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국인 투자 크게 증가 ... 경기 회복 가시화되면 더욱 더 늘 듯

IMF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와 기업 사이에 직간접 투자를 통해 외국인이 우리 기업에 참여하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및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 조짐에 힘입어 외국인의 간접 투자(주식,채권투자)와 직접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간접투자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액을 보면 98년1월부터 11월까지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액은 각각 39억6천만달러와 2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예년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며 96년 43억달러보다는 다소 작지만 97년에 비해서는 무려 5배 이상 증가했다.99년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면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외국인이 해외에 투자할 때는 해당국가의 노동력의 질, 임금 수준과 함께 적정한 내수시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 점에서 볼 때 `97년에 비해 임금과 원/달러 환율이 평균 10%와 40% 정도 하락하고 최근들어 국내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시장 여건을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외국인 투자는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을 향상시키고 M&A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주식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먼저 경영 투명성 향상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이 우리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계의 투명성을 강도높게 요구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국제적인 관행의 회계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따라서 영업실적과 관련해 기업이 필요에 따라 이익을 과다 또는 과소 계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작아지게 되었다. 이는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주식 시장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두번째, M&A의 활성화와 관련해 IMF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의무공개 매수제도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 적대적 M&A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외자유치를 위해 정책적으로 M&A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는데 98년5월에 50%+1주 원칙과 일정지분 이상 취득시 이사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폐지하는 등 사실상 M&A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앞으로 M&A가 활성화될 경우 경영자의 책임의식이 강조되어 기업은 영업 실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주주위주의 경영을 정착화시킬것이다. 정부는 지난 92년1월 외국인에게 국내 주식시장 개방을 개시한 이래 지속적으로 한도를 확대하여 98년5월22일에는 외국인 주식 투자한도 자체를 폐지하기까지에 이르렀다.이같은 환경 변화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기업이 갖고 있던 비효율적 관행이 줄어들고, 외국인을 비롯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세력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의사판단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외자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저금리 자금의 조성이 가능해짐에 따라 해당 기업의 수익성 호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아직 상당히 불투명하지만 만약 한국이 향후에 MSCI Global Index(모건 스탠리 세계 지수)에 편입된다면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수요는 현재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업 및 금융기관의 대규모 유상 증자 물량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고도 남을 수 있을만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외자유치, 주가흐름에 중요한 모멘텀 제공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대형 블루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추세는 IMF체제하에서 격동의 시기를 보냈던 98년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외국인의 매수 대상이 이전에 비해 다양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5조6천억원을 순매수 하였던 98년에도 1천억원 이상을 기록한 종목은 10개 내외였다.이들 종목은 삼성전자, 한국전력, 삼성전관, 삼성화재, LG전자, 국민은행,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에스원, 포항종합제철 등이다. 금액면으로 보면 대형 블루칩에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었던 것으로 나타나지만 사실상 외국인들의 종목선택기준은 그 어느 해보다 상당히 다양해지고 있다.거의 1년 이상 지속적으로 팔기만 했던 우량은행을 비롯해서 증권주, 구조조정을 여타 기업보다 빨리 실시한 기업군 그리고 실적호전 기업들로까지 매수대상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들로는 국민은행, 주택은행, 삼성증권, 쌍용정유, 한화종합화학, SK, 삼성중공업 등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중소형주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뚜렷한 내재가치를 수반하여야 한다. 영원무역이나 대덕전자가 그 대표적 예이다.98년 외국인 지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 보면 외국인 투자가 개별기업들 주가에 상당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7년말 대비 99년3월18일 현재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20% 이상 증가한 기업들의 수는 대유리젠트증권을 비롯, 18개 회사인데 이중 16개가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으며 이중 12개 회사의 주가는 1백% 이상 상승했다.상장기업의 외자유치 방법은 자산 매각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기타 CB 발행과 증자 등을 통해 자본 충실화를 이룬 기업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이같은 외자 유치 방법은 외환위기로 내수 및 수출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설비의 유휴화 정도가 높아져 적정 수요를 넘는 생산 능력의 처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기회복으로 산업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자본 충실화에 대한 정부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자산 매각과 함께 자본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해외 자본 유치는 해당 기업 주가가 시장을 넘는 초과이윤을 발생시키는 재료가 되었다. 97년말부터 98년3월19일까지 해외 자본을 유치한 24개 상장 기업의 단순평균 상승률은 100.8%로서 같은 기간 동안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인 53.9%를 훨씬 초과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특히 발표 시점 전후로 해서는 상승속도가 더욱 가팔랐다. 1백% 이상 오른 회사수는 9개였으며 그중 하이트 맥주와 한솔제지는 각각 2백11%와 5백30%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