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ㆍ'구체적 목표와 이정표 설정이 필수적이다' 등

M&A는 복잡하고도 어려운 작업이다. 합병 양측은 인수 또는 합병에 동의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하며 계약서에 사인한 이후에도 서로 다른 두 회사가 통합되는 수월치 않은 과정을뚫고 나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은상상하기 어렵다. M&A를 고려한 바로 그 순간부터 M&A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인수 합병에 접근하는 방법은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따라크게 달라진다. 예를들어 서울에 폭넓은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는두 은행이 합병하는 경우 가장 중점을 둬야할 부분은 구조조정과비용 절감이 될 것이다. 두 은행의 중앙 통제 기능은 하나로 합쳐지고 지점망도 통폐합될 것이다.때문에 어떤 식으로 통합했을 때 기존 지점망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통합에 접근해야 한다. 즉 통합 작업의 핵심 사안은 각각의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점들의 경제적 효과 분석 및 비용 절감 목표설정이 되는 것이다. 반면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는 시중은행이지방은행을 인수하는 경우 시중은행은 통합 후에도 지방은행의지점망을 계속 유지, 지방으로 세력을 확장하려 할 것이다. 이때는 인수의 초점이 업무의 효과적인 분산과 새로 인수한 은행 지점에 대한 새로운 수익 목표 설정이 될 것이다.이처럼 인수 합병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는 서로 다르고 가치가 어디에서 창출되느냐에 따라 M& A에 접근하는 방식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떤 가치가 창출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성공적인 M&A를 위한 필수적인요소이다.인수 합병을 위한 하나의 정형화된 방법은 없다. 각 상황에 맞게가장 적절한 통합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예를들어 순수한 P&A(Purchase & Assumption; 자산 부채 이전 방식)의 경우인수 기업은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에는 주목하지 않고 정보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 활용만을 고려하게 된다. 반면 동등한 두기업간의 합병에서는 조직과 정보 시스템, 직장 문화 등 다양한측면에서 통합을 고려해야 하고 이때는 두 기업의 장점을 최대한살릴 수 있는 통합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일단 각자의 케이스에 맞는 통합 방법을 선정했으면 일반적으로통합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 신속한 인수 합병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영진에게 자신감을 부여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빠른시일내에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짧은 시일내에 처리된통합 과정은 상대적으로 객관성과 정확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사례를 살펴볼 때 신속한 통합이더 좋은 결과를 낳았다.인수 합병 후 통합 과정은 일상 경영 활동과 완전히 다른 성질의것이다. 「일순간에 모든 것이 바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M&A는 순식간에 엄청난 변화를 수반한다. 따라서 인수 합병은 그자체로 고유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도전」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별도의 M&A 이후 통합 프로젝트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인수 합병으로 야기된 여러 가지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있게 된다. 중앙에는 전체 M&A 과정을 주도하는 통합위원회를,하부에는 각각의 집행팀을 설치, 하부 집행팀이 세부적인 사안을처리하면서 중앙 통제부에 보고하는 식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좋다. 집행팀은 또 일주일에 최소한 한번이상 통합위원회와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를 가지도록 한다.인수 합병 후 통합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수많은 과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구체적 목표와 이정표 설정이필수적이다. 경영진은 인수 합병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하고 비용 절감과수익 증대를 위한 분명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합병을 하는 바로 첫날부터 목표를 세우고 전담팀에 목표 달성을위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개발하도록 전권을 위임한다. 뚜렷한 목표없이 하부 조직에서 일을 하다가 우연히 달성되는 비용 절감이나 수익 증대는 분명한 목표를 세워 획득되는이득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합병 후 통합과정을 겪는 조직원들의 사기는 일관된 합병곡선을그리게 된다.<표 designtimesp=18167> 조직의 사기는 고객 서비스와 경영 안정화, 변화에 대한 적응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합병 곡선은 합병 초반의 불안정기와 이후 낙관적인 분위기로의 전환기, 통합의기본적인 틀이 확정되는 시기에 나타나는 변화에 대한 지원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단 구체적인 통합 조정안이 확실시되면 합병 초반에 보였던 침체 현상이 다시 한번 발생하는데 이때 일관성있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불확실성과 모호성을 해소하고 조직내긴장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 조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일반적으로 인수 합병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의 영업 활동이나 고객 서비스의 수준은 떨어지게 된다. 임직원들이 새로운 사업 환경에서의 업무 절차에 익숙하지 못하고 경영의 관심이 사업 결과보다는 인수 합병 관리로 바뀌기 때문이다.인수 합병 기간중에 15∼20% 정도의 고객 감소는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성공적으로 합병한 기업들은 고객 감소를막고 사업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인수 합병을 주도하는 통합 위원회는 통합 과정 뿐만이 아니라 일선 사업 성과 관리에도 충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터뷰 / 모리 쿱 BCG 호주지사 수석 부사장『지난해 한국의 금융산업에서는 수많은 M&A가 일어났습니다. 이런 인수 합병 과정에서 몇몇 은행들은 많은 고객을 잃은 것으로알고 있습니다. 통합 과정상에서 발생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으로 대고객 서비스 품질이 저하됐기 때문이죠. 이 사례에서도 알수 있듯 합병을 성사시키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합병 성사 이후의 통합 작업입니다.』모리 쿱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호주지사의 수석 부사장은 『합병 후 세부적인 작업을 통합시키면서 기존의 고객과 영업망, 공급업체 등에서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일상적인 사업에 집중할 수있게 지원해주는 것이 합병 후 통합 관리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그는 특히 통합 과정 중에 고객과 유통업체, 공급업체 등을 어떻게 관리, 유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리 쿱 부사장은 또 『어느 나라에서나 성공적인 합병을 위한 기본 원칙들은같다』며 『모든 결정은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투명한 과정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경영권이 합병에 있어서 최대의 이슈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누가 실무자로 나서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한사안입니다. 때문에 경영권 확립과 실무자 선정 과정에서 고객뿐만 아니라 사내의 좋은 인재들도 상당수 잃어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흑백논리를 배제하고 객관적인 과정을통해 공정한 인사 조치를 단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그는 또 합병이란 두 조직간의 통합과 구조조정이 함께 일어나는과정을 의미한다며 M&A를 경쟁력있는 새로운 조직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혁신적인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