문이다. 경기여고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이실장은 「너무 잘 큰」두 아들을 자랑하기도 했다.◆ 강충식 서울지검 외사 부장「공안(公安)과 특수(特搜·특별수사)」로 대표되는 검찰상을 서울지검 외사부(外事部)가 바꿔가고 있다.외사부는 IMF관리체제 이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외화밀반출사건과 무역관련 범죄행위 등을 도맡아 처리하며 서울지검「제4의 특수부」로 자리잡고 있다.모두 6명으로 이뤄진 외사팀을 이끌고 있는 좌장은 강충식(姜忠植)부장검사. 광주제일고 출신의 강부장은 외사부를 위해 준비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87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법학석사(LLM)를 획득했다. 이때 섬유무역에 대한 국제협약의 변천이란 리포트를 제출,주목받았다. 이 리포트는 나중에 법무부가 편찬한 「우루과이 라운드(UR)협정의 법적고찰」에 실렸다. 그는 이후 국제법무심의관 때 국제법률용어사전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으로 지난3월 검찰인사에서외사부장에 임명됐다.외사부는 특히 주한미군과 관련된 범죄를 다루기 때문에 영어는 필수. 외사부 소속의 정병두 검사(버클리대)와 강경필검사(조지타운대)가 미국에서 1년간 연수를 받는 등 검사모두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강부장이 이끄는 외사부가 처리한 대표적인 케이스는 정보근한보그룹 부회장의 외화은닉사건. 지난7월 정부회장이 러시아에 있는 동아시아 가스의 주식매각 대금 3천2백여만달러를 돈세탁을 거쳐 외자(外資)로 위장,들여오려한다는 정보를 입수,철저한 수사를 통해 전모를 밝혀냈다. 한보그룹의 해체과정에서 동아시아가스의 기존지분이 국세청에 모두 압류되자외국기업이 동아시아가스에 투자하는 것처럼 위장,경영권을재확보하려한 음모를 파헤쳤던 것.지난 7일에는 피해액이 1억8천만달러에 달하는 아시아자동차사기사건의 전모를 추적,주범을 구속하는 전과를 올렸다. 외상거래확대와 합작투자 제의,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무역대금의 공중분해등 복잡한 범행과정을 낱낱이 밝혀낸 것. 현재이 사건은 아시아자동차 내부 공모자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고있다. 이 수사는 브라질 자동차공장 건설을 둘러싼 한국과 브라질 정부간의 외교분쟁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외사부의 활약덕분에 남의 나라일처럼 들렸던 스위스 은행 비자금계좌나 페이퍼컴퍼니 등도 이제는 익숙한 단어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 이러한 혁혁한 전과에 힙입어 금융기관의 국제부와 환치기 브로커들 사이에 외사부는 공포의 대상으로 통한다. IMF이후 급증하고 있는 달러밀반출과 해외에서의 기업부조리를 밝혀내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강부장은 『IMF체제이후 달러의 해외밀반출 사건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외환사범에 대한 단속에 수사력을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