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삼양제넥스 등 ... 대우 구조조정 후 1~2개월뒤 상승국면될 듯
성공한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써서 베스트셀러가 된 미국의 존 트레인(John Train)은 성공한 펀드매니저들의 공통점을 시장반대론자(Contrarian)로 결론짓고 있다. 주식시장이 극도로 침체되어 있을 때 과감히 사고 일반투자자들이 열광할 때 파는 전략을 취한 펀드매니저들이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는 얘기다. 길게 보면 「주식시장 주변이 유혈로 낭자할 때」가 주식을 사기에 가장 안전한 시기이며, 「모든 것이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때」가 바로 가장 위험한 때이기 때문이다. 『대포소리 요란할 때 사고, 승리의 나팔소리 들릴 때 팔아라(Buy on the cannons; sell on the trumpets)』는 프랑스의 투자격언이 이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돌이켜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2백80포인트까지 추락했던 작년 9월이 주식시장에 유혈이 낭자하고 대포소리가 가장 컸던 시기다. 당시 우리나라가 발행한 해외증권의 가산금리가 폭등하고 국내은행의 부실이 급증하여 투자자들 사이에 제 2의 외환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팽배했다.반면 지난 7월 초순 주가가 1천포인트를 돌파할 때는 정반대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과 저금리로 상장기업의 이익이 급증하고 금리가 낮아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물밀듯이 몰려오고 있었다. 여의도는 거리마다 승리의 나팔소리가 드높았으며 멀지않아 1천2백~1천3백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신문을 메웠다.주식은 다음에 더 높은 가격으로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오르는데 주식을 살만한 사람이 거의 샀다면 아무리 좋은 호재가 나오더라도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소의 한쪽 끝이 올라간다고 해서 모두가 그쪽으로 가서 앉으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계속된 주가상승으로 시장을 낙관한 나머지 일반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7월 초순이 이런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된 시점에서 대우그룹의 유동성문제마저 불거져 나와 당분간 주식시장은 조정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엔화강세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계속 팔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투신사로의 자금유입 규모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국가경제의 현안인 대우그룹의 구조조정도 부채규모가 커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물론 시야를 넓게 보면 「저금리, 저물가, 고성장」이라는 주가가 오르기에 가장 좋은 경제여건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대우그룹의 구조조정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1~2개월 정도의 조정 후에는 다시 대세상승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력 높은 성장주 ‘투자 매력’ 여전단기적으로 예상되는 조정국면에서는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구조조정을 잘 해서 수익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우량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같다. 시중의 여유자금이 홍수처럼 주식시장으로 몰려든 금년 상반기의 상황에서는 시가총액이 큰 대형 우량주의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투신사 역시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돈이 들어오면 시가총액이 커서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에 영향이 크고 물량 확보가 쉬운 「빅 5」(삼성전자, 한국전력, 한국통신, 포항제철, SK텔레콤)를 비롯한 대형 우량주를 먼저 매수했다.그러나 7월 중순부터 금리상승과 대우그룹 쇼크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대형 우량주에 대한 수요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그동안 시장에서는 소외되었지만 독특한 기술을 보유하여 성장성이 높거나 수익성과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대형 우량주를 펀드에 많이 가지고 있는 투신사의 입장에서도 이제는 우량 중소형주에 대한 탐색 매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우량 중소형주는 크게 성장주(growth stock)와 가치주(value stock)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로는 미래산업, 광전자, 콤텍시스템, 팬택, 하이트론시스템즈, 자화전자, 코리아데이타시스템, 다우기술, SJM, 공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매출액과 순이익의 증가율이 높고 기술력이 높은 성장주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가 높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수익성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중소형주로는 삼양제넥스, 대한제분, 레이디가구, 선창산업, 대웅제약, 유한양행, 환인제약, 한국화장품, 한국포리올, 한일철강, 한국전자, 창원기화기, 계룡건설 등을 추천한다. 이들은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자산가치가 높거나 구조조정을 잘해서 수익력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 회사다.미국의 경우 1926년 이후 소형주의 연평균 주가상승률이 12.7%로 대형주의 상승률 11%를 상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회복기에는 소형주의 주가상승률이 높았으며 반대로 경기하강기에는 대형주의 주가가 소형주보다 덜 떨어졌다.이처럼 소형주의 주가변동성이 대형주보다 크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경기회복의 초기 또는 중간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우량 중소형주의 주가상승 잠재력은 높다고 본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