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들의 도산으로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98년 중반까지 급증세를 나타냈다. 97년말 22조 6천4백27억원(총여신대비 6.0%)이던 무수익여신은 98년상반기 29조 7백66억원(총여신대비 8.6%)으로 증가했다. 98회계연도 동안 일반은행들은 총 14조4천8백30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하지만 지난해말 일반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는 22조2천여억원으로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는 98년 9월말부터 시작된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매입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부실채권 매입의 결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Baa3로 2~3단계 상향조정했다. 또한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전망,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개선이 있다면 신용등급을 추가로 상향조정할 가능성(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선행돼야 가능)이 있음을 시사했다.이처럼 무수익여신의 감소세 반전, 국책은행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계기로 은행위기는 해소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위기의 일단락은 은행수지 측면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난 것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그러나 99년부터 지급보증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이 이뤄지고 연말에는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적용돼 부실증가로 인한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 전체 실적은 흑자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40~50조원 정도 부실자산이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시중은행인 조흥 한빛 서울 제일은행은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은행의 적자폭이 은행업종의 흑자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국제기준의 회계처리를 도입한 주택은행은 98년 반기대비 무수익여신이 2배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불구, 3천억원 가량의 대규모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한미 하나 국민 신한 외환은행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98년 4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처리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부산 대구은행의 흑자 가능성도 점쳐진다.주식시장은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장이다. 올해 3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주택은행의 경우,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던 98년말 2천9백원의 초저가에서 3월9일 현재 2만 8백원으로 단기에 7백17%라는 놀라운 주가상승을 보였다. 주택은행은 금융위기 이전인 97년의 주가에서 상당폭 상승한 상태다. 주택은행에 이어 흑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국민, 하나, 한미, 신한은행 또한 97년 수준의 주가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대규모 증자를 감안한다면, 현재 주가는 금융위기 이전의 주가수준을 회복한지 이미 오래라고 할 수 있다.이처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들의 주가 탄력성과 상장기업이 흑자전환하는 시점에서 주가 탄력성이 가장 컸던 점을 감안한다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우량은행들에 대해서는 현시점이 투자 적기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