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있는 곳이면 촬영 ... 자신의 섹스장면 찍는식으로 변질

몰래 카메라가 논란이다. 바짜야나의 카마수트라로 돌아가기 전에 이 어리석은 성의 일탈 문제를 다시 한번 돌아보자. 사실 몰래카메라 문제는 비디오가 아닌 TV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언젠가부터 카메라맨들과 코미디언들과 연예인들이 몰래카메라의주된 피사체가 되면서 일본에서 유행했던 몰래카메라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셈이다.몰래카메라는 인격같은 문제는 아랑곳 없이 도처에서 설쳐댔다.요즘 유행하는 몰래카메라 비디오는 사실 이런 TV사들이 벌여왔던 장난의 연장선에 서 있다. 청계천이며 을지로 상가의 은밀한구석들마다 몰래카메라로 찍은 비디오들은 오늘도 비싼 가격으로팔린다.신제품들은 종류에 따라 개당 2백만원, 3백만원씩 팔린다는 것이니 아마도 장사치들이 이 몰래카메라 비디오를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다. 정상적으로는 2, 3백만원씩 주고 이런 수준 낮은 비디오를 사볼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몰래카메라 비디오를 제작하기 위한 장비들도 요즘은 첨단을 달린다. 바늘핀만한 렌즈로 잡아내는 장면들이나 고성능 감청장치들은 몰래카메라 제작을 애들 장난처럼 쉬운 일로 만든다.비디오방이나 노래방, 여관방을 가리지 않는다. 촬영장소는 행위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능하다. 해상도가 낮다는 점,앵글과초점이 없다는 점이 몰래카메라의 특징이다. 정상적으로는 완성도를 따질 수 없는 정도다. 그런데도 이런 비디오가 팔리는 것은이런 비디오를 사보는 사람들이 보통의 포르노 비디오에는 이미충분히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결국 훔쳐보는 재미가 몰래카메라의 본질이요 전부라는 얘기다.그것이 아니라면 몰래카메라 비디오는 팔리지 않는다. 훔쳐보는듯한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몰래카메라의 본질이다. 쇼킹 아시아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일본의 성풍경화를 다룬 장면들도 거의 이런 유형에 속하는 것이었다. 한동안 여자화장실에 숨어들어가 여자들이 옷벗는 장면을 찍는 사람들이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들도 마찬가지다.재미있는 것은 몰래카메라가 더 잘 팔리다 보니 요즘은 아예 몰래카메라를 흉내내 「작품을 만드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해있다. 싸구려 배우를 고용해 몰래카메라적 기법으로 포르노 비디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몰래카메라는 물론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겠지만 연예인들의 몰래카메라가 한두개가 아닌 것을 보면 자신의 섹스를 「촬영하고 다시보고」 하는 것이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이 시대의 풍속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