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정상 등극, 대우증권의 침체, 메릴린치증권의 영향력 확대」.이번 조사에 나타난 특징이다. 삼성이 금융기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증권사 평가에서 최고증권사로 선정됐다. 증권사의 △리서치 △결제능력 △법인영업력을 평가한 이번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것.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담당자조차도 「예상밖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리서치 부문에서도 대우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삼성의 정상 등극은 투신권과 은행보험권에서 골고루 점수를 얻은데 힘입었다. 특히 메릴린치와 대우에 비해 은행보험권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삼성의 점수는 리서치 1천2백95점, 결제능력 3백99점, 법인영업력 4백7점이었다.지난해 전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했던 대우는 2위로 내려앉았다. 리서치에서는 삼성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대우=리서치」의 명성은 그나마 유지했지만 결제능력과 법인영업력에서는 상당한 점수차이가 발생했다.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기업탐방 주선 등 고객관리와 선물 및 대차거래능력에서는 동양증권과 LG증권에도 뒤처졌다. 대우의 점수는 리서치 1천47점, 결제능력 2백27점, 법인영업력 2백45점이었다.메릴린치는 은행보험권보다 투신권 펀드매니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리서치부문에서는 삼성 대우와 대등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권 펀드매니저들은 메릴린치의 개별기업 분석능력을 최고라고 답변했다. 또한 보고서 신뢰도만 놓고 본다면 리서치 부문 전체 1위인 삼성을 앞질렀다. 상대적으로 은행보험권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결국 결제능력과 법인영업력 부문에서는 삼성이 최고라는데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리서치 부문에서는 삼성 대우 메릴린치가 경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번 조사는 보여주고 있다. 특히 리서치 신뢰도, 개별기업분석, 종목추천능력 등에서는 이들 3사가 비슷한 점수를 얻었다. 올해 펀드매니저들에게 제공하는 리포트의 양과 질로 3자간의 우열이 가려질 전망이다.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15개 업종 중 6개업종에서 새로운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선정됐다. 문기훈(쌍용, 건설 및 비금속) 전병서(대우, 가전) 조철우(신영, 통신 및 통신장비) 조용준(신영, 조선 및 중공업) 온규현(한누리,한전 및 도시가스) 조윤정(현대, 제약 및 화장품)등이 새롭게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대우의 전병서 연구위원은 지난해 통신및 통신장비업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올해 처음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상을 지킨 베스트 애널리스트들도 8명에 달한다.이번 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구본준 선임조사역(한누리,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비롯해서 백관종(한누리, 정유 및 석유화학) 김경중(삼성, 1차금속) 장충린(대우, 자동차 및 부품) 지헌석(대우, 항공 및 해운) 최기림(교보, 제지 및 출판) 백 운(삼성, 은행및증권 / 보험 및 기타금융) 등이 정상을 지켰다.한누리 증권의 구본준 선임조사역은 펀드매니저들이 업종을 불문한 최고애널리스트로 꼽았다. 시가 비중이 큰 반도체업종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LG반도체 근무경험이 리포트를 돋보이게 한다는게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삼성증권의 백운 투자분석2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 부문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특히 3월초 전북은행 등 은행주를 사라고 과감히 추천한 것이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애널리스트들의 영향력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펀드에 적합한 종목들을 추천하는 이들에 대해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설문에 응한 펀드매니저들의 60%가 펀드 운용에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30%는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삼성리서치센터의 이남우 이사는 『애널리스트는 「증권 투자의 알파요 오메가」이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 증대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한다.실제로 피델리티 템플턴 SEI 등 미국의 대표적인 뮤추얼펀드 운용기관들은 애널리스트가 추천한 종목들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훌륭한 애널리스트의 확보가 펀드 수익률과 직결되는 셈이다. 