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가 계속되는 동안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국내의 취업 환경도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의 숫자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신규채용도 늘고 있다.그러나 옛말에 풍년 거지가 더 섧다고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장기 실업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예전에 큰 회사의 탄탄해 보이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일수록 더욱 재취업이 어렵다. 지시에 따라 충직하게 일하던 사람에 대해서 대기업에서조차 경원시 하는 것은 오늘의 채용시장을 이해하는 열쇠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변화를 꾀한다. 대기업 인사부서에 헤드헌터를 불러 설명하는 후보자의 자격은 외국인투자 법인에서 요구하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기안한 뒤 결재만 떨어지면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을 기대한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는다.성공하는 경력 관리를 위해서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3개월간 설명한 내용은 모두 구체적 행동 지침들이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원칙 한 가지 들라면 「타인에 대한 배려」다. 전문가라면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데 30분의 면접까진 필요없다. 같이 일하고 싶은 느낌을 얻는데 5분 보내고, 나머지 25분을 지식과 경험을 확인하는데 보낸다. 앞의 5분이 없다면 뒤의 25분도 없다.흔히 관리자로 표현되는 회사측과 임금근로자 사이에는 공식적인 관계와 비공식적인 관계가 공존한다. 먼저 공식적인 관계는 회사에의 기여도다. 그러나 사람마다 능력차가 있기에 근로자들은 각자 다른 수준의 업무 수행 능력을 보인다. 회사가 높은 능력을 보이는 사람에게 약간의 우대를 해 주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통 사람이라고 해서 늘 쫓겨날 위협을 안고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사람이 필요한 업무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런 경우라도 업무의 효율 개선을 위한 창의성은 기대된다.공식적인 관계가 능력에 관한 것인 반면 비 공식적인 관계는 자세(attitude)에 좌우된다. 지식이나 경험과는 달리 평가도 대단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헤드헌터들은 차상급자의 성향을 고려해 후보를 추천한다. 스타일의 차이가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을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윗사람이 바뀔 때마다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불필요하다. 대신 한 가지만 실천하면 된다. 그것은 주위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남만 돕다가 내 일을 언제 하냐며 반문하는 사람은 평생 한 번도 남을 도와줘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회사는 협업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여 나눠 갖는 조직이다. 서로 돕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돕는 마음은 진심으로 타인을 배려할 때 생긴다. 내가 남을 돕는 횟수를 기억하면서 왜 내게는 도움이 오지 않을까라는 이해타산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기대하는 보상은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