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이네트는 「인터넷 비즈니스」분야에서 가장 잘 나가는 벤처기업에 속한다. 이회사가 인터넷 접속서비스를목적으로 설립된 것은 94년8월. 모든 벤처기업이 그렇듯이 회사의 출발은 초라했다.자본금 4억원에 직원은 6명에불과했다.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이회사는 한국 벤처기업의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외형적인지표만을 놓고 볼 때 성장속도는 무한질주 그 자체다. 초창기 5천여명에 불과했던 가입자수(기업 및 개인포함)는올 상반기 현재 3만4천2백여명으로 늘어났고 94년 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98년 2백억원으로 무려 50배나 증가했다.올들어서도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중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한데 힘입어 1백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이 추세대로 간다면 올 매출목표액 2백6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 이렇게 될 경우 아이네트는 창사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외형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알찬벤처기업이 되는 셈이다.◆ 콘텐츠사업 등 확장 유혹 뿌리쳐인터넷 전문기업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타고 있는 아이네트를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허진호사장(38). 그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83년)한 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휴먼컴퓨터와 삼보컴퓨터에서 근무하다 창업, 30대후반의 젊은 나이에 직원 1백40명을 거느리는 사장으로 변신했다.그가 이처럼 젊은 나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빌게이츠처럼 「생각의 속도」가 남들보다 빨랐기 때문.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사업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93년 당시 국내여건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인터넷」이라는 용어 자체가생소할 때였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 또한 그리 많지 않았다.『당시 미국에서는 인터넷 상용서비스업이 한창 붐을 이루고있었으나 국내는 그렇지 못했어요. 몇몇 회사에서 상용서비스를 준비중이라는 이야기만 들릴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더라구요.』삼보컴퓨터 네트워크 솔루션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그는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창업대열에 합류했다. 「대기업에서 해도 별로 승산이 없는데 왜 굳이 하려고 하느냐」고 주위의 반대도만만치 않았으나 그는 밀어붙였다. 평소 벤처기업을 하고 싶은꿈을 저버릴 수 없는데다 비록 그 길이 험난해도 생각이 빠르면 그만큼 승부는 빨라서였다. 「인터넷 전도사」라는 별명은이때 생겼다.「생각의 속도」 못지않게 전문경영인을 빰치는 노련한(?) 경영전략도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요인이다. 창업이후 일관되게유지해온 경영전략은 핵심역량 집중. 그가 인터넷 접속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는 다양하지않았다. 그러나 95년 인터넷붐을 타고 콘텐츠사업, 전자상거래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생겨났다.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이런 사업분야도 앞으로 전망이 있는만큼 시작해보자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이 유혹을 뿌리쳤다. 95년손을 댔던 홈페이지 제작사업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사례다.『당시에는 기업은 물론 개인들 사이에서 홈페이지 제작붐이일어 이 분야에 너나없이 뛰어들 시기였어요. 그러나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별도의 회사를 차릴 정도의 돈과 인력을 투입해야 했습니다.』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허사장은 이 사업부문에서 철수하고 경영역량을 인터넷 접속서비스에 집중했다. 사업의 승산은 주력분야에 집중,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데서 판가름나서였다.이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95년 이후 대기업들이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에 진출했으나 아이네트를 이기지 못했다. 덩치도 작고 기업나이 또한 5년밖에 안된 아이네트가 한국통신, 데이콤등과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것은 핵심역량 집중전략이 큰 힘이 됐다고 허사장은 말했다.허사장은 이와함께 직원들이 일을 재미있게 미쳐서 할 수 있는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았다. 다른 사업과는 달리 정보통신분야는 일에 재미를 느끼지 않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어서다. 회사의 장기플랜과 관련된 사항을 제외한 모든 결재권한은 팀장 및 실장에게 넘기고 대신 남은 시간에 팀과 실을 돌며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지원해주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있다.◆ 미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마련『우리 회사에서 허용이 안되는 것이 두가지가 있어요. 동문회와 여직원회입니다. 이런 모임은 조직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있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의 직원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봉급 또한 일한만큼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직원들의 친목활동에 대해 경비의 50%를 지원해주고 그가 올들어 성과급제도와 스톡옵션제를 도입한 것은 이런 차원에서다.잘 나가던 허사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지난해 IMF구제금융에 따른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금난에 몰려 회사운명이 극히 불투명했다. 그는 이 위기를 정공법으로 돌파했다. 세계적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인 미국PSINet에 회사를 3천4백만달러(당시 환율기준 4백40억원)에 파는 「결단」을 내렸다. 40% 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 좋은 조건으로 팔았다. 재미교포 김종훈씨가 유리시스템즈를 루슨트테크놀러지사에 팔아 「큰나무」 밑에서 재도약에 나서고 있듯그 역시 이 방법을 택한 것이다.『인터넷 비즈니스가 국경을 초월, 보편화되고 있고 회사 또한살아남기 위해서는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했습니다.이런 차원에서 경영권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일을 재미있게 해 그 분야에서 1등이 되면 그만 아니에요.』그는 이런 글로벌 룰에 입각한 경영마인드를 갖고 아이네트를21세기 종합 정보통신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