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변동성 위험 집중 관리 ... '예상 가능 위험'은 적극 활용
『주식편입비율의 조정을 통해 주가하락의 위험을 방지한다.』(장인환 현대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3팀장)『주가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적은 우량 종목들에 투자한다.』(이채원 동원투자신탁운용 수석운용역)『회사차원에서 마련한 계량적 모델에 근거한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관리한다.』(이창훈 삼성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국내 투신사의 간판급 펀드매니저들이 주가하락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들이다.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수익률 변동성(volatility)에 대처하는 각양각색의 방식들이다. 이들은 고객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기 때문에 원금을 까먹는 위험(down side risk)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원금손실은 개별기업의 부도로 주식이 휴지조각되면서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중동전이나 중국위안화의 평가절하 등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이처럼 예상가능한 위험도 있지만 불가항력적인 위험도 부담한다. 이러한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 도입장인환 팀장은 주가상승을 확신하면 약관상 최대 한도까지 주식을 사들인다. 반대로 약세장이라고 판단되면 주식을 되판다. 주가지수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주식비율의 조정을 통해 주가하락에 대응하고 있다. 이같은 리스크관리전략은 정확한 장세판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장팀장은 실제로 국내 펀드매니저중에서 가장 시황을 잘 읽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장세예측(Market timing)은 자칫 판단이 틀릴 경우 손실을 보거나 경쟁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할수도 있다. 펀드매니저가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이다.이채원 동원투신 수석운용역은 장인환 펀드매니저와 완전히 대비된다. 단기적인 시황은 완전히 무시한다. 대신 저평가된 종목들에 투자하는 것으로 수익률 변동위험을 관리한다. EPS(주당순이익) PER(주가수익률) PBR(주당순자산가치) 등 투자지표가 동종업종이나 시장평균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그런 다음 목표가격대까지 기다린다. 일시적인 주가의 하락에는 상관치 않는다는 전략이다. 세계경제흐름이나 거시경제동향 등을 판단한 후 유망종목들을 발굴하는 하향식(Top down)방식이 아니라 철저히 저평가된 개별기업을 찾는 상향식(Bottom up) 방식이다. 시황과 무관하게 일정한 목표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전략이라고 이 수석운용역은 강조한다.이창훈 삼성투자신탁운용 팀장은 「펀드매니저는 이름 그대로 펀드를 관리하는 전문가」라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회사차원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따라 업종별 편입한도와 편입종목 등을 결정할 뿐이다. 선진국 시장과 국내 주식시장의 경험을 분석한 모델에 근거해서 투자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이팀장은 시장 포트폴리오에 맞춰 60개 종목으로 운용한다.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등 시장비중에 맞게 편입한도를 결정한다. 특정 업종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팔아 차익을 실현한다.펀드매니저들이 부담하고 있는 위험은 비단 수익률 변동 위험뿐만 아니다. 고객재산의 선의의 관리자로서 고도의 직업적 윤리의식을 갖출 것을 요구받고 있다. 고객재산으로 부당한 사적 이윤을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펀드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거래를 단속하겠다는 것도 이같은 사정에 기인한다.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은 이같은 외부시선에 대해 『과거에는 일부 작전세력과 결탁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엄두도 못낼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펀드운용 실적이 좋으면 수억원을 거머쥘 수 있는데 굳이 위험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는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펀드투자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을 수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위험을 무조건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가령 고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성장형펀드, 안정성을 추구할 경우에는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펀드에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한 수용태도를 명확히 밝혀야 펀드매니저들의 방어대책도 명확해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인터뷰 / 한광교 현대투신운용 컴플라이언스팀 이사"고객 신뢰감 얻기 위해 노력"한광교 현대투신운용 컴플라이언스팀 이사는 『단순히 수익률 변동성만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매니저들이 고객에게 약속한대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다. 단순히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내돈을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국내 투신사중 최대 규모의 주식형펀드 자금을 운용하는만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도록 펀드매니저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컴플라이언스팀에서 어떤 리스크(Risk)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가.『고객자산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회사의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위험을 점검한다. 만약 어떤 일이 발생한다면(What if)이라는 가정 아래 다양한 리스크를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익률 변동성 위험뿐만 아니라 윤리위험(ethic risk) 회사명성(reputation risk) 판매리스크(sales risk) 등 다양한 위험을 체크하고 예방책을 세운다. 판매직원들이 실적에 급급해서 과도한 실적배당상품인데도 마치 확정금리상품인양 판매하는 것도 감독대상이다. 이처럼 고객들의 재산을 위탁관리하는 회사의 이미지가 손상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고객재산으로 사적이윤을 취할 수도 있는데 방지책이 있나.『솔직히 과거에 일부 펀드매니저가 고객돈으로 주식을 매매하기 전에 차명계좌를 통해 미리 사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이같은 행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펀드의 거래내역이나 보유종목을 살펴보면 펀드매니저들이 사익을 추구하고 있는지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펀드매니저에게 펀드정보를 상세히 밝히도록 요구한다. 특정종목을 과도하게 사들이면 이유를 듣고 합당하지 못하면 팔도록 한다.』▶ 회사 차원에서 펀드매니저에게 요구하는 자산운용 지침은.『추가형펀드는 고객들이 일정 수수료만 내면 언제든지 투자금액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을 가장 중시한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거래량이 부족하면 가급적 편입하지 말라고 권한다.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의미다.또한 펀드매니저들이 과도하게 단기적인 주가흐름에 편승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펀드매니저는 내재가치가 뛰어난 기업들을 발굴해서 중장기 투자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가급적 단타매매를 하지 말도록 요청한다.』▶ 외국 뮤추얼펀드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 내역을 인터넷 등에 상세히 공개하고 있는데 투명성강화차원에서 도입할 계획은 없는가.『외국사처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분간 시장에 미칠 여파나 경쟁업체의 준비상황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수준에서 공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듯 계열사의 주가조작이나 편법적인 특혜로 자금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투자자들과 감독기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선두업체라 투명성면에서는 다른 회사보다 낫다고 자부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