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46년 전남 보성 출생. 68년 코리아 헤럴드 기자. 69년 서강대 영문학과 졸업. 72년 재무부장관 비서관. 74년 경제기획원 장관 비서관. 78년 경제기획원 과장. 78년 서울대 대학원 신문학과 졸업. 83년 미국 반더빌트 대학원 졸업. 88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 제3협력관. 91년 부총리 비서실장. 93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 제1협력관. 93년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장. 94년 국무총리실 심사평가심의관. 96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98년 현재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취미 : 테니스. 70년대 초반 테니스붐이 일어날 때 시작해 30년간 계속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4~5시간씩 밥값내기 테니스를 한다.가족 : 부인과 1녀 1남.10년후 모습: 60대 벤처기업가. 경륜도 벤처사업가의 중요한 자산이라는게 김병균이사장의 지론이다.대담·김영철 부장◆ 우선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기술신용보증기금은 신기술 사업자의 금융 지원을 위해, 즉 이들의 보증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그동안 일반보증과 신용보증의 차별성이 없었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젠 질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실적이 아닌 미래의 전망을 보고 신용보증을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현재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실적중 기술우대 보증이 40%, 신기술 관련 보증이 70~80% 가량 됩니다.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저희 보증으로 사업자금을 조달한 것입니다.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보증업무를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올해 신용보증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계십니까.금년에는 약 2만7천8백개 업체에 특별보증 6조원과 일반보증 4조6천억원 등 총 10조6천억원의 보증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중 신기술 사업자에 대한 기술신용보증은 9조2천7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는 전체의 87.4%에 해당하는 규모로 기술력있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보증이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제도는 좋은데 적기에 자금 지원이 이뤄지느냐가 문제인 것 같은데요.국내에는 각종 지원법 등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하드웨어적인 기반은 갖춰져 있습니다. 문제는 운용입니다. 기업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하려고 할 때 자금이 제대로 공급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자금이 필요하면 필요한 순간 즉시 공급돼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공급도 「레디메이드」식으로 이뤄져야 합니다.이를 위해 우선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의 수준을 평가해 이를 가격으로 환산합니다. 기술의 사업성과 기술 수준의 평가를 토대로 사업 타당성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준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기술 수준을 평가할 때는 기업 규모에 맞는 적정 기술인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분석틀이 갖춰져 있으면 아무리 창업 단계의 기업이라도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매출 실적이나 담보가 없어도 보증받아 대출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사업성을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기업의 채무에 대해 신용 보증을 한다는 점에선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증운용 정책, 보증제도, 심사 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신용 보증의 80% 이상을 신기술 사업자 위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술우대 보증제도, 기술력한도 가산제도, 벤처특별 보증제도, 지역특화산업 지원제도 등은 저희만 갖고 있는 고유의 제도입니다. 또한 기술평가센터를 설치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금액으로 평가해 보증서를 발급하는 기술평가 보증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기술력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기술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고 있는 기술평가센터의 기능을 확충하기 위해 전문가를 보강하고 운영지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97년에는 기술평가 업무가 2백여건에 불과했지만 98년에는 3천건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6천~7천건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평가단은 현재 70명인데 이를 1백50명으로 늘리고 지역도 현재 서울 대전 부산 경기지역에서 광주 대구 인천지역으로 넓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기술평가 기간도 20일 이내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평가 의뢰가 결산 이후인 3, 4, 5월로 집중돼 이 기간에는 2개월 가량 걸리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는 기술평가센터의 조직 및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했습니다. 기술평가센터는 97년3월 서울에 시범설치했고 지난해에는 지방 소재 기업의 기술평가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부산 경기 대전지역에 추가로 지역센터를 설치했습니다.또한 기계, 전기전자, 정보통신, 재무분석 등 24개 팀을 구성해 팀장은 공학박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팀원은 이공계 학사학위 이상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평가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38개 분야 1백53명으로 구성된 외부기술 전문가 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싹트는 단계에서의 지원도 이뤄집니까.개발중인 기술의 시장성을 평가해 가능성이 보이면 엔젤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벤처기업가와 투자자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들이 늘 만날 수 있는 곳이 최근 개설한 벤처마트입니다. 현재 월 1회 설명회를 갖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에는 고위험이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엔젤 투자도 괜찮을 텐데요.그동안 우리가 보증해준 결과를 보면 일반기업에 대한 보증실패보다 벤처기업에 대한 실패율이 특별히 높지 않습니다. 이는 기술 평가를 제대로 받은 벤처기업은 일반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 투자자들은 최소 3~5년을 보면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둘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전문직 종사자로서 노년기를 맞고 있는 분들에게 엔젤 투자는 매우 의미있는 투자가 될 것입니다.◆ 벤처 기업인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합니까.흔히 특정한 기술을 갖고 벤처기업을 하신 분들 가운데는 끝까지 자기 지분을 고수하다가 제때 자금지원을 받지 못해 쓰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자기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어느 단계에 가면 더 큰 기업에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유리시스템의 김종훈사장이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과거 지향적인 심사 방식에서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매출 등 재무제표를 통해 볼 수 있는 내용은 과거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기업을 평가할 때 이 부분의 가중치는 낮은 편입니다. 미래 지향적인 기준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로 기술력과 시장성입니다. 미래에 돈이 들어오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과거의 실적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내일 부도날 기업도 장부상으로는 괜찮은 경우도 있습니다. 2~3년내에 들어올 현금을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뷰 후기다양한 인생 경력 때문인지 김병균 이사장이 세상을 보는 시각은 매우 유연해 보였다. 엔젤투자자와 벤처 창업자들의 만남을 촉진하기 위해 기보빌딩 꼭대기에 마련된 여의도벤처플라자는 카페풍의 실내 디자인과 창밖으로 펼쳐진 한강의 모습 때문에 매우 자유로워 보였다. 모두가 김사장과 직원들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60이후에 벤처기업을 꿈꾼다」고 말하는 것은 샘솟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충만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교를 졸업하기 전인 아들에게 「대학1학년 마치면 군대를 가야 한다」는 다짐을 받아 놓고 군대에 보낸 것을 볼 때 그는 흔치 않은 원칙론자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지난 3월19일에 출범한 기보엔젤클럽이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