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인이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온다는 점을 고려해 우산을 팔기로 작정했다. 그는 비수기인 가을에 우산을 대량 사들였으나 여름철에 비가 오지 않아 우산을 제대로 팔지 못했다. 이듬해 그 상인은 햇볕이 쨍쨍 내리쪼이면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가 많이 팔릴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해에는 비가 많이 내려 빙과류는 잘 팔리지 않아 손해를 보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가게를 나누어 우산과 아이스크림을 모두 팔기로 마음 먹었다. 비가 오든 햇볕이 쨍쨍 내려쪼이든 일정한 매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자산관리를 설명할 때 흔히 인용되는 일화다. 투자자는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줄이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나타내는 사례다. 분산투자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보통 분산투자의 대상은 금융상품, 증권, 부동산 등 3가지 부문이다.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이 3가지 자산에 각각 3분의1씩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리스크를 줄이면서 좀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투자비율을 달리해야 한다. 물론 분산비율은 투자환경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정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란 개념의 자산운용이론이 생겨난 것도 리스크를 좀 더 낮추고 수익을 좀 더 올리려는 연구에서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최근 국내에서도 포트폴리오의 구성에 따라 수익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나타내는 분석자료가 나왔다. 대신증권이 올 상반기 주식, 채권, 예금, 금 등 재테크 대상의 투자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주식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주식투자는 지속적인 주가상승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대비 50.3%,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1백35%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예금과 금의 수익률은 각각 7.50~8.5%와 마이너스 7.63%를 기록했다. 투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도 중요하지만 투자환경에 따라 투자비율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얘기다.최근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도 투자환경이 예전과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은 더욱 높아지고 투자상품도 한층 다양해지면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는 IMF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IMF 직후 투자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당황했다. 금리가 폭등하고 환율이 껑충 뛰었다. 그래서 돈을 가진 투자자는 고금리의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적금이나 공사채형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에 묻어만 둬도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정부가 저금리정책으로 선회하자 주식투자가 주요 투자대상으로 바뀌었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증권시장이 활황세로 돌아서자 너나할 것없이 주식투자에 나섰다. 이때에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거의 종목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큰 물줄기를 따라 투자하면 바로 돈을 버는 세상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남을 따라가면 돈을 벌 수 있었다.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의 조짐은 투자대상과 변수가 좀 더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투자할 때 금리나 환율 이외에도 인플레 등 여러 변수가 대두되고 있고 이들 경제변수의 변동폭도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대상도 좀더 세분화되고 있다. 증권의 경우 주식과 채권은 물론 이들에 대한 투자상품인 뮤추얼펀드 그리고 벤처펀드 등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투자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투자자들로서는 투자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분산투자를 해야하지만 투자수익률을 좀 더 높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분석과 치밀한 전략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