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센터, 개인 특성맞게 육아 정보 제공 ... 성장별 물품, 보험상품도 취급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와 소매상의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다. 본지 178호에 소개된 원가판매 온라인 쇼핑몰 바이콤(www.buy.com)은 미디어와 소매시장의 성격이 혼재된 사례중 하나다. 바이콤은 상품을 사고 파는 소매상점이면서 상품판매마진이 아닌 광고에서 수익을 올리는 독특한 모델을 만들어 냈다. 광고는 그동안 신문 방송 잡지 등과 같은 미디어의 주된 수익원이었다.◆ 양방향성·맞춤성 살려베이비센터(www.babycenter.com)는 인터넷에서 미디어와 소매시장의 성격이 서로 뒤섞인 경향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바이콤은 온라인 소매상점을 기반으로 미디어적인 성격을 부분적으로 가미한 반면 베이비센터는 미디어가 소매상점의 성격을 도입한 형태다.베이비센터의 기본적인 성격은 육아정보에 특화한 웹매거진이다.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앙팡이나 베스트베이비와 같은 전문월간지를 생각하면 된다. 임신부터 출산 육아에 관련된 정보를 편집해 놓은 전형적인 전문 미디어다. 종이로 된 전문지와 다른 점은 인터넷 고유의 양방향성과 맞춤성을 잘 살렸다는 점이다. 종이 잡지는 독자의 상황에 관계없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사를 일방적으로 공급한다. 반면 웹매거진인 베스트베이비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단계, 임신단계, 영아단계, 걸음마단계 등을 개인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로 등록하면 「마이베이비센터」라는 개인화된 맞춤형 매거진을 볼 수 있다. 「마이베이비센터」에서는 임신개월수 혹은 아기의 생일을 기준으로 각 단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언론매체와 소매상점이 뒤섞여 있는 베이비센터의 특징은 육아에 필요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베이비스토아」에서 찾을 수 있다. 임신진단 시약부터 아기침대까지 아기를 키우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구매가이드에서는 아기의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물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고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미디어와 소매상점의 성격이 뒤섞이다 보니 판매하는 상품의 범주도 기존의 상식을 뛰어 넘는다. 실물상품만 취급하는게 아니라 보험상품과 같은 금융상품도 함께 취급한다. 슈퍼마켓에서 생명보험을 파는 셈이다. 또한 광고와 기사 그리고 상품구매 아이콘 성격이 혼재 돼 있다. 한 특집물은 보험상품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기사인데 내용은 이 기사를 후원한 찰스스왑의 생명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버보험 대리점이다. 부모의 나이, 결혼기간, 자녀의 수, 소득수준 등을 입력하면 적절한 생명보험 상품이 제시되는 형태다. 물론 계산이 끝나면 가입버튼을 클릭해 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마사지에 대한 테크닉을 제공하는 정보제공성 기사도 마찬가지다. 마사지 기술에 대한 정보(아기를 마사지할 때는 부드러운 소리로 말을 걸어야 한다,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해 줘라 등)를 제공하면서 마사지의 중요성을 초보 부모들에게 일깨워준다.이와 함께 마사지할 때는 후원업체가 다루는 상품인 마사지 오일을 사용하라는 충고도 빼먹지 않는다. 이런 광고성 기사는 항상 스폰서가 명시돼 있고 메뉴도 분리돼 있다. 제약회사가 제공하는 칼슘제제와 아기건강, 자동차회사가 제공하는 안전한 자동차운전, 부동산회사가 제공하는 주택구매가이드 등이다. 물론 기존의 언론매체에도 광고성 기사가 있다. 그러나 베이비센터 기사와 광고가 곧바로 구매 아이콘의 역할까지 한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인터넷의 양방향성의 특성을 살려 단순한 상품구매 수준을 넘어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개개인의 독특한 수요를 충족시킬수 있는 맞춤판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베이비센터의 수익원 역시 두가지다. 언론매체의 성격을 살려 광고를 유치하고 동시에 소매상점 답게 상품을 판매하면서 남기는 마진이다. 특히 스폰서를 유치해 기사 광고 구매 아이콘의 성격이 혼재된 복합광고의 매출비중이 높다.물론 베이비센터의 모든 기사가 광고나 상품구매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전문 편집팀이 취재해 구성하는 「임신이 안될 때」 「아기의 대소변을 가리기」등과 같은 기사와 함께 산부인과 소아과 가정의학 아동심리 간호 등의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전문 육아정보가 있다. 전문가들의 정보는 주로 문답형태로 이뤄진다.베이비센터는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97년 설립후 지난해까지 매출이 6천6백70%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상품판매 매출액뿐 아니라 광고수익이 급속하게 증가한 것이다. 웹사이트의 소비자 방문 빈도 기준이 되는 월간 페이지뷰가 1천만에 달한다.◆ 공통 관심사 정보 교환베이비센터의 성공은 단지 육아정보와 쇼핑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데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의 고유한 특성을 잘 살리면서 벤처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제대로 유치한데서 찾을 수 있다.인터넷 고유의 특성은 양방향성과 네트워크다. 양방향성의 특성을 살려 소비자들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맞춤정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웹사이트의 구성에 참여하도록 했다. 육아동호회적인 성격을 띠도록 한 것이다. 육아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구심점이다. 베이비센터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베이비센터공동체」라는 메뉴를 별도로 구성해 게시판이나 대화방 토론장 등을 운영하며 공통의 관심사를 놓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대화방과 게시판은 일관된 주제로 양질의 정보가 올라가도록 철저하게 관리했다. 대화방은 불임 등과 같은 특정한 주제를 놓고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대화할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했다. 베이비센터의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우리회사의 철학」도 육아공동체 형성이다.공동설립자인 매트 글릭만과 마크 셀코우가 처음부터 베이비센터를 정보제공과 상품판매를 통합해 운영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초보 부모들을 대상으로한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만을 구상했다. 그러나 글릭만 사장이 아이를 갖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임신 출산 육아를 겪는 초보 부모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어찌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정보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쇼핑몰보다는 정보제공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임신부터 육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필요한 상품도 취급한다.글릭만과 셀코우가 베이비센터를 구상하기 3년전에는 전자상거래가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시장조사자료를 근거로 지지자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미국내 육아관련 시장은 연간 1백80억달러 규모로 장난감시장 2백20억달러와 CD시장 1백30억달러의 중간수준이다. 게다가 초보부모들의 육아정보에 대한 수요는 절실한 수준이다. 아기가 출생한 첫해에 평균적으로 7천1백달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글릭만과 셀코우는 사업의 참신성과 시장조사자료를 근거로 벤처캐피털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베세머 벤처파트너 인텔 트리니티벤처 등으로부터 1천3백50만달러를 유치했다. 창업자인 글릭만사장과 셀코우는 스탠퍼드대 MBA과정을 함께 이수한 동기로 글릭만은 퀵큰이라는 재무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인튜이트에서 마케팅을 담당했고 셀코우는 생명공학 회사인 암젠에서 경력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