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4일 코스닥시장에서 첫 거래된 서울방송의 주가는 2만1천2백50원. 공모가격 1만9천원보다 12% 뛴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호가만 뛰었을 뿐 파는 사람은 없었다. 서울방송의 주가는 그 뒤 10일간 연속 12%의 상한가를 기록하는 상승행진을 거듭했다. 거래 11일째인 5월28일에야 상한가 행진은 멈췄으나 상승폭은 상한가에 거의 육박하는 6천3백원이 올라 마침내 6만4천9백원을 기록했다.코스닥종목을 잘 선택하면 증권거래소의 주식에 대한 투자와 비교가 안될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방송 주가폭등은 청약과정에서 이미 예상되었다. 지난 4월26과 27일 이틀간 실시된 서울방송(SBS) 매일유업 보양산업 등 3사의 코스닥 공모주 청약에 무려 1조원(청약증거금)의 시중자금이 밀려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경쟁률도 최고 1천1백95대 1에 달했다.최근 코스닥시장에 투자 열기가 불면서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는 기업은 물론 이미 등록된 기업의 주가도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시장의 열기는 거래량과 상승폭 등 모든 면에서 신기록을 낳고 있다.코스닥시장 등록종목의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코스닥지수는 작년말 75.18에서 5월28일 현재 1백41.94로 무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통신과 인터넷 등 첨단기술관련 기업들의 주가상승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거래량도 하루 평균 5백만주를 넘어섰다. 거래대금도 이미 하루평균 4백50억원 정도에 이르고 있다.코스닥시장이 이처럼 열기를 띠는 것은 시장규모의 확대와 정부의 코스닥활성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1세기 경제를 주도할 인터넷산업 등 향후 성장성이 높은 벤처기업들이 대거 등록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때마침 미국에서 인터넷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불어닥친 것도 코스닥시장에 불을 당기는 촉매로 작용했다.코스닥시장이 개설된 것은 96년7월. 3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체수는 3백24개사에 달한다. 이중 중소기업이 2백59개사이며, 이 가운데서도 1백13개사가 벤처기업이다. 앞으로 코스닥등록 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정보통신업체 1백11개사, 벤처기업 2백72개사를 포함해 유망기업 7백50개사를 선정하고 이들기업에 코스닥등록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올해안에 5백개 유망기업을 코스닥 시장에 등록시키겠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코스닥시장 성장 … 증권업계도 변화 바람정부가 최근 벤처기업 육성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성장속도는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5월4일 코스닥시장을 벤처 첨단주시장으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등록요건완화, 세제감면 등을 골자로하는 코스닥 활성화방안을 내놓았다. 특히 코스닥에 등록된 기업에 대해 올 사업연도부터 매년 법인세액의 50%를 5년간 유예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도 코스닥시장 등록을 검토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코스닥시장의 성장전망은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자들의 발길도 이끌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종목선정에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거래는 그만큼 코스닥시장의 종목이 유망한 투자대상임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관련대형주와 정보통신관련 우량주만을 사들이고 있지만 매매종목을 점차 확대해갈 전망이다.코스닥시장이 성장하면서 증권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신흥증권은 코스닥 전문증권사를 목표로 증권사중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의 위탁증거금률을 절반 수준으로 인하했다. 주식계좌에 50만원이 들어있다면 두배인 1백만원어치까지 매수주문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까지 위탁증거금률은 증권사가 자율로 정하게 돼 있었지만 모든 증권사들이 1백%를 적용해 왔다. 대우 등 대형증권사들도 코스닥시장 전문팀을 신설하는 등 코스닥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불안하다. 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등록기업은 벤처기업 등 성장 초기단계에 있는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설립된지 몇달 밖에 되지 않아 실적이 아예 없는 종목도 적지 않다. 투자정보를 얻기가 쉽지않은 것도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코스닥 등록주식의 53%가 투자유의 종목이란 점이 코스닥시장의 투자 위험성을 잘 대변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