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공신력, 경영에 접목 ... 운용철학 파는 종합금융백화점 지향

「글로벌 스탠다드형 투자은행」.4월1일부터 「현대투자신탁증권」으로 이름을 바꾸는 국민투자신탁증권의 중장기 비전이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재산증식을 도와주는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힌다. 이를 위한 첫출발이 상호변경이다. 여기에는 준공기업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현대그룹의 역동성과 공신력을 바탕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이번 상호변경은 지난 97년 현대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금융기관의 최고 자산은 고객신뢰인데 국내 최대그룹인 현대그룹 계열사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고객의 믿음을 얻자는 주장이 일찍부터 제기됐다. 또한 투신업계 만년 3위라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현대그룹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업계 선두주자로 도약하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다.국민투자신탁증권은 상호변경과 함께 금융상품전문판매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작업을 준비중이다. 무엇보다 「저축고는 친절의 그림자」라는 이창식 사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타행송(입)금 CD기운용 등 거래편의를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VIP고객관리제도 프라이빗뱅킹(Private Banking) 무료세무서비스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객서비스 강화차원에서 임직원들의 자질향상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영업직원들이 단순히 수익증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회사차원에서 독려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부터 종합투자상담사 자격제를 도입했다. 세무 일상법률 부동산 등 직급에 상응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 승진이 가능하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이같은 정책은 고객서비스의 강화가 저축고의 증가로 연결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동시에 영업조직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3월말 현재 국민투자신탁증권은 IMF구제금융이전 평균 17명이던 직원을 9명으로 대폭 축소한 소규모 영업점을 전국에 98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영업점별 독립채산제를 도입하여 영업력의 증대를 꾀하고 있다. 또 기존 영업조직과는 별도로 새로운 판매채널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파이낸셜 플래너나 금융상품판매 에이전트의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시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밖에도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거래나 사이버 재테크 상담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국민투자신탁증권은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저축고를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올회계연도(99.4~2000.3)에 전체 저축고중 주식형수익증권의 비중을 30%까지 늘리기 위해 신상품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3월2일부터 현대증권과 공동으로 「Buy Korea」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1백조원을 목표로 불과 13일만에 1조원을 판매했다. 앞으로 은행 정기예금가입자나 주식직접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이런 연장선상에서 자회사인 현대투자신탁운용 이외에 타 자산운용기관의 금융상품 판매비중도 점차 높여 나갈 예정이다. 상품성과 시장인지도가 높은 금융상품이면 언제든지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민투자신탁이 대행 판매하는 수익증권은 걸리버(교보투신) 오딧세이(신영투신)등이다. 조만간 외국자산 운용기관의 뮤추얼펀드도 판매할 계획이다.현대그룹의 대표금융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민투자신탁증권은 지난 82년 6월 교원공제회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의 공동출자로 설립됐다. 97년 4월 현대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2월 자산운용업무를 자회사인 현대투자신탁운용으로 넘기고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로 거듭났다. 동시에 자본금도 2천1백2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1월초 임시주총을 통해 「현대투자신탁증권」으로 상호변경을 결의했다. 대주주는 현대전자(52.56%) 현대증권(15.23%)이다.★ 인터뷰 / 이창식 국민투자신탁증권 사장"메릴린치나 피델리티 목표"이창식 국민투자신탁증권 사장은 상호변경으로 『준공기업적 이미지를 불식하고 민간기업 특히 현대그룹의 도전의식 창의성 일등정신을 경영에 반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호를 변경한 배경은 무엇인가.『현대그룹 계열사라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확실히 심어주고 싶었다. 그동안 국민투자신탁증권의 정체성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데 애로가 컸다. 투신업계 만년 3위라는 고정 이미지 때문에 저축고를 늘리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현대그룹의 공신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상호변경을 결의했다.』▶ 증권사와 은행에서도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등 영업환경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처방안은 무엇인가.『영업직원들의 자질향상을 통한 고객서비스 강화와 이를 통한 저축고 증대를 주문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이 고객들의 자산운용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라고 주문한다. 이같은 능력을 갖추면 회사와 대등한 사업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동시에 수익증권 판매 에이전트와 파이낸셜 플래너의 도입 등도 적극 검토중이다.』▶ 「바이코리아」등 최근 주식형수익증권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저금리 국가신용등급회복 등 주식투자환경의 개선과 개인들이 직접 투자하기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투자환경 등으로 주식형수익증권에 대한 수요는 불가피하다. 비단 영업적인 측면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주식시장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본다. 고금리 고지가는 우리사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 지도층이 솔선해서 부동산이나 현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의 리스크를 수용하면서 자산을 운용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경쟁력있는 기업의 주주로 참여해서 성장의 결실을 공유하는 것이 국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 국민투자신탁증권의 장기비전을 들려달라『주식형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고객들에게 재테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백화점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칙에 입각한 자산운용철학을 제시하는 투자은행으로 키우고 싶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메릴린치나 피델리티 를 지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