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연말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국내에서도 전자상거래에 대한 열기가 대단합니다.전자상거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던 것인데 이제 와서 관심을끄는 것은 인터넷 때문입니다.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전자상거래도 폭발하는 것입니다. 인터넷가입자는 1년에 2배씩 성장합니다.인터넷을 통해 오가는 정보의 양은 매년 10배씩 증가합니다. 1백일마다 2배씩 증가하는 셈입니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반도체가 2배 성장하는데 1년반이 걸립니다. 반도체의 발전 속도도 전무한 것이었습니다. 이 정도 속도만 해도 10년이면 1천배 성장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통신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합니다. 2003년이면모든 통신망의 90%가 인터넷 기반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습니다.음성을 주고 받는 전화비중이 줄어서가 아닙니다. 인터넷의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인터넷 접속업체인 UU넷에서는 인터넷 비중이 99%까지 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입니다.이제 인터넷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인터넷이 이토록 빠른 속도로 발전할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기술발달 영향이 큽니다. 특히 통신기술의 발달 비중이 상당합니다. 이전에는 광섬유를 통해 전송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1초에2.5기가(25조)비트였습니다. 이 정도도 상당한 양입니다. 그런데요즘에는 똑같은 광섬유에 25기가(2백50조)비트를 전송합니다.광파장 하나에 정보를 실어 보내는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입니다.현재는 광파장 하나에 10개까지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술도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는 50개까지 보낼 수있는데 이렇게 되면 1초에 1테라(1조)비트를 전송할 수 있게 됩니다.급격한 증가는 통신 속도 뿐이 아닙니다. 통신망위를 오가는 정보의 양도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그만큼 통신비용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전자상거래의 폭발력은 단지 기술발전 한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대단하기때문이 아니겠습니까.맞습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이룰 수 있는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우선 전자상거래의 장점으로 비용 절감을 들 수 있습니다. 재고 부담 없지요, 중간 유통 과정이 크게 줄지요. 그러니 누군들전자상거래를 꺼리겠습니까. 하지만 우리가 전자상거래에 관심을기울이는 까닭은 효율성 제고 이상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게 개인화와 상호 작용성입니다. 리바이스청바지를 예로 들어봅시다. 과거에는 허리치수별로 바지를 대량으로 만들어냈습니다.소비자들은 허리가 맞는 바지를 골라 길이를 조정해 입었습니다.하지만 현재는 소비자가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합니다. 인터넷을통해 허리사이즈를 입력하고 색과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게 된것입니다.▶ 과거에는 대량생산으로 생산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누렸습니다. 주문형 생산의 경우 이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지 않겠습니까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주문생산이라고 대량 생산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주문형 상품은 소량 생산에그쳤지만 지금은 주문형 다품종이라도 대량 생산할수 있습니다.소품종 대량생산과 다품종 대량 생산의 차이는 생산 과정에 있습니다. 소품종 대량 생산일 때는 한 생산 라인에 단 하나의 작업지시만 내려졌을 뿐입니다. 반면 다품종 대량 생산에서는 옷 하나 하나에 대한 작업 지시가 모두 다릅니다. 생산자는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난 작업지시대로 만들면 됩니다. 과거에는 컴퓨터없이 똑같은 작업을 반복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매번 다른 옷을만들게 되는 겁니다.▶ 정보산업에 있어서 한국의 상황은 어떻다고 보십니까.과거에는 돈이 문제였습니다. 못하는게 있으면 항상 돈이 없었기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돈이 없어 못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몰라서 못할 뿐입니다. 기술도 있고 돈도 있지만 몰라서 못하는 것입니다. 후진국의 특성은 미래를 모르는 것입니다.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정보통신 분야와 같은 미래산업에시장경제를 그대로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신발 안경 등과같은 재래산업에는 당연히 시장경제를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나미래산업에 시장경제를 그대로 적용하다가는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일반대중은 모릅니다. 정부 책임이 큽니다. 일반대중을 정부가 이끌어 가야 합니다. 언론도 문제입니다. 미래산업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다뤄야 합니다.하지만 결국은 개인의 문제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따라가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발전을 이룰 수 없습니다. 문제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40대 이후 세대입니다.퇴직이나 구조조정 후의 기회를 전자상거래에서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를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직접 전자상점을 차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발회사 20여곳과계약을 하고 이곳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상점을 개설하고 전시한 다음 여기서 주문을 받습니다.주문내용을 생산자에게 보내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발송하도록 합니다. 이익은 생산자와 분배합니다.직접 전자상점을 만들기 힘들면 대규모 메타랜드와 같은 쇼핑기반 사이트에 입주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상점 구축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상점을 운영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곳에서 김치나 된장 무공해 배추 등을 팔면 되겠지요.전자상거래 운영기술을 익히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몰마스터란게 있습니다. 사이버상점을 꾸미고 상품을 사이트에 전시하는 등의 일을 하는 관리인입니다. 몰마스터가 되려면 인터넷기술을 익혀야 하는데 3~6개월이면 충분합니다. 몰마스터가 되기 위한 기술을 익힌 다음 중소기업에 찾아가는 겁니다. 그곳에서 인터넷을통해 상품을 팔도록 권유합니다. 투자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5백만원에서 2천만원 사이면 충분합니다. 외국에 갈 필요도 없습니다.중소기업에 필요한 몰마스터가 되려면 6개월 교육으로 충분합니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겠습니까.몇가지만 실천하면 간단하게 선진국대열에 끼일 수 있습니다. 우선 모든 국민이 컴퓨터를 잘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대학 입시과목에 컴퓨터를 포함시키면 쉽고 분명하게 해결됩니다. 5년만대학입시를 통해 컴퓨터 실력을 측정하면 한국인이 가장 컴퓨터를 잘 사용하는 국민이 될 것입니다. 다음은 고속 인터넷입니다.한국은 이런 점에서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케이블망을설치할 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5백만명이 케이블을 통한 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5백만이 추가로 케이블 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있어야 하는데 현재 IMF로 이 사업이 중단돼 있습니다. 역사가준 선물을 놓치는 것입니다. 정부가 5조원을 풀어 인터넷을 전국민이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도로를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인터뷰 후기「정보산업의 전도사」. 그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정보산업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인텔이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만들었던 지난72년, 『내게 연구원 1백명만 주면 한국을 마이크로컴퓨터 선진국으로 만들겠다』고 정부에 당당히 요구했던 사람. 그는 이날도 그 당시 정부가 자신의 말에귀를 기울였으면 오늘날 한국은이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내말대로 하면 우리는 곧 선진국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