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심을 잃지 않고 객관적으로 추천해온 것이 펀드매니저들로부터 좋게 평가받은 것 같다.』조윤정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의 소감이다. 조연구원은 92년 동아증권(현 세종증권)에서 제약 및 화장품업종을 맡으면서 애널리스트의 길에 들어섰다.조연구원이 밝힌 기업분석 방법은 독특하다. 가장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업종 특성상 「정서적인 분석」도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조연구원은 영업 상황, 재무구조 등 기본적인 기업분석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방문하여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 『직접 방문해서 기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위에서 들리는 평판 등을 유심히 듣는다. 이를 통해 수치화된 자료만 가지고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얻는다.』 조연구원은 『전화로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정보도 직접 방문하여 얻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1주일에 2∼3개 기업은 꼭 방문한다』고 덧붙였다.또 신제품 개발, 진척 정도, 이를 마무리할 능력 등이 있는지를 직접 방문해서 살피거나 경쟁업체를 통해 역추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시장 전망과 브랜드 이미지, 최고 경영진의 의지 등도 기업탐방에서 파악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소개했다.뿐만 아니라 조연구원은 약사·의사·연구소 박사들과 직접 만나 약에 대한 지식을 얻고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 보면서 체험한다. 여기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제품을 직접 설명하고 홍보까지 한다. 지난해 종목 추천한 기업의 조루증 치료제를 직접 들고 다니며 고객들에게 장점을 소개한 것은 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일화다.조연구원은 훌륭한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승부욕과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주위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투자 전망이 좋은 종목은 좋다고, 나쁜 종목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연구원은 『주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추천한 종목의 주가가 급등할 때면 짜릿한 쾌감을 맛본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96년4월 강력하게 추천했던 한미약품 주가가 1만6천원에서 4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던 경험을 들려줬다. 또 『매일 2백여통이 넘는 상담 전화와 업체 탐방, 퇴근후에도 자료를 검토하는 생활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루 2백여통 전화 … 강한 체력 강조조연구원은 『제약과 화장품은 경기회복시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이라며 『현재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전망은 매우 희망적』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내년에 국내 신약이 나올 경우 제약업체의 주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천종목으론 태평양, 한미약품, 동화약품, 동아제약 등을 들었다.조연구원은 『순이익 등 기업가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업종전문가로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요즘은 국제화에 대비해 국제감각을 익히기 위해 노력한다』고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