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으로부터 46년이 지난 오늘날 남북의 자화상을 보면 북한은 단지 문제 야기로 세계의 이목을 끌려는 수법에 무모하게 매달려 있고, 한국은 아직도 정경유착, 개인적 충성 의리 등에 기반한 업무 처리 등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또한 한국 상황을 통독의 예와 비교, 예시하는 것은 너무도 순진무구한 단순화이다. 즉 통독전의 동독인들은 지금의 북한인들보다 훨씬 부유했고, 민주사회의 삶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고 있었다. 한국 또한 북한을 포용하기에는 국부나 국가의 제반 규모면에 있어서 통독전의 서독에 한참 뒤져 있는 상태다.◆ 북한 1인당 GDP, 한국의 12분의 1남북한의 경제적 차이 또한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북한의 일인당 GDP는 한국의 약 12분의 1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현경제 상황이 통독전의 동독과 같은 수준의 시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향후 12년간 매년 한국의 경제성장보다 15%가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데 이는 거의 불가능한 수치이다. 통일 전망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대부분 비관적이다.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 한국의 주변국가들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기인,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원하고 있다. 즉, 한국통일로 인한 자국의 영향력 축소, 북한 난민 처리문제, 세력 균형 등이 그것이다. 한국의 입장도 다소 모순적이다. 물론 통일시의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북한 스스로의 정치, 경제 개혁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북한의 급진적 개혁이야말로 한국이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독일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그 첫단계로서 통일에 대한 원칙을 정한다는 것이다. 즉 위기 대처 관련법 제정, 동맹국들과의 막후 접촉을 통해 가능한 수순을 준비하는 것 등이다.또 대통령의 권한을 국무총리, 내각, 국회 등에 이양해 향후 새로이 한국시민이 될 북한인들에게 국가운영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재정면에서도 공공분야의 잉여를 운용토록 해야한다. 재벌들은 문어발식 경영을 중단해야 하고 한국내 외국인 투자자들 또한 시기가 오면 북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고무되고 격려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이러한 개혁에는 물론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이제까지 한국내에서 법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다.그동안 한국은 민주주의와 번영을 구가해왔으나 아직도 나라는 양분화된 채로 있다. 그 누구도 한국의 통일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두개의 한국이 겪어야 했던 고통 또한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고통을 이겨내며 오늘날의 훌륭한 한국이 일궈진 것이다. 통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모든 한국인에게 평화와 번영의 내일이 올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