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의 성격, 국적, 투자철학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단일 범주로 파악해서는 안된다.』(마쓰모토 사토시 다이와증권 지점장)『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기업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모비우스 템플턴에셋 매니지먼트 사장)외국인투자자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한국을 떠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국내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답변이다. 마쓰모토 사토시 다이와증권 지점장은 한국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글로벌펀드, 아시안지역펀드, 미국계펀드, 유럽계펀드, 홍콩계펀드 등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단일 범주로 파악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실제로 지난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을 형태별로 보면 투자회사 기금 증권 은행 보험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투자회사로는 피델리티 캐피털 템플턴 타이거 등이 있다. 기금으로는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등이 국내 증시에 투자했다.이들은 선호종목 투자패턴 운용전략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피델리티 캐피털 템플턴같은 뮤추얼펀드는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 등 상장주식에 투자한다. 반면 IFC 로스차일드 리젠트그룹 등은 사모주식(Private equity)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들이다.이들의 투자패턴은 투자철학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자산가치나 수익가치 등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주가가 저렴할 때 사서 비쌀 때 매도한다. 타이거 펀드, 캐피털펀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반면 순익증가나 매출증가 등 성장성을 중시하는 펀드도 있다. 이들은 매년 순익(매출)이 30% 이상 증가하거나 연차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을 발굴해서 투자한다.또한 헤지펀드라고 하더라도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방식에도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면 하향식(Top Down)방식을 선호하는 소로스펀드가 있는가 하면 상향식(Bottom Up)으로 투자종목을 발굴하는 타이거펀드도 있다.◆ 단일 범주로 외국인 투자자 설명 한계이같이 다양한 외국인 투자자를 단일 범주로 설명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는게 증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마쓰모토 사토시 지점장도 『현재 다이와 증권을 통해 주식을 매도하는 고객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계 기관투자가들』이라고 밝힌다. 1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일본계 고객들은 여전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한국 증시의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인 템플턴그룹의 모비우스 사장도 주식을 장기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실적에 비해 단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에 계속 투자할 방침이라고 들려준다.국내 증시전문가들도 통계적으로 나타나는 외국인 순매도를 보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증권거래소에서 발표하는 순매도 금액은 유통시장에서서 주식을 사고 판 금액에 한정된다. DR(주식예탁증서)나 유상증자금액 등 발행시장의 투자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아직은 순매수 우위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한국통신 포항제철 등의 DR를 인수하기 위해 거래소시장에서 주식(원주)을 매도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한다.또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우위가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원인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말 현재 시가총액의 17.1%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보다 사고 파는 빈도수(매매회전율)가 적고 보유기간이 긴 편이다. 이같은 특성으로 이들이 직접적으로 주가등락을 결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한국경제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보고 내재가치가 뛰어난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매매하기 때문에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개인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줘 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그러므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에 과잉반응하는 것도 기관투자가들의 영향력이 증대된 국내 증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전략과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을 이해하는 것은 투자위험을 줄이고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지름길이라는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