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4분기의 8%대를 피크로 실업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5월 중 실업률은 6.5%로 크게 떨어졌으며, 실업자수도 1백4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제조업 취업자수가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로 반전되고 건설업의 취업자 감소 정도가 둔화되는 등 최근의 실업률 하락에는 경기회복세의 영향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고용 불안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IMF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보이던 임금근로자가 금년 4월이후 소폭이나마 늘어나고 있지만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의 비중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반면 임시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의 증가가 두드러져 최근의 실업률 하락이 정부의 공공근로사업 확대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하반기에도 「실업률 하락속 고용불안 확대」로 특징지워지는 현재의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실업률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고용이 경기를 후행적으로 반영하는데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증대 효과는 하반기들어 더욱 커질 것이다.그러나 실업률 하락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다수 존재한다. 우선 구조조정이 여전히 진행중에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리고 올해들어 근로시간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지만 아직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실정이므로 당분간은 일손이 부족할 때 기업들이 근로시간 연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 또 하반기 들어서도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설비투자가 늘어나더라도 주로 자동화나 합리화 투자 위주로 진행될 것이므로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인력 감축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근로사업도 2/4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축소될 예정이다.특히 하반기 들어 지금보다 노동력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실업률의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경기 위축기에 실망노동자화되었던 인력들이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앞으로 실업률의 하락세가 계속되겠지만 이들 제약 요인들을 염두에 둔다면 하락 속도는 완만하여 하반기 내내 6%대의 실업률이 쉽게 무너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용불안 상황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신규 취업의 상당 정도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단시간 근로자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는 정리해고가 합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업들의 필요에 따라 정리해고가 가능하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할 정도로 해고의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갖추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실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경직적인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양주체가 장기적인 안목을 견지하고 있지 못하며 공생을 추구하는 생산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