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한국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6월10일까지 매출액 15억원 이상 2천8백93개 기업을 대상으로 체감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제조업의 2/4분기 업황BSI(실적치)가 1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지난 1/4분기(71)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뿐만아니라 지난 95년 3/4분기(102)이후 3년9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한 기업이 경기부진을 전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2/4분기에는 특히 내수기업(104)뿐만 아니라 수출기업(103)도 100을 넘었다. 업종별로도 기타제조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업황BSI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자동차, 조선·기타운수, 화학·화학제품 등의 업황BSI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상승 기조 3/4분기도 지속 전망기업들은 또 3/4분기에도 경기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4분기 업황전망 BSI도 114로 나타나 경기상승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BSI를 부문별로 보면 제품재고 수준 BSI는 1/4분기 112에서 2/4분기 102로 낮아졌다. 그동안 이뤄진 재고조정과 최근의 판매호조 덕분이다. 재고수준 전망BSI도 101을 기록, 기업의 재고조정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실행 BSI는 72에서 85로 높아진데 이어 3/4분기 전망치도 88로 나타나 설비투자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채산성BSI도 전분기(75)보다 크게 상승한 93으로 나타났다. 금리하락과 매출호조에 힘입어 기업의 채산성 부진이 현저히 완화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채산성 전망BSI는 2/4분기(90)보다 높은 97로 기업의 채산성 부진이 내수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완화될 전망이다.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산업연구원도 최근 자동차 컴퓨터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의 하반기 경기가 매우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10대 주요 업종 가운데 섬유와 철강을 제외한 8개 업종의 경기가 작년 하반기보다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의 경우 생산과 수출은 각각 1백32만대, 77만대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각각 28.2%,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전망은 생산 2백51만대, 수출 1백44만대.컴퓨터는 PC 본체와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교육정보화 관련 수요와 공공수요가 늘어 본격적인 내수회복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생산과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1.0%와 15.9%. 반도체는 두자릿수 수출증가가 예상됐다.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지만 수출물량이 크게 늘 것이라는 관측이다.그러나 경기전망을 장미빛 일색으로만 볼 수 없는 측면도 있다. 대부분 업종의 산업생산 증가는 작년 하반기 경기가 워낙 부진한데 따른 것이다. 생산의 절대수준 자체는 아직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올해 생산물량을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수준과 비교할 때 석유화학(1백12%)과 섬유(99%), 철강(95%), 자동차(89%) 등 4개 업종만이 IMF이전 수준을 넘어섰다.한국은행 조사에서도 2/4분기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84로 전분기(60)보다 크게 상승했지만 제조업에 비해서는 아직 부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한은이 최근 발표한 지난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질 GDP 성장률에 물가상승을 감안한 경상 GDP는 마이너스 1.8%를 기록, 실제 피부로 느끼는 성장률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1/4분기 저축률(28. 4%)도 작년 4/4분기(34.5%)보다 증가율이 둔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