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외국기업ㆍ중소기업 대상 대행 ... 비용 절감 압력, 곧 확산될듯

홍보만큼 아웃소싱에 대한 국내외 기업의 시각차가 두드러진 분야도 없다. 대부분의 서구 기업들은 광고를 광고대행사에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홍보도 PR(Public Relations:홍보)대행사에 맡기는 것, 즉 아웃소싱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내에는 회사의 홍보 정책을 결정하는 소수의 홍보 인력만을 두고 실질적인 업무 진행은 PR대행사에 맡기는 식이다. 예를들어 코카콜라의 경우 사내에 홍보실이 있긴 하지만 업무 실행은 PR대행사에서 진행하고 있다. 질레트나 월마트, P&G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에는 사내에 따로 홍보실을 두지 않고 아예 PR대행사에 홍보 업무를 전담시키는 회사들도 있다.이에 반해 국내 기업 중에서 홍보를 아웃소싱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내에 홍보실을 두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은 중소기업들이다. 중견기업 정도만 돼도 사내에 홍보실을 두고 언론 접촉이나 사보 제작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국내에서 PR 서비스를 제공하는 30여개의 전문 업체들은 외국 기업을 주고객으로 하는 회사와 국내 중소기업을 주고객으로 하는 회사로 크게 대별된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행사를 개최하는 등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PR대행사를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홍보실 없는 중소기업 위주중소기업 전문 PR대행사인 투마로뉴스의 이동훈 사장은 대기업들이 PR 업무를 아웃소싱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은 PR대행사들이 자체 홍보실보다 특별히 뛰어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외국 기업을 주고객으로 하는 KPR의 김학균 부장은 『홍보는 최고 경영자의 결정이나 사내 핵심 정보와 연관된 경우가 많아 국내 기업들은 외부에 맡기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한다. 즉 외부에 믿고 맡길만한 전문성을 가진 PR대행사도 없을 뿐더러 PR는 회사 기밀이나 핵심 정보와 관련돼 아웃소싱할 성질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다.이런 풍토에서 지난해 11월에 홍보실을 분사, 퓨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PR대행사를 따로 차린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의 사례는 관심을 끈다. 메디슨은 퓨처 커뮤니케이션에 10%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메디슨은 홍보실을 분사하기 바로 전해의 홍보 예산인 3억6천만원을 올해 퓨처 커뮤니케이션에 지급하기로 하고 전체 홍보 업무를 맡기고 있다. 메디슨의 홍보실장이었다가 퓨처 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된 이승일 사장은 『메디슨의 경우 홍보 예산은 지난해와 같지만 홍보실 직원들에 대한 급여라든지 기타 부대 비용 등이 따로 들지 않게 돼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다.메디슨과 퓨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 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 매년말 홍보 업무를 평가할 계획이다. 이 평과 결과에 따라 메디슨은 다음해 퓨처 커뮤니케이션에 지급할 홍보 예산을 조정하게 된다. 퓨처 커뮤니케이션은 메디슨의 전략 회의에까지 관여, 사내 정보를 공유하며 홍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사장은 『홍보를 외부에 아웃소싱함으로써 완전한 투명 경영을 이루겠다는 것이 메디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사장은 또 『투명한 경영이 자리를 잡게 되고 경쟁 심화로 비용 절감 압력이 강해지면 국내 기업 사이에서도 홍보 아웃소싱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