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희망에 부풀어 있다. 정부가 최근 오는 2001년부터차세대 디지털TV 방송을 시작키로 결정해서다. 디지털TV의상업방송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새 도약을의미한다. 이들은 디지털TV수상기와 관련제품 부품 등의 생산을 통해 전자 산업구조를 재조정하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TV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중요한 전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디지털TV 시장성은 어느 정도인가특히 우리 산업계는 디지털TV를 21세기 수출한국의 최선봉제품으로 보고 80년대말부터 10년이상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그러나 정작 이 분야 산업발전과 수출의 지렛대로 작용할 국내방송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금까지 드라이브를 걸지못했다. 이번 방송시기 확정은 가전산업 수출에 더 큰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세계 가전시장에서는 이미 디지털 TV 혁명이 시작됐다. 세계처음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을 시작한 미국을 비롯, 유럽 일본등이 시험방송에 들어갔거나 준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2006년까지 디지털TV의 세계시장은 수량으로 1억8천8백71만대,금액으로 3천7백74억달러(대당 2천달러 기준)에 이를 전망이다. 2001년 방송이 시작되는 한국시장도 엄청난 규모로 예상된다. 2001년 40만대,2002년 76만대,2003년 1백22만대로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06년까지는 9백15만대,22조원 가량의 신규시장이 조성될 전망이다.특히 현재 국내에 보급된 2천만대의 아날로그 TV가 디지털TV로 모두 대체될 경우 시장규모는 48조원 정도로 추산되고있다. 가전산업에 새로운 엘도라도가 기다리는 셈이다.가전업체들은 디지털TV의 이같은 시장창출 효과를 내다보고이미 수출주력상품으로 키우기 위한 준비를 끝내놓고 있다. 업체들은 올해중 1만7천대 7천9백만달러, 2001년 79만5천대 27억5천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2005년 수출액은 98년 아날로그TV 수출의 16배,가전제품 전체 수출액의 3배인 1백6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는 국내 업체들이 이미 디지털TV 미국과 영국 등 해외로수출하기 시작함으로써 초기시장을 선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일본 등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축적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체들은 앞으로 4~5년내에 적게는 세계 디지털TV시장의30%,많게는 40%까지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실제 기술개발수준은 어떤가가전업체들은 디지털TV 관련 기술개발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근거는 여러가지에서 나타난다. LG전자는 디지털TV 핵심 칩 세트를 96년 10월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데 이어 2세대와 3세대 소형화를 추진중이다. 이 칩의 일부는 일본의 샤프사 등에 제공돼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LG는 64인치 한국형 디지털TV 개발도 마치고 최근 시판에 나섰다. 미국 수출도 최근 들어갔다.삼성전자도 98년에 세계최초로 디지털TV의 양산체제를 갖춘회사로 등록됐다. 또 그해 11월엔 이 디지털TV를 세계 최초로미국 시장에 내놓고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은 디지털TV 개발과 관련 특허만도 1천7백건 정도를 확보해 전세계에 출원중이다. 두 회사는 기존 아날로그 TV와 연결해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있는 디지털셋톱박스도 개발해 시판중이다.이와함께 디지털T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화면표시장치가 될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나 TFT-LCD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등의 박막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상당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LG전자는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가 미국형 디지털TV 변조기술(8VSB) 특허를 갖고 있어 원천기술 보유업체로 꼽힌다. 전세계 회사들이 미국형 디지털TV를 만들 때마다 특허료를 내야한다는 얘기다.디지털TV의 보급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LG전자가 국내에서 현재 예약판매를 하고 있는 64인치 디지털TV 가격은무려 1천6백90만원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55인치 프로젝션 방식 HD(고선명)디지털TV는 8천달러 선이다. 미국에서 디지털TV방송의 확산속도가 늦어지는 제1의 이유로 이같은 높은 가격이 꼽히고 있다.업계는 아직도 디지털TV가 초기단계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수출이 확대되고 국내에서도 보급이늘면 원가를 낮출 수 있어 2001년엔 5백만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격은 현재 시판되고 있는 52인치 아날로그 프로젝션 TV(5백70만원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현재주류 디지털TV인 프로젝션방식보다 작은 브라운관 방식의 보급형제품이 나오면 가격을 3백만원 미만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시장 창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