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영상으로 20세기 영화사를 장식한 스페인 감독 루이브뉘엘의 유작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몸뿐인 여자의 처녀성을 정복하려는 돈밖에 없는 남자의 뒤틀린 성적 욕망과 강박감을 코믹터치로 그리고 있다. 새디즘과 마조히즘,테러리즘,가진자에 대한 야유와 경멸 등 세상을 바라보는 브뉘엘식 시선이 짙게 녹아있다.중년 사업가 마티유(페르난도 레이)는 하녀로 일했던 젊은 처녀 콘치타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정복하려 한다. 요조숙녀인지창녀인지 정체가 불분명한 콘치타는 마티유에게 몸과 마음을 줄듯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이면 도망친다. 벗길수 없는 팬티를 걸치고 침실에 들어가는가 하면 다른 남자와 정사를 벌이는 장면을보게 하는 등 마티유의 애간장을 태운다. 마티유는 자신이 그녀의 노리개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육체적 욕정에 더 깊이 빠져든다.두명의 여배우(캐롤 부케,안젤라 몰리나)를 콘치타역으로 번갈아 등장시킨 점이 이색적이다. 브뉘엘이 갖가지 상황과 상징속에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내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