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우선주의로 급성장 ... 외국 골프 고나광객 국내 유치도 한몫

여행업은 겉보기와 달리 웬만한 남성들조차 제대로 해내기가 고되다는 사업에 속한다.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다시 입국장을 들어서는 순간까지 한시도 맘을 놓을 수 없다. 게다가 조금의 불평이라도 나온다면 야금야금 손님이 떨어져나가기 십상이다. 특히 골프투어는 관광여행과 달리 골프장부킹 호텔예약 셔틀운행 등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아 가장 까다로운 분야의 하나로 꼽힌다. 이런 여행업계, 그것도 골프투어업계에서 독보적인 자리매김에 성공한 「당찬 처녀사장」이 있다. 골프투어 전문여행사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주)올리브항공여행사의 정금순(36)사장이다.『무조건 여행이 좋았어요. 여행이 좋아 대학도 옮겼고 관광가이드자격증까지 취득할 정도였으니까요.』 여행업에 투신한 동기다. 대학(사학과)에 입학한 후 답사를 다니면서 여행에 매료돼 관광경영학으로 전공을 바꿔 다시 대학에 진학, 아르바이트로 선배들이 설립한 여행사에 가이드로 근무하면서 여행업에 눈을 떴다. 그게 지난 87년. 1년간 아르바이트를 통해 여행업에 확신이 들자 여행사내에 별도법인으로 국내영업부를 세워 운영하기도 했다. 『안되는 게 없이 노력한만큼 충분한 성취를 이뤄 나름대로 업계에서 유명했다』고. 1년간 고생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나 집안사정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건넜다. 뉴욕에서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으나 여행업에 대한 미련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 다시 여행사를 차리면서 골프투어여행사로 본업을 잡았다. 94년의 일이다.『여의도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접하면서 틈새상품으로 발견한 것이 골프여행이예요. 당시만 해도 여행사들이 단골들에게만 간간이 골프여행상품을 소개해주는 것이 전부였어요.』 골프인구가 급증했지만 골프장부킹은 하늘의 별따기로 어려운 게 당시였다. 게다가 골프투어라는 말조차 생소했다. 일단 제주도의 골프장을 대상으로 상품을 개발해 인기를 얻으면서 차츰 일본 등으로 상품을 넓혀 나갔다. 틈새시장에 대한 선점과 함께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함과 고객에 대한 배려로 한걸음 한걸음 성장을 거듭했다. 정사장이 자신의 명함에 대표이사란 직함을 새겨넣은 것도 얼마전이다.전에는 기획실장이라는 직함이 대신하고 있었다. 요즘도 사람을 만나면 「실장」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고객과의 대화에서 편안함을 주기 위해 사장보다는 실장이라는 직함이 낫다고 생각했다』는 말처럼 고객에게 자신을 낮추면서 다가간다. 일단 한번 고객이 되면 철저하게 배려하는 점은 여행업에 투신한 이후 몸에 밴 철칙이다. 골프투어시 부킹이 오버되거나 라운딩도중 불편사항이 제기되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정중한 사과와 함께 요금을 반환해준다. 『그래도 고객의 화가 풀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다시 직접 찾아가 고객에게 사과하며, 사과하러 가는 도중이 가장 떨리고 힘든 시간』이라고. 그만큼 고객을 깍듯이 모신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배려로 『기분좋게 단골이 된 사람도 많다』는 게 정사장의 설명이다.◆ 힘들었던 일 돌이키며 난관 극복정사장의 이런 세심한 면면으로 올리브항공여행사는 설립 5년만에 제주 지사를 세우고 직원도 20여명으로 늘어났다. 실적에서도 국내 골프투어 전문여행사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가 됐다. 제주도 대부분의 골프장과 호텔에서 실적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일본 북해도 오키나와 등을 커버하고 있다. 고객리스트만도 4천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경영자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골프투어가 2명이상이 팀을 이뤄 여행을 떠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가 정사장의 고객들인 셈이다.그러나 골프인구가 늘어나고 사업이 잘된다고 정사장이 항상 순풍을 탄 것은 아니었다. 해마다 나오는 골프투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그랬고, 항공사 스케줄이나 골프장부킹 등 정확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부분들이 어긋나 고생을 했던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정사장의 각오를 새롭게 다져주는 것은 「여행으로부터의 배움」이었다. 『30여개국에 이르는 나라를 여행하면서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견문을 넓혔던 때를 생각하면 힘이 나요. (여행업을)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한두번이 아니지만 「잔뼈」가 굵은 곳이 여행업이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오기가 생기는 거죠.』 이는 정사장의 독특한 스트레스해소법이기도 하다.골프투어업체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정사장은 요즘 또 다른 일거리에 분주하다. 여행업체의 사이버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한 시스템구축과 일본 대만 등 외국관광객들을 국내 골프관광으로 유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지홍보는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에 현재의 영문과 한글안내외에 일어로 국내 골프투어상품을 안내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골프투어 전문 여행사로 부동의 1위를 확고히 하겠다』 는게 「또순이」 정사장이 내비친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