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매수로 주가 차별화 유도 ... 투자 앞서 기업 실적 관찰해야

흔히 실적장세라는 말이 있다. 주식가격이 기업의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요즘 부쩍 언론에 오르내리는 「실적장세」는 어떤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을까. 그전까지의 주가는 실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는 말인가. 증시 흐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들은 당연히 이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결론적으로 요즘 「실적장세」라는 용어는 「유동성장세」와 대칭되는 개념이다. IMF사태 이후 나락에 빠졌던 종합주가지수를 1천포인트까지 끌어올린 것은 시중의 풍부한 돈이었다. 저금리로 갈곳을 잃은 자금들이 증시로 몰리면서 수요초과 상태가 지속됐던 것이다. 이따금씩 증시 관계자들이 가파른 주가상승을 경고했던 이유도 실적의 뒷받침이 없는 유동성장세의 위험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사실 돈의 힘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야말로 거품에 취해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단기간의 조정을 받을 뿐 크게 떨어질 조짐은 없다. 왜냐하면 기업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기업들의 경영실적은 1천포인트라는 주가수준이 적정하다고 느껴질 만큼 좋아졌다. 창사 이래 사상 최고의 이익을 냈다는 회사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상당수의 관리종목들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따라서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전환된다는 의미는 경영실적이 좋은 기업들로 순환매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유동성 장세가 무차별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모든 종목의 주가를 골고루 올린다면 실적장세는 선별적인 매수를 통해 주가의 차별화를 유도하게 된다.◆ ‘손익계산서’ 보고 경영실적 파악이렇게 보면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지녀야할 태도는 명확해진다. 투자에 앞서 기업의 실적을 관찰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경영실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손익계산서다. 상장기업들은 1년에 두 번씩 경영실적을 반드시 공표한다. 매년 12월에 결산하는 기업은 상반기 실적과 1년 실적을 발표해야 한다.손익계산서를 볼 때는 세가지 항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매출액 경상이익 순이익등이 그것이다. 우선 매출의 경우 전기보다 얼마나 증가했느냐를 봐야 한다. 매출액 증가율이 높을수록 그 기업의 성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매출액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실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비용이 많이 들거나 기업의 이자부담이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경상이익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경상이익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다 영업활동외에 얻은 이익과 손실 등 영업외수지를 합친 것이다. 만일 빚이 많아 엄청난 이자가 나갔다면 영업이익이 아무리 많아도 경상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상이익에서 특별손실과 법인세를 뺀 것이 당기순이익이다. 기업이 최종적으로 거둬들인 이익인 셈이다.그러나 경상이익이 적더라도 특별이익이 많으면 순익은 늘어날 수도 있다. 특별이익은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등을 팔아 챙긴 이익을 가리킨다. 최근 부동산이나 코스닥 출자기업의 주식을 매각한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유도 특별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