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네트워크 구축, 정보제공ㆍ시장개척 '미주시장 뚫어'

중소기업들이 수출의 문을 두드리기란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인맥이 별로 없는데다 해외정보에도 어두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업계에서 요구하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잘 몰라 막상 수출에 나섰다가도 우왕좌왕하기 일쑤다.국내에서 상당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해외 시장 개척에 고전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제품은 잘 만드는데 해외사정에 어두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는 대목이다.최근 서울에 사무실을 낸 맷슨 U.S.A(대표 안은경)는 바로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수출 해결사를 자임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미주시장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13일과 14일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에서 미국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는 중소기업 대표들을 모아놓고 수출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기 끌 제품 미리 전해주기도지난 84년 이후 미국에서 의류회사를 경영해온 안대표가 국내에 맷슨 U.S.A 사무실을 낸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대학(숙대 작곡과) 졸업 후 태평양을 건너가 낯설기만 한 비즈니스 세계에 몸을 담으면서 스스로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미국내에서도 제품만 잘 만들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다. 업계의 사정을 꿰뚫고 있어야 하고, 제품을 사주는 사람들(일명 세일즈 렙)과의 관계도 긴밀해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그동안의 노하우와 인맥을 통해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긴 안대표는 본격적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특히 만나는 기업인들마다 자신들의 애로를 호소하며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곤해 결심을 굳혔다. 물론 여기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 이제는 미국에서 한판 승부를 벌여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깔려있었다.현재 안대표가 미국내에 구축해놓은 네트워크는 자타가 인정할 만큼 상당하다.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세일즈렙(독립적인 판매회사)만 미국 전역에 걸쳐 50여개에 이른다. 지난 16년간 고생하며 쌓아온 성과물인 셈이다. 이들과는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고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주기도 한다.안대표가 국내에서 중소기업인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주 다양하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미국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이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유행하는 디자인과 색깔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미국 경제 전반의 흐름은 어떤지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또한 상품 가격에 대한 정보와 현지 바이어의 선호도 등도 알려준다. 이와 함께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인기를 끌 제품에 대한 소식도 빼놓지 않고 전해준다.또 다른 하나는 수출업무 대행이다. 사실 변변한 수출팀이 따로 없는 중소기업이 수출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란 무척 어렵다. 절차가 까다로운데다 각종 필요한 서류를 은행 등 관계 기관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하다가는 타이밍을 놓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하지만 이런 것들은 어찌보면 기본적인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은 시장개척이다. 중소기업인들을 대신해 미국 현지의 바이어들을 직접 접촉해 오더를 따내는 일을 대신해준다.현지사정에 어둡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중소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안대표를 비롯해 미국 현지의 전문인력을 가동해 섭외를 해주는 것이다. 또 정기적으로 트레이드 쇼(trade show)를 열어 국내 기업인들과 현지 바이어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회원제 운영 … 꼭 필요한 정보 제공맷슨 U.S.A는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을 모아 이들을 상대로 앞서 설명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를 대행해주고 있는 것이다. 회사 실무진이 처음에는 다른 방법도 생각해봤으나 엄선된 정보를 꼭 필요한 기업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회원제로 이끌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흔히들 한국상품은 일제에 비해 질이 떨어지고 중국제품에 비해서는 비싸다고 한다. 국제적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안대표는 이런 의견에 반기를 든다. 절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 반대로 일제에 비해서는 가격이 싸고 중국 상품과 비교하면 제품의 질적인 면에서 앞서 있단다.안대표가 『노력만 기울이면 국산이 미국시장에서 얼마든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거나 정보가 부족해 미국시장이 멀게만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신감을 갖고 각종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을 두드리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02)564-8974★ 인터뷰 / 안은경 대표"컬러 등 현지인 취향 맞춰 수출"▶ 미국 판매시장의 특성은.미국은 마케팅의 나라다. 모든 제품은 판매망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판매망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제품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사장되고 만다.▶ 미국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평가는.상당히 긍정적이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잘만 만들면 파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아이디어가 괜찮고, 디자인만 독특하면 판로를 개척하는데는 그리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홍콩이나 중국과 거래했던 바이어들이 가격 문제 등 각종 잡음 때문에 한국에 거래선을 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바이어들이 생각하는 한국제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디자인과 색깔이라고 본다.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취향이 다르다. 따라서 수출을 하기 위해 상품을 만들 때는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국산의 가격 경쟁력은 어떻다고 보는가.세계 각국에서 값싼 제품이 많이 밀려들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값비싼 원료를 수입해 만드는 제품은 별로 경쟁력이 없다. 그것보다는 한국내에서 생산되는 원료로 만들어 수출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