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통계지만 인사담당자가 이력서를 한 통 훑어보고 버리는데 드는 시간은 15~20초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얼마 전 외국인 회사 인사담당자들과의 회합에서 영문이력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다들 동의하던 부분이 이력서에서 취하는 정보는 학력 경력 나이 등이고, 산만하게 써 놓은 이력서는 잘 안 읽는다는 점이었다. 나이와 학력을 이제 와서 바꾸거나 다시 포장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력의 경우는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이력서가 전혀 달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영문이력서란 신입 사원이 아니라면 제출할 때마다 수정해야 하며 경력부문은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영문이력서는 크게 네 가지 필수 요소로 이뤄진다. 헤더라고 불리는 상단에는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을 기입한다. 헤더 아래에는 이력서를 쓰는 목적을 명료히 밝혀주는 오브젝티브가 들어간다. 특정 회사를 지원하는 경우는 지원하는 포지션을 기입하는 곳이다. 만약 서치펌 제출용이라면 자신이 희망하거나 할 수 있는 업무를 밝히면 된다. 인사, 총무처럼 비슷한 업무면 둘 다 써 줘도 되지만 연구개발이나 영업처럼 현저히 다를 경우 별도의 이력서를 작성하는 편이 맞다.다음으로 위치하는 것이 이력서의 꽃인 경력부분으로 지원하는 포지션에 대한 충분한 정보획득이 필수적이다. 그런 다음 앞으로 그 포지션에 채용될 사람이 할 업무와 가장 관련이 많은 경력위주로 기술한다. 경력이 몇년이든 한가지 업무만 하는 사람은 없다. 총무팀 직원조차 회사가 바쁠 때는 전시회에 동원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이 총무팀 직원이 그 업무가 싫어서 영업직을 지원한 상태라면, 전시회 경험을 제일 먼저 기술해야 한다. 영업직을 뽑는 사람이 보고 싶은 단어는 「인사 총무 5년」보다는 「기계전시회 2회 참석 」이다. 특정 포지션용이 아니고 서치펌 등에 미리 내 놓을 경우라면 자신의 경력을 모두 기술한 종합편을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력은 대학 이후의 학력만 쓴다. 고졸이 최종학력이면 고등학교에 대해 쓴다.이런 이력서 작성에도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부정확한 용어와 틀린 철자를 주의한다. 예로 공대졸업자의 경우 공학사라는 취지로 B.E.라고 쓰는 사람이 많은데, 정확하게는 이학사라는 뜻을 가진 B.S다. 틀린 철자는 부지기수로 발견되는데, 반드시 철자교정 프로그램을 돌려보고 제출한다. 영어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에게 교정을 부탁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둘째, 업무와 관련 없는 군더더기는 필요 없다. 이력서 상단에 쓰는 Resume란엔 제목, 취미, 키, 몸무게, 나이, 결혼여부 등 업무 수행과 무관한 내용들은 쓰지 않는다. 셋째,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력서에서 발견되는 「Fluent in English」라는 표현은 80% 이상이 사실이 아니다. 넷째, 이력서 작성에 드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혼자서 제대로 된 영문이력서를 쓰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력서는 당신을 대신하여 미래의 고용주를 만나러 가는 분신이다. 이력서 쓰는 데 들이는 시간은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