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행 건설수주 자료를 살펴보면 98년 국내수주 총액은 전년 대비 43.3% 감소한 35조3천억원으로 나타났다. 해외수주액도 전년대비 71.1% 감소한 40억6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93년 건설시장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IMF 구제금융 충격이 우리나라 건설시장 규모를 5년 정도 퇴보시킨 셈이다. 단순히 외형적 후퇴에 그친 것은 아니다. 금리가 98년 상반기 평균 19.6%(3년만기 회사채수익률 기준)까지 치솟으며 극심한 자금 경색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재무 구조가 부실한 일부 중소형 건설업체에 퇴출 압력으로 작용했다. 고금리는 영업외 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다.99년1월 통계자료에서도 국내 수주 총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20.4%를 기록하여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공공 투자의 경우 예산 제약에 따라 투자 규모가 한정되고 예산 배정도 신규 공사보다는 계속 공사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급속한 회복세로의 전환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민간 부문을 비롯해 여러곳에서 회복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첫번째로는 민간 주택건설부문이다. 주택관련 각종 규제 완화와 폐지, 금리 하락에 따른 부동산 부문 대체 투자 증가, 99년으로 이월된 주택 실수요자의 가세 등으로 금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과열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는 민간부문에서 주택 공급 확대를 유발할 것이며 분양가 자율화와 함께 주택 건설업체의 외형 증가 및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번째로는 해외 시장에서의 수주 증가이다. 99년3월말 현재 해외 건설 수주가 전년 동기간 대비 2백94.0% 증가한 25억2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국제입찰에서 최저가로 응찰하여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공사도 40억달러 규모로 올해 수주 예상액은 전년 대비 53.8% 증가한 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번째로는 시중 금리의 하향 안정세를 들 수 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99년 연평균 금리는 전년대비 7.3%P 하락한 8.0%로 추정된다. 이러한 저금리는 차입금 비중이 높은 건설업체의 금융 비용 부담을 크게 완화시켜 수익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투자 자금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형 사업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를 증가시켜 민자 유치 및 외자 유치 대형 프로젝트사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최근 건설업계는 회복 움직임 속에서 업체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건설업체의 지명도와 안정성에 따라 분양률이 결정되며, 자금시장에서도 자금 배분의 효율성 강화로 금리 하락에 대한 실질적인 수혜가 일부 안정기업에 한정되고 있다. 건설시장 규모 축소에 따른 경쟁 격화와 차별화는 향후 건설업계를 △국내외 수주 능력, 기술 경쟁력,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필수요소인 금융 능력을 확보한 종합건설업체 △높은 소비자 지명도 획득에 성공한 주택전문업체 △환경사업, 플랜트설계 등 특정 부문 기술력 확보에 성공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이러한 재편의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건설업체로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LG건설, 삼환기업, 삼부토건, 태영, 신일건업, 계룡건설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