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5년째인 박대리. 그는 요즘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직장생활이 즐겁다. 구조조정이다, 인력 감축이다 해서 상사 눈치보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만의 즐거움에 삭막한 직장생활마저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대리가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 때마침 불어닥친 증시의 활황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그는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가는 습관이 생겼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책상에 다가앉아 컴퓨터를 켜는 일이다. 화면이 뜨면 먼저 거래증권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간다.자신의 회원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각종 지표가 담긴 메뉴들이 떠오른다. 열흘전에 사둔 매입종목의 종가를 확인해보니 주가상승률에는 못미치지만 매입가격보다 10% 정도는 올랐다. 얼마나 더 오를까 확신하지 못한채 클릭을 옆의 유가증권계정 메뉴로 옮겨 매매결과와 현금 잔고를 살펴본다. 현금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내일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나 고민하면서 오늘의 장세진단과 최근의 증시 흐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황분석란을 읽어내려간다. 시황 전망에서 내일은 증시가 전반적인 상승세가 이루어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곧바로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들과 동료들이 추천해준 종목의 회사이름 위에 클릭을 해나가니 종목들에 대한 기본정보가 바로 뜬다. 주가 추이도 나름대로 분석해본다. 거래량과 거래자들의 분포도도 함께 나온다. 1년 1달 1주일 일일별 주가변동 추이도 떠오른다. 재무구조와 경영진 구성에 관한 자료도 나온다.증권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빠져나와 회원제로 운영하는 증권클리닉 사이트로 들어간다. 자신의 회원번호를 입력하자 낯익은 메뉴들이 떠오른다. 곧장 마음에 점찍은 종목에 대한 기업분석 메뉴를 클릭하니 시일이 다소 지난 자료가 떠오른다. 당시의 주가에 비해선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회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자신이 선정한 종목에 대한 매입 이유를 적고 회원들에게 투자전략에 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메시지를 띄우고 빠져 나온다.박대리는 정확한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종목을 선택해야 주식투자에서 성공한다는 선배들의 말을 되새기며 금융감독위원회가 최근 오픈한 전자공시시스템(www.fss.or.kr)에 접속한다.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 등 기업공시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자신이 선정한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은 편이었고 영업력도 괜찮아 보인다.금융감독위원회의 사이트를 빠져나와 다시 증권사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선다. 또 다시 회원번호와 비밀번호를 치자 조금전에 본 화면이 다시 뜬다. 예약 주문 항목으로 들어간다. 전일 종가로 1백주를 주문하고 잠자리에 든다.박대리는 다음날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준비를 마치고 컴퓨터를 켠다. 이미 주식시장은 개장된지 1시간이 흘러 10시다. 장중 주가 흐름을 훑어보니 개장초에 주가가 빠졌다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계약이 성사된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계약성사 여부를 다시 확인해 본다. 어제의 종가대로 구입됐다는 매매계약체결 표시가 화면에 나타난다. 조용히 다른 화면을 켜고 업무에 들어간다. 오늘 퇴근하면 회원들의 투자의견을 종합해 매도시점을 정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인터넷으로 사이버 주식 투자요즘들어 주식투자하는 직장인들의 달라진 모습이다. 작년 상반기만하더라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주식을 매매하려면 점심시간을 이용하거나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객장에 나가 직접 주문을 내야 했다. 혹은 전화로 매매주문을 내기 위해 슬며시 사무실을 빠져나와 공중전화나 휴대폰으로 주식매매 주문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무실의 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증권거래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예전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한 투자 행태다. 이런 주식투자방법이 빠른 속도로 일상화되고 있다.사이버증권 거래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은 수수료가 싸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세종증권을 필두로 소형증권사들이 경영전략의 차원에서 사이버증권 수수료를 최고 50%까지 할인해주자 많은 투자자들이 사이버 공간속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수수료 인하 경쟁은 한층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증권사가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인하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대형증권사들은 주식을 살 때 0.5%, 팔 때 0.8%(농특세 0.15%, 거래세 0.15% 포함)를 합해 1.3%(거래금액 대비)를 물려왔다.사이버증권거래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그치지 않고 독특하고 한층 편리한 거래시스템의 구축 경쟁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뒤질 경우 수수료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증권사로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