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마케팅 펼쳐 외국기업 편견 씻고 줄곧 선두

「위스퍼」, 「팸퍼스」. 우리에게 친숙한 브랜드명이다. 그러나 이들 제품이 P&G(Procter& Gamble) 제품이란 것을 아는 소비자는 드물다. 이는 회사명보다는 브랜드명을 강조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의 결과이다. P&G는 97년12월에 쌍용제지를 인수한 이후 외국기업이란 이미지를 벗고 우리 생활 속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P&G는 1837년 월리엄 프록터와 제임스 캠블이 동업으로 설립하여 현재 전세계 70여개국에 현지법인을 둔 다국적 기업이다. 지난 89년 서통과 합작하여 국내에 진출한 후 92년 서통 출자분을 전액 인수하면서 국내 법인명을 한국피앤지(이하 P&G)로 바꾸었다. P&G는 진출 당시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생리대를 나눠주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뿌렸다. 당시 생리대는 「감추어야 할 상품」으로 인식되던 한국인에게 충격적인 상식파괴였다. 이런 마케팅의 이유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후발주자로서의 입지 확보. 이 마케팅의 성공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반감을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극복하고 진출 5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P&G의 주력상품은 생리대, 화장지, 종이기저귀 등. 이중 생리대는 94년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후 줄곧 1위(98년 12월: 38%)를 고수중이다. 화장지와 기저귀의 경우에도 쌍용제지 인수 후 선두 탈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시장에서 P&G의 경쟁상대는 합작기업인 유한킴벌리와 국내기업인 대한펄프. 「이미 토착화된 국내기업」임을 강조하는 유한킴벌리와 「순수 토종」임을 주장하는 대한펄프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P&G 관계자는 『차별화된 마케팅과 고급브랜드의 이미지로 현재의 성공을 지속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P&G의 광고들을 보면 회사명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한다. 같은 업종에서도 여러개의 자체브랜드간에 경쟁을 유도하는 점도 흥미롭다. 이처럼 P&G는 브랜드 관리 중심 회사조직으로 유명하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군을 그룹별로 나누어 관리자를 두고 다시 그 밑에 개별상품 브랜드별 관리자를 두고 있다. 상품군 관리자는 해당 상품군에 대한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 또한 자신이 맡고 있는 상품군에 속해있는 개별브랜드에 대한 주요 투자활동에 대한 우선 순위 결정, 신제품 개발 등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한다. 브랜드 관리자는 자신이 맡고 있는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해 일상적인 관리 책임과 성과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P&G의 마케팅은 적극적이고 파격적이다. 예를 들어 위스퍼의 경우 팬시업체인 아트박스 고유의 토종 캐릭터인 「파자마 시스터즈」를 제품 포장에 도입했다. 「은밀한 제품」이라는 통념을 깨고 당당하게 10대를 위한 「팬시용품」으로 선물매장에 등장한 것이다.P&G의 마케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외국 기업이라는 편견」.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브랜드별 제품의 우수성과 외국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알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반면 외국기업으로서의 장점은 세계 70여개국, 1백40개의 생산시설과 7천여명의 연구원들을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연구결과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전세계적인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