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푸드콤, 고급음식·요리소개 특화....매년 6배 성장

인터넷을 통한 식료품 판매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단 말이다. 그러나 통념은 통념일뿐 진리는 아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자리잡은 그레이트푸트콤은 인터넷을 통한 식품판매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97년에는 매출액이 12만5천달러에서 76만3천달러로 6배나 증가했고 주문량도 31만3천건에서 1백19만5천건으로 증가했다. 웹사이트 방문객도 한달에 25만명이다. 올해 성장계획도 공격적으로 잡고 있다.현재 직원수는 10여명에 불과하지만 올해안으로 20여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올해 성장목표도 6백~1천%로 높게 잡았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투자자금 1천만달러를 유치할 계획이다.◆ 전문요리사가 추천요리 소개그레이트푸드콤의 판매포인트는 두가지다. 고급식품을 요리방법과 함께 판매하는 것이다. 그레이트푸드콤이 취급하는 식품은 초콜렛이나 과일바구니와 같은 선물용품부터 훈제햄이나 스테이크 빵 곡류 치즈까지 거의 대부분의 식표품을 취급한다. 질이나 맛에서 일반 식료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고급식품(Specialty Food)들로 특화한 점이 특징이다. 그레이트푸드콤이 상품을 선정할 때 삼는 기준은 맛, 신선함, 사람의 손으로 직접 제조, 첨가물의 질과 가격, 포장, 독특함 등이다.또한 요리전문가들이 나와 각 추천요리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10여명의 전문요리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요리사들은 웹상점에 올릴 음식을 시식하고 추천요리를 만든다. 물론 그 요리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모두 그레이트푸드콤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그레이트푸드콤에서 전문가들의 추천요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레이트푸드콤 사이트에 접속해 둘러보다가도 특별한 음식을 찾으면 주문을 내는데 가장 인기있는 곳이 「이달의 요리」다.그레이트푸드콤의 출발은 의외로 단순했다. 창업자인 벤 누스회장은 19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인터넷과 관련된 시스템을 개발하다 온라인 상점 개설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부인 돈나 누스 부사장은 20여년간 식품산업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네슬레 캠벨수프 등 식품제조회사를 비롯 필스베리 등과 같은 음식전문잡지에서도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누스 부부는 둘의 경력을 통합, 온라인 식품판매점을 개설했다. 남편은 시스템개발, 부인은 상품조달 및 내용편집 등으로 업무를 나눴다. 95년11월 온라인상점에 대한 개념을 잡고 96년 3월 자택 지하실에서 개점했다.그레이트푸드가 처음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설립 첫해는 생각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벤 누스회장은 첫해를 넘기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단지 좋은 품질의 상품만 준비하면 되겠거니 한게 오판이었다.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선 품질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좋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판촉활동이 빠졌던 것이다. 또한 판촉활동을 위한 자금력도 필수적이다. 벤 누스회장은 판촉활동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력을 성공의 핵심요인으로 꼽을 정도다.그레이트푸드콤은 여기저기에 광고를 시작했다. 다른 웹사이트에 배너광고와 링크를 연결했다. 검색엔진에 등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쇄매체에 광고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직접우편도 챙겼다.누스 회장은 『광고효과는 타깃이 분명할수록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검색엔진에서 키워드를 검색할 때 뜨게 하는 배너광고의 효과가 크다고 한다.누스 회장은 초기의 부진한 실적이 오히려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푸드콤은 96년12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를 맞는다. 연말수요가 폭주한 것이다. 몰려오는 주문은 반가웠지만 주문에 제대로 응하지 못할 경우 도약의 기회를 영원히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푸드콤은 12월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문제발생률을 2%대로 유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이후 그레이트푸드콤은 빠르게 성장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매출과 이익이 생길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것이다. 사무실도 지하실에서 시내 업무용 사무실로 옮겼다. 98년에는 식품산업 전문경영인 빌 커프사장을 영입했다. 빌 커프는 컬럼비아대학에서 마케팅으로 MBA과정을 마친뒤 네슬레 다이아몬드월넛 제너럴푸드 등에서 식품산업 관련 경력을 쌓은 식품마케팅 전문가다.누스회장 부부는 웹에 올릴 상품을 개인적으로 하나하나 직접 맛을 보고 확인한다. 생산공장은 직접 방문한다. 음식박람회같은 별도의 판촉행사도 벌이고 있다. 이 박람회에는 30여개의 식품제조업체들이 참가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로 발전했다.그레이트푸드콤의 매출은 주로 대도시지역에서 발생한다. 뉴욕이나 시카고가 대표적이다. 퇴직자들이 많이 사는 플로리다에서도 주문이 많이 온다. 시애틀 새너제이 로스앤젤레스처럼 통신이 발달한 곳도 커다란 수요처다. 주문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들어온다. 하지만 배달은 미국내에 한정된다. 주로 해외에서 미국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보내는 것들이다.미국 고급식품 시장규모는 3백89억달러로 전체 식품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급식품을 찾는 수요자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요리를 좋아하고 맛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다. 선물수요도 적지 않다.벤 누스 회장이 인터넷을 통한 상품판매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은 명쾌하다. 다른 사람이 쉽게 베낄 수 없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점에서는 온라인상점도 기존의 실물상점과 다를바 없다.◆ 완벽한 서비스위해 의사소통장치 마련다른 온라인상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그레이트푸드콤에는 음료 유제품 해산물 육류 곡물 스낵 등 식료품을 24개로 분류해 6백여 종류의 식품을 34개국에서 조달해 판매한다. 각 분류안에는 모두 특별하게 준비된 것으로 겹치는 내용이 거의 없다.상품의 질과 함께 강조하는 것이 고객서비스다. 주문접수에서 배달까지 완벽해야 한다. 특히 주문과정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받아들이기 위한 의사소통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누군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신중하게 사업계획을 세우십시오. 인터넷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적인 지위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터넷비즈니스는 이 성장단계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누스회장이 초보자들에게 주는 조언이다.그레이트푸드콤의 성공사례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 폄하할 수 있다. 식료품 시장이 3백89억달러로 매년 7%씩 성장하고 있는 미국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요리와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맛의 달인」과 같은 요리를 주제로한 장편 만화뿐 아니라 「최화정의 맛있는 이야기」나 「최고의 밥상」과 같은 요리프로그램이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