이남우 이사는 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우수한 애널리스트를 확보한 증권사가 추천한 종목을 매수해야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바야흐로 국내에서도 간접투자시대의 도래와 함께 애널리스트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선정방법△조사기간: 3월29일~4월9일△조사대상: 투신사 뮤추얼펀드운용사 은행 보험사의 펀드매니저 84명● 투신권(57명)한국투신(10명) 대한투신(9명) 현대투신(6명) 미래에셋(5명) 중앙투신(3명) 삼성투신(3명) LG투신(3명) 제일투신(2명) 대신투신(2명) 동원투신(2명) 상은투신(2명) 서울투신(2명) 한화투신(2명) 동부투신(3명) 교보투신(2명) 신한투신(1명)● 은행보험사(27명)국민은행(2명) 조흥은행(1명) 서울은행(2명) 제일은행(2명) 삼성생명(4명) 교보생명(3명) 대한생명(3명) 제일생명(1명) 흥국생명(2명) 삼성화재(3명) 동양화재(2명) LG화재(1명)동부화재(1명)- 3투신에 각 10부, 미래에셋에 5부를 배포하는 등 주식 운용 규모에 맞게 설문지를 차등 배포했다. 대한투신과 현대투신은 각각 9부와 6부만 회수됐다. 한빛은행에도 배포했으나 자산운용부서 담당자의 답변 거절로 설문조사에서 제외됐다.△조사내용● 최고 증권사최고 증권사를 묻는 문항의 기준은 크게 3가지다. △리서치 능력 △결제 능력 △법인영업력 등이다. 각 문항별 점수를 구한 후 종합점수로 순위를 매겼다. 리서치 부문에서는 개별 기업과 업종 분석 능력, 유망 종목의 추천과 수익률 예측력 등 모두 7개 문항을 조사했다. 결제 능력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의 매매 주문을 받아 적절한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해주는 능력을 물었다. 또 법인 영업력은 증권사 법인영업팀의 시황 판단력과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서비스 등을 물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선정하는 기준은 △유망 종목 발굴과 추천 능력 △개별 기업과 업종 분석 능력 △리서치 자료의 시장 영향력 △서비스 제공 능력 등이었다.△순위 결정 방식펀드매니저들에게 문항별로 1위 2위 3위까지 답변하도록 요청했다. 문항별 1위는 5점, 2위는 3점, 3위는 1점으로 계산한 후 종합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결정했다.△조사 방식의 한계최고증권사를 선정하는 문항에는 펀드매니저들이 충실히 답변했다. 계열사 증권사라고 후한 점수를 주는 펀드매니저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객관적으로 답변했다. 반면 업종별 최고 애널리스트의 조사에서는 이름을 몰라 공란으로 비워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은행 보험권에서 공란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도소매와 산업 전기 업종의 1위는 절대적으로 득표가 낮아 제외했다. 내년 조사에서는 이를 개선할 계획이다.△조사의 정례화<한경BUSINESS designtimesp=18379>는 매년 상반기 정기적으로 금융권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최우수 증권사와 최고 애널리스트를 선정할 방침이다. 설문에 나타난 정보를 통계 처리하여 증권사나 기관투자가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펀드매니저 현황 / 운용 경력 5년 43%.....신참도 다수펀드 운용 능력(단위 %)5년이상 432년 이하 253∼5년 172∼3년 15증권사 매매주문 기준조직내 리서치팀 결정 10회사방침, 증권사와의 관계, 조직 기여도 40펀드매니저의 전적인 판단 30증권사 리서치센터 평가 20리서치가 펀드 운용에 미치는 영향력실제 주문과 직결 10단순한 참고 수준 40참고후 펀드매니저가 결정 30매매주문시 상당한 영양력 20이번 설문에 응한 펀드매니저는 모두 84명. 지난해 본지가 「올해의 펀드매니저」로 선정한 중앙투자신탁의 김영수 주식운용팀장을 비롯해서 「BUY KOREA」펀드를 운용하는 현대투신운용의 펀드매니저들, 최근 고수익률로 신뢰를 받고 있는 미래에셋운용 등 국내의 내로라 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전부 설문에 응했다. 최근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은행권과 생명보험 손해보험업계의 펀드매니저들도 응답했다.이들의 43%는 펀드 운용 경력이 5년이 넘었다. 3년에서 5년 사이도 전체 응답자의 17%를 차지했다. 물론 최근 주식 투자 붐을 반영하듯 신참 펀드매니저들도 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25%가 2년 미만의 경력자들이다.이들이 현재 운용하는 펀드 규모는 1천억원 이상(45%) 5백억~1천억원(20%)으로 5백억원 이상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주식 보유 기간은 6개월∼1년(36%) 3~6개월(35%)이다. 전체 응답자의 70%가 3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3개월 응답자도 29%로 돼 국내 펀드의 단기 투자 현상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이들이 증권사에 주식약정주문을 내는 기준은 회사 방침과 증권사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경우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결정하는 비율도 30%에 달했다. 반면 전체 응답자의 20%는 리서치를 정기적으로 평가한 후 매매 주문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펀드 운용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매니저의 60%가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의견을 펀드 운용에서 반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은행 보험업계의 펀드매니저일수록 애널리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나머지 40%는 리서치를 단지 참조만 하는 수준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