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와 복합운영체제 구축 차별화 전략 ... 유가상승은 악재

한진해운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단을 이끌고 있는 해운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 운임인상이란 호재와 유가상승이란 악재를 동시에 맞으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다. 해운산업은 세계 경제상황과 교역물동량 등 경기연동성이 매우 높고 운임 유가 환율 금리에 수익성이 크게 좌우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진해운도 이들 변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매출액과 수익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컨테이너 운임의 인상은 올해 한진해운의 최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세계 경제의 호전과 함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96년부터 98년초까지 하락했다. 98년 이후부터 아시아발 미주와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아시아 국가들의 수입물량 감소로 미주와 유럽발 아시아 항로 운임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아시아 수출물량과 수입물량의 비중이 약 6.5 대 3.5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아시아발 운임인상 효과가 전체적으로 해운회사의 영업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게다가 오는 5월부터는 미주에서 공(空)컨테이너로 들어오는 선박들의 비용부담을 일부 화주들에 전가하기 위해 아시아발 미주 항로 운임을 약 47.3% 높힐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회복으로 수입 물동량의 증가와 함께 세계 교역량이 2~3% 증가할 전망인데다 99년에는 신규선박의 인도량도 많지 않아 선박수급 면에서도 운임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그러나 유가인상 추세는 한진해운의 영업실적에 최대 걸림돌로 다가오고 있다. 선박용 연료는 벙커C유로 매출원가 중 연료비가 대략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송태우 쌍용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석한다. 유가가 25% 상승하면 매출원가가 약 1.8% 가량 늘어나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최근 OPEC의 원유 감산 조치로 국제 원유가가 평균 10%정도 상승, 매출원가를 부추길 것으로 송연구원은 분석한다. 한진해운은 98년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매출원가를 약 2.4% 절감했다.환율변동도 수익성에 대한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운업체들로서는 환율변동은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원화가 절하될 경우 영업수지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영업외수지에는 부정적인 효과를 안겨준다. 해운운임은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고 달러로 결제되는 영업관련 비용은 매출액 대비 60%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화가 절하되면 전체적으로 영업수지가 개선된다. 반면 대규모의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 영업외수지는 악화된다. 이때 영업수지는 평균환율이, 영업외수지는 연말 환율이 크게 좌우한다.◆ 외채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 매각한진해운의 외화부채는 98년말 현재 26억1천만달러(3조1천3백76억원)로 원화가 절상될 경우 그만큼 금융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부채중 90% 이상을 달러로 보유하고 있어 원화가치가 1% 절상될 경우 EPS(주당순이익)은 12% 정도 상승하는 반면 벙커 C유 가격이 1% 상승할 경우 EPS는 2~3%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환율은 달러당 1천2백원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매출이나 수익성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나 평균환율이 98년보다 절상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영업수지면에서는 약간의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한다.전체적으로 한진해운은 99년에 원화 환율하락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운임인상과 물동량 회복 등 업황 측면에서 경영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97년말에 원화절하가 67%나 이루어져 평균 환율 절하폭 18%를 훨씬 상회함에 따라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한 것과 98년에 정반대의 환율 변동이 일어나 영업수지가 개선된 것과는 내용면에서 판이한 현상이다.한진해운은 98년에 아시아 경기침체로 인한 운임하락에도 불구하고 큰폭의 원화환율 상승과 유가하락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53%늘어난 4조1천억원(29억달러)을 올렸다. 순이익은 2백20억원을 냈다. 이는 97년의 3백86억3천만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는 의미에서 경영실적이 향상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또한 수송물량도 늘어 지난 97년보다 15.6% 증가한 1백84만개의 컨테이너 화물과 9.8% 증가한 6천1백만t의 벌크화물을 수송했다.99년에는 매출을 98년보다 2억5천만달러가 늘어난 31억5천만달러로 잡고있다. 환율에 따라 원화환산 매출액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로선 원화가 절상될 것으로 보여 전년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컨테이너 2백20만개, 벌크화물 6천5백만t을 수송할 계획이다.◆ 부채비율 1년동안 절반이상 감소한진해운은 지난 98년 10월1일 실시한 자산 재평가에서 7천8백53억원의 재평가차익을 발생시켰다. IMF이후 외화부채를 줄이기 위해 총 11척의 컨테이너선을 매각하는 신속함도 보였다. 이를 통해 97년말 1천2백24%에 달하던 부채비율도 4백14.7%로 개선했다.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을 매각하면서도 임대를 비롯한 활발한 용선으로 전체 지배선단의 컨테이너 선복량을 97년과 비슷한 23만3천 TEU를 유지해 시장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그룹의 주력사업인 운송업이란 이점을 활용, 계열사인 대한항공 및 한진 등과 함께 복합운송체제를 구축해 나가고있다. 다른 해운사와는 다른 사업영역 및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진해운은 독일의 DSR세나토사를 인수, 세계 4위의 제휴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 정기선 해운시장에서의 글로벌 제휴체제는 해상운송은 물론 물류 정보서비스 등을 망라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거대 화주와의 관계개선을 통한 매출성장 및 원가절감에 의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그러나 한진해운은 처한 상황만큼이나 위험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김영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사업구조가 다변화되어 있지 않고 컨테이너 부문의 매출이 약 80%에 달하고 있는 까닭에 레버리지효과가 큰 반면 리스크도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지헌석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화부채가 많은만큼 국제금리와 환율의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