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원유가격이 6월부터 오름세가 계속되어 최근 브렌트유 기준으로 18달러대를 넘어섰다. 여름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원유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산유국들이 지난 3월에 합의한 감산이 지켜지고 있고 아시아 경제회복으로 수요도 늘고 있는 때문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원유가격은 여기에서 더 큰 폭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산유국의 감산 목표 유가가 18~20달러여서 이를 초과상승하면 감산 이행률 하락, 유휴설비의 재가동, 이라크의 수출재개 등 공급확대 요인이 잠재되어 있다. 수요면에서도 세계경제가 아직은 고유가를 감당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달러대에 멈추더라도 원유가격은 연초대비해서는 80%나 오른 수준이고 연평균으로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오르는 것이 된다.이번 원유가 상승으로 나프타분해설비를 가진 석유화학업체의 판매 마진은 적어도 3/4분기에는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표 참조) 그러나 나프타를 직접 원료로 하지 않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본다. 이는 원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같은 비율로 상승하지만 석유화학품의 가격은 3/4분기중에 약세가 예상되어 나프타가격 상승을 석유화학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나프타가격은 원유가격과 완전 연동하여 움직이지만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가격수준과 수급구조의 차이로 인해 석유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원유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한편 국제석유화학시황은 3/4분기가 비수기인데다 2/4분기중 정기보수에 들어갔던 설비들의 가동으로 공급이 늘어나 약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성수기에 속하는 4/4분기에는 석유화학시황도 다시 살아날 전망이다. 이때에는 원료비 상승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유업체 주가 영향 적어이번 원유가 상승은 가격이 20달러를 크게 넘지 않는 한 정유업체의 판매마진이나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는 우선 판매마진면에서 정유업체들이 지금까지 원유가격 변동을 제품가격에 모두 전가해 왔고 이미 국내 유가결정방식이 자율화되어 정부가 새로이 유가결정에 개입할 여지도 작다. 또한 수요 민감도도 적어 원유가 상승은 대부분 제품가격에 흡수될 것이기 때문이다.또 수요면에서도 △ 산업용 수요는 경기회복국면에서 가격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 가격변동에 민감한 가정용 수요도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주소비 유종의 생산자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가 50~3백40%나 되며 △ 생산원가중 원료비 비중도 40% 정도여서 원유가격 상승이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폭은 그만큼 작다. 게다가 정부가 세금인하 등을 통해 제품가격 상승폭을 완화할 수도 있어서 이번 유가상승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번 원유가격 상승은 석유화학업체중 주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가진 석유화학업체의 판매마진 감소를 가져오므로 호남석유화학, 한화종합화학, 대림산업 등 NCC업체들의 주가에도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LG화학은 NCC를 자회사로 갖고 있고, SK는 나프타를 자급하므로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으며, 나프타를 직접 원료로 하지 않는 다른 석유화학업체들도 원료비 상승 효과가 적어 원유가 상승이 주가에 직접적인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정유업체들도 마찬가지 이유로 이번 원유가 상승이 주가에 주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