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투입 선진시스템 구축 ... 채권ㆍ상업어음 등도 직거래

금융계에 인터넷 바람이 불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새해초 화두로급부상하면서 인터넷을 적극 도입하는 금융기관들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내용도 기존의 일방적인 정보제공의 수준에서 벗어나 금융상품의 매매 등 실질적인 거래시스템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금융관련 특이한 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금융분야중 전자상거래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은 역시 증권업계다. 98년말 증시 활황을 타고 수익이 급증한 증권사들은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앞으로증권사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인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 감축을 대비하기 위해선 완벽한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해 가고 있다.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이 인터넷주식거래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이미 인터넷주식거래 시스템을 구축한 증권사들도 다른 증권사보다좀더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수시로 개선 보완해나가고 있다.이들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전자상거래의 구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세종증권이 국내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수수료를 50%로 인하한데 이어 신흥증권 동부증권 등도 수수료를 인하했다. 실제로 세종증권의경우 수수료인하에 힘입어 매매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은행업계도 본격적인 전자상거래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거의 모든 은행들이 인터넷뱅킹 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하고 시행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인터넷뱅킹은 개인이나 기업들이 은행에 가지 않고서도 컴퓨터를접속해 계좌이체나 해외송금, 데이터조회는 물론 예금 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시스템으로 별도의 점포가 필요없다. 홈뱅킹 등 이미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는 은행업계로서는 인터넷거래에 보안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곧바로 인터넷거래 시스템의 운영에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넷뱅킹 시스템의 개발 및 운영을 맡고있는 한국통신과 신한 국민 한미은행 등 13개 시중은행들은 우선3월부터 금융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동시범 서비스에 착수할 계획이다.보험업계도 전자상거래가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전화를 통한 텔레마케팅으로 시작한 보험업계의 전자상거래는 보험산업과 보험상품에 대한 일방적인 정보제공에서 벗어나 영업활동과 거래에 적극 활용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간단한 보험상품의 가입과 대금의거래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험설계 등 개인보험설계사가 대응할 수 없었던 영업활동지원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고있다.● 증권 사례 / 교보증권지난 2월1일부터 인터넷 증권투자 서비스에 들어간 교보증권의 교보트레이드(www.kyobotrade.co.kr).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주가의 시세, 차트, 주문, 리서치자료를 볼 수있다. 거래 대상은 장내주식과 코스닥 주식은 물론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도 가능하다. 특이한 점은 교보투자상담 시스템(KICS)과 바스켓(Basket)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고객은 인터넷홈트레이딩시스템 개시와 함께 실시되는 KICS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투자 성향(보수형 보수중립형 중립형 중립공격형 공격형 등)을 파악할 수 있다.우선 과거투자 경험과 투자지식 등 8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토대로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채권 주식 현금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비율을 결정해준다. 이어 주식형 자산에 할당된 금액으로 어떤 종목을 살 것인지 찾아준다. 검색 과정은 검색 대상, 기본적 검색, 기술적 검색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이때 고객이 자본금 업종 주가수익비율(PER) 이동평균 등의 조건을 주면 그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을 검색해주는 방식이다. 바스켓매매 서비스는 관심종목, 매수.매도 종목을 구성하여 시세조회와 주문 등을 쉽게 하도록 도와주는시스템. 최대 7개의 바스켓을 구성하여 한번 클릭으로 1개의 바스켓(10개 종목까지)을 한꺼번에 매매할 수 있다. 고객들은 주식을매매할 때마다 종목코드 주문가격 등을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준다.이 시스템은 미국의 인터넷시스템회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교보정보통신이 컨소시엄으로 개발한 것으로 미국의 메릴린치 찰스슈왑 피델리티 등 세계적인 증권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투자상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개발에 든 비용은 10억원. 9개월이 걸렸다.● 보험 사례 / 삼성생명인터넷을 통해 보험을 드는 것은 물론 보험금을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 삼성생명의 인터넷홈페이지( www.samsunglife.com)가 바로 이러한 시스템이다. 삼성생명은 본격적인전자상거래를 대비해 98년말 기존의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사이버몰(Cyber mall) 형태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했다.인터넷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는 계약 사항의 조회, 약관대출의 지급(하루 5백만원, 월 1천만원 한도), 배당금, 분할 보험금의 조회 및 지급 등.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실제로 거래할 수있는 사이트로서는 처음이다.이 금융서비스는 고객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상품 안내와함께 가상 설계를 받도록 한 뒤 가입을 요청할 경우 설계사가 직접방문해 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객이 인터넷홈페이지를 방문해 자신의 연령 및 원하는 납입기간 등의 데이터를입력하면 보험료와 보장 내용 등에 대해 가상 설계해준다.실제로 보험 가입을 원할 경우 가입버튼을 클릭해 계약신청하면 회사가 청약서를 송부해준다. 아직까지 컴퓨터상에서의 서명이 자필서명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청약서를 별도로 송부하는 형식을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99년에 전자거래기본법 및 전자서명법 등전자상거래관련 법령이 시행되는대로 청약서도 컴퓨터에서 작성토록 할 계획이다.이 서비스는 고객이 자신의 통장에 계좌를 이체하는 방식인데 모든은행과 펌뱅킹할 수 있다. 특히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각종 상품정보에 대해 더욱 알고자할 경우에는 다이렉트 폰(direct phone)을이용해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보험관련 논문 등금융리포트와 입사안내, 상품의 가상설계, 연령대별 적합한 보험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파이낸스 사례 / 우신파이낸스「사이버어음시장」.우신파이낸스가 지난 1월21일 개설한 특이한 금융거래시장이다. 이회사가 개설한 홈페이지의 인터넷주소는 www. cyberbill.co.kr. 이사이트를 통해 이제 파이낸스사나 사채회사를 직접 찾지 않고도 인터넷상을 통해 쉽게 상업어음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이 인터넷 사이트에선 상업어음,기업어음(CP), 채권 등의 각종유가증권 정보를 제공하고 매매까지 연결해준다. 어음에 대한 시세정보와 할인율에 대한 동향은 물론 사려고 하는 어음과 팔려고 내놓은 어음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어음 매매시 가장중요한 어음발행업체에 관한 신용등급을 제공, 할인적격여부에 관한 정보도 알려준다.이외에도 일반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어음에 대한 투자방법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제공해 주고 있다.현재 1천4백개 기업이 발행한 어음에 대해 금융기관이나 사채시장에서 적용하는 할인금리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기업이나 개인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어음에 대한 할인금리가시장에서 얼마에 적용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또 인터넷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어음의 매도나 매수를 신청할 수도 있다. 보유중인 어음을 팔고자 할 때에는 보유 어음의 발행회사금액 만기일 등의 정보와 적용받고자 하는 희망 할인금리를 기록해서 매도 목록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사고자 할 때에도 사고자 하는어음의 발행회사와 만기일 할인금리 조건 등을 등록하면 이에 적합한 매물어음 목록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다. 시장 할인 금리를 알아본 뒤 바로 매도 혹은 매수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사이버 어음시장의 등장은 여러 단계에 걸친 어음의 중간유통단계를 없앰으로써 높아진 할인금리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기업이나 개인들은 갖고 있는 어음을 현금화하기 위해서 직접 은행이나 파이낸스사를 찾아가 할인금리를 알아본 뒤 팔아야 했다.이때 금융기관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할인금리에 따라 어음을 팔거나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신파이낸스의 한상준사장은 『사이버어음시장 운영으로 중소기업들은 자금조달과 금융비용 면에서 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