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 살고, 북한 기반시설 무상 획득

서해안공단 조성사업은 한반도 유사이래 최대의 SOC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총 사업비만 무려 1백억달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대로만 진척되면 향후 몇년간 국내 건설경기의 부진은 걱정하지 않아도될 정도다.공단 총규모는 2천만평. 서울 여의도 (2백62만평)의 여덟배 가까운 넓이다.현대그룹이 작성한 「서해안공단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공단용으로 조성된 8백만평에는 22만명의 근로인력이, 배후도시로 건설되는 1천2백만평에는 국내 근로자와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22만세대가 들어갈 예정이다. 공단조성이 끝난 뒤 예상되는 연간 수출 규모는 최소 2백억달러 이상이다. 결국 서해안공단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인력과 산업시설이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공단 개발 계획8백만평의 공단은 모두 3개의 단지로 단계적으로 만들어진다. 총 공사기간은 8년. 제 1공단은 1백만평 규모의 시범공단이다. 완공시기는 서해안공단사업의 확정으로부터 1년 이내로 잠정 결정됐다. 시범공단에는 설비 이전이 용이하고 중소규모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경공업 위주로 2백여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업종은 북한근로자들이 비교적 적응하기 쉬운 신발 의류 등이 꼽히고 있다. 고용인원은 약 4만명으로 연간 30억달러의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제 2공단은 시범공단 조성이 끝난 뒤부터 3년간에 걸쳐 마련된다. 3백만평의 규모에 5백개업체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중국 러시아 등에 수출이 가능하고 세계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이 있는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들어서게 된다. 구체적인 업종은 카오디오 PC조립 섬유 의류 완구 식품 담배 펄프 전기·전자조립 금속 기계 석유 자동차부품 등이다. 고용인원은 11만명으로 모두 85억달러의 수출을 기대한다.중화학업체들이 밀집하게 될 제 3공단은 총 5년간의 공기로 진행된다. 이 공단은 산업설비 분양와 장치산업분야의 중화학 제품생산업체를 입주시켜 복합공업단지로 육성한다. 고용인원 7만명에 최소 85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 세개 공단에는 국내업체뿐만 아니라 당연히 외국업체들도 입주할 수 있다.● 배후 신도시 개발총 1천2백만평의 부지에 22만명이 주거할 수 있는 규모로 편리한 교통 및 상업기능, 자연환경에 부합된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공단과 마찬가지로 세개의 단지로 나눠지며 개별단지 조성계획은 개별공단 건설계획과 연계돼 있다.현대건설측은 『공원 및 녹지, 문화시설등이 충분히 갖춰진 계획된 도시로서 환경친화적이고 주거환경이 우선하도록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제 1단지는 4만세대, 2단지 11만세대, 3단지 7만세대 규모로 각각 계획돼 있다. 신도시에는 북한측 근로자뿐만 아니라 북한거주 국내 근로자 및 기업인과 외국인을 위한 주택도 별도로 만들어진다. 현대식으로 단장된 병원 금융기관 복지시설 등도 들어설 전망이다.● 기반시설 구축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요구되는 사업분야다. 공단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도로, 전력, 공업용수 공급설비, 배수로, 폐수처리설비, 통신설비 등의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현대측이 마련한 부문별 공사계획을 살펴보면 △ 도로는 총 연장 2백Km △ 전력 500MW △ 공업용수 25만t/일 △ 배수로 2백Km △ 폐수처리 20만t/일 △ 통신설비 5천회선 등이다. 일개 민간기업이 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규모가 아닐 수 없다.현대는 이에따라 국내외 모든 공·사업체를 망라한 컨소시엄 형태로 인프라구축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선 전력은 한국전력과의 협의를 통해 문산변전소와 해주변전소간을 연결하여 송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실제로 북한당국도 작년말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평양 인근에 10만Kw급 발전소 건설을 요청한 바 있다. 공업용수는 수자원공사와의 협의를 거쳐 서해안공단 주변의 은파호 장수호 석담호 등에서 끌어온다는 복안이다. 도로나 택지부문에 있어서도 도로공사나 토지공사를 빼놓고는 그 성패가 불투명한 실정이다.현대는 그러나 이 정도로는 막대한 공사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해외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외자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 아산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알만한 다국적 기업들은 모두 서해안공단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면 맞다』며 『아직까지는 원론 수준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측이 얻는 이득우선 산업단지의 인프라를 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실물자산을 돈 한푼 쓰지 않고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고용증대와 소득증대도 빼놓을 수 없다. 향후 8년동안 인프라와 공단조성 건설에 따른 인력고용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다 22만명의 인력이 상시로 일할 수 있어 연간 1억8천5백만달러의 인건비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도로 용수 등 인프라시설 사용료도 고스란히 북한당국의 몫이다. 북한주민들도 상당한 혜택을 볼 수 있다. 공단에서 만들어진 생필품을 직접 공급받음으로써 만성적인 생필품 부족현상을 덜 수 있다.특히 음식료 가공업체들이 대량 생산에 나설 경우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 해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측 사업파트너는 원부자재를 입주업체에 판매함으로써 생기는 판매수입을 챙길 수 있다.그러나 이처럼 가시적인 것외에 무형의 이득도 만만치 않다. 생산물품 수출에 따른 국제거래의 신인도와 위상 제고,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으로 대외투자환경 개선, 공단인근지역의 파생적 발전효과 등 무수한 효과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각종 선진기술을 조기에 습득함으로써 장차 우수인력 양성과 산업구조 다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북한 경제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게 분명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