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배 성장 '기염' ... 강연ㆍ양성프로그램 통해 '리더 양성' 혼신

사장도 없고 말단도 없다. 누구나 노(No)라고 말할 수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한다. 그러면서도 보수는 대기업보다 평균 30% 이상 더 받는다.한국리더십센터(대표 김경섭·59)는 독특한 사풍을 갖고 있다. 서울 서초동 서양빌딩에 있는 이 회사를 들어가 보면 활기가 넘친다. 사람들 모두 발랄하고 의욕에 가득차 있다. 외부인이 어떤 회사를 찾아가면 외부인 접대를 담당하는 직원 이외에는 「소 닭 보듯」 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르다. 상냥한 인사와 함께 도와줄 일이 없는지 묻는 사람이 많다.기업체인만큼 물론 사장은 있다. 하지만 누구도 사장을 사장이라고 부르는 법이 없다. 단지 박사님 정도로 부른다. 이사나 부장 같은 기존 회사의 직책은 아예 없다. 단지 팀이 있고 여기에 소속된 팀원만 있을 뿐이다.안되는 일은 누구라도 과감히 『아니오』라고 답한다. 심지어 김경섭 대표가 여직원에게 컴퓨터업무를 부탁하면 여직원은 「영어학원에 갈 시간」이라며 정중히 거절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위계질서가 없고 업무추진도 엉망일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직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한다. 김대표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회사에 붙어 있을 뿐 거의 대부분 외부 강연으로 회사를 비운다. 하루 강연료는 무려 1천만원. 말투는 어눌하지만 강연을 듣기 위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구름처럼 몰려온다.김대표가 회사를 비워도 잘 돌아가는 것은 시스템이 잘 돼 있기 때문. 각 팀은 연말에 김대표와 내년도 사업성과에 대해 토론하고 목표를 세운다. 다음에는 팀원들이 알아서 할 뿐. 목표 달성 여부는 연말에 수치로 정확히 파악되고 인센티브 등 공과가 뒤따른다.한국리더십센터의 매출은 해마다 2배로 뛰고 있다. 창업 첫해인 94년 6천만원에서 95년 4억2천만원, 96년 5억9천만원, 97년 11억5천만원, 작년엔 23억4천만원. 지난해는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예산을 절감한다며 직원에 대한 교육비를 대폭 삭감했다. 산업교육훈련사업이 주업인 이 회사도 타격을 받을만한데 결과는 반대였다. 2배 신장했다.요즘 이 회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수강하려면 평균 2~3개월 기다려야 한다. 수강자중에는 기업인을 비롯해 정치인 고급관료 기업인도 다수 있다. 신부 수녀 목사 승려도 포함돼 있다. 무엇이 이들을 빨아들이는가.◆ 코비박사 성공철학 전파한국리더십센터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designtimesp=18848>이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코비 박사가 세운 미국 프랭클린 코비사의 한국 파트너. 김경섭 대표는 한양대 공대를 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듀퐁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에서 공해예방 프로젝트팀장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후 김컨설턴트라는 업체를 세워 한국의 해외건설업체를 위한 경영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의 연속만은 아니었다. 사업이 순탄치 못해 괴로움을 겪기도 했다.그러던중 코비 박사의 강연을 들으면서 내면으로부터의 변화를 접하게 됐다. 코비박사의 성공철학이 한국인에게 필수라고 판단해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designtimesp=18851>을 한국어로 번역 출간했다. 아예 한국인에게 이를 교육시켜 변화시켜야겠다고 판단해 30년 동안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여생을 바칠 사업이라고 여긴 것. 94년 2명의 직원으로 한국 최초의 리더십센터를 세웠다.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제대로 된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진정한 리더가 별로 없다는 것. 리더는 능력과 품성을 구비해야 하는데 능력있는 사람은 많아도 품성까지 갖춘 사람은 거의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다며 소리지르고 신경질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앞에서 직원들은 순종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반발하게 된다. 이런 리더는 결코 조직을 발전시키는게 아니라 오히려 해치는 존재라고 단언한다.『리더는 능력 못지않게 좋은 품성을 갖춰야 합니다. 조직원이 스스로 리더를 신뢰해 따르고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끔 여건을 만들어주는게 진정한 리더지요.』◆ 능력·품성 좋은 리더 적어 아쉬워거꾸로 품성이 좋은 사람은 이상하게도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는 그가 한국기업컨설팅을 비롯해 많은 기업 종사자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결론이다.김대표는 이같은 자질없는 사람들이 각 분야의 조직을 이끌다보니 결과적으로 외환위기라는 상황을 가져왔다고 진단한다.이를 고치려면 우선 리더가 변해야 하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직 급여 진급제도 등 모든 시스템을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구축해야 한다는 것. 특히 실수를 해도 더욱 잘 할 수 있게 격려하는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번 잘못으로 시말서를 받고 겁을 주면 누가 모험을 시도하려고 하겠느냐는 것. 그의 말은 얼핏 들으면 너무나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실천되지 않는게 문제다. 이를 실천하게끔 만드는게 그의 역량인 것 같다.최고 경영자과정 집중 워크숍과정 등 다양한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비 박사가 만든 프로그램만 충실하게 전파하는게 아니라 한국적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도 개발해 교육시킨다.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한 예. 이 프로그램을 선보이자마자 자녀를 참가시키겠다는 부모들이 많은데 깜짝 놀랐다고 한다.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다 각계의 호응이 높아 수년내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또 한국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파수꾼의 역할을 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02)3472-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