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연계, 새로운 투자법 선도 ... 채권투자에 탁월한 감각 지녀

현대증권은 지난 3월19일 표면금리 5%와 전환가격 1만6천5백5원인 CB(전환사채)를 공모했다. 청약대수는 5대1 정도. 당시 현대증권의 주가는 1만9천9백원를 기록하고 있었다. 청약당일만 하더라도 유상증자와 주식배당이 포함돼 있던 이 CB는 유상증자와 주식배당을 실시한 뒤 전환가격이 1만4천8백47원으로 변경됐다. 7월2일 현재 현대증권의 주가는 4만원. 따라서 현대증권이 발행한 이 CB에 청약한 투자자들이라면 3개월반만에 무려 1백6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지난 3월초 고객들에게 현대증권이 발행한 이 CB를 투자자들에게 추천해 주어 단시일에 고수익을 안겨준 사람이 있다. 바로 채권트레이더인 이경로 한화증권 영업부장. 2년전부터 영업팀장을 맡은 그는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살린 투자를 전문적으로 상담해주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채권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살려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줌으로써 새로운 투자법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이제 그를 만나려는 사람들로 인해 사무실은 조용할 시간이 없다.◆ 전환사채(CB) 유통물량 확대 예상요사이 채권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의 활황을 배경으로 주식과 연계된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이부장은 밝힌다. 순수한 채권으로는 금리가 한자리수에 머물러 세금을 제외하면 수익이 더욱 낮아지기 때문이란다. 이에따라 주가와 연동돼 있는 CB의 유통물량이 채권시장의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CB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안정성이다. 게다가 주가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차익도 챙길 수 있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주가가 계속해서 전환가격을 밑돌 경우에는 만기에 가서 표면금리만큼 수익을 챙기면 된다. 주식투자에 위험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간접투자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유상증자시 공모주는 배정비율이 낮지만 CB는 다소 높은 발행가격에도 불구하고 배정비율이 월등히 커 전체적으로는 CB의 수익이 높을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이부장은 개인이나 법인이나 자산을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원금의 안정성과 자산의 유동성 그리고 투자자산에 대한 수익률로 요약된다고 할 때 CB같은 채권은 이러한 점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상품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CB에 대한 투자도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하다. 금리와 주가에 대한 정확한 예측력과 물동량의 수급관계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CB는 주가가 아무리 뛰더라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면 발행가를 밑돌아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앞으로 국내에서도 채권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이부장은 전망한다. 채권시가 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채권의 거래량이 늘고 다양한 채권상품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IMF이후 한국도 정부의 대규모의 국채발행을 계기로 채권의 종류와 물동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도 대규모의 공공투자를 추진하면서 채권시장이 발달했다고 한다. 60년대 존슨 미대통령은 「위대한 사회건설」을 기치로 내세웠는데 복지사회 구축에 들어가는 공공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또한 70년대 오일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기활성화대책의 일환으로 공공투자를 크게 늘렸으며 이때에도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이부장은 IMF란 과도기가 지나가면 채권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기업들이 신규투자에 나서면서 회사채 등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더욱이 현재 유통되는 채권의 크기도 일정한 크기로 바뀌고 5년물 10년물 15년물 등 거래의 지표가 되는 표준물도 등장할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이 어엿한 투자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기·종목 선택 중요채권에 대한 투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시기와 종목선택이 중요하다고 이부장은 말한다. 특히 투자시기의 판단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각에 기초한다고 말한다.이부장은 지난 82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한화증권(옛 제일증권) 법인영업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법인영업부는 법인들을 상대로 주식과 채권을 사고 파는 영업 일선부서로 여기서 이 부장은 몸으로 부딪치며 채권영업을 배워나갔다. 또한 일본의 다이와 증권과 오카상증권의 국제영업팀에 파견돼 선진국들의 채권투자기법을 체계적으로 익혀나갔다.당시 채권영업사원은 일반영업사원과 마찬가지로 대인관계를 위주한 말그대로 영업맨으로 인식돼 일반사원들은 채권업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이 움트기 시작하면서 기회가 다가왔다. 법인영업부의 채권영업이 별도의 사업부문으로 독립하면서 이부장은 92년에 채권 업무만을 취급하는 채권팀의 부서장을 맡게 되었다.최근 젊은 증권맨들 사이에서는 채권트레이더가 큰 인기 직종이란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다 전문가들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IMF 이후 억대의 연봉자가 수두둑한 것도 젊은 증권맨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이 부장은 진정한 채권 트레이더가 되려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밑에서 적어도 3년 이상 현장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론만으로는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실제 채권거래에서는 이론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마인드가 크게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