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전 손절매전략 세워두라 ... 거래원 동향 체크도 필수

대부분의 어려운 일들이 예술에 비유되듯이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도 그러하다. 그중에서도 주식거래는 「파는 예술」에 곧잘 비유된다. 전문가들도 주식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일반투자자들의 푸념중에 가장 흔한 것도 매수보다는 매도시점에 관한 것이다. 사실 「이 주식이 언제 얼마까지 올라갔었는데 지금 얼마로 내려앉았다」 「그때 약간의 손해를 보고 손절매를 했었어야 됐는데, 이제는 너무 심하게 물려(?) 팔지도 못하게 됐다」 「그때 성급하게 팔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떼돈을 벌었을텐데…」 등의 얘기들은 주위에서 언제든지 쉽게 들을 수 있다.그렇다면 주식을 제대로 파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사기전에 손절매전략을 세워둬야 한다는 원칙이 일반화돼 있는 정도다. 예컨대 매입시점 가격의 10% 또는 20% 정도를 기준으로 그 선까지 떨어지면 미련없이 팔아 치우라는 것이다. 사실 증권투자는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라고 봐야 한다.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이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눈앞에서 주가가 출렁거리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정 수치목표를 정해놓고 주가하락에 대비하는게 시장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최선의 방책이다.손절매전략은 거꾸로 주가가 오를 때도 적용된다. 주식을 사들이면서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목표에 도달하면 즉시 매각해야 한다. 올 상반기 경기회복을 재료로 엄청난 상승률을 보였던 은행 증권주의 경우 주가가 하염없이 올라갈 것이라고 착각한 나머지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요즘 이들은 대우사태의 여파로 금융주가 폭락하자 「과욕은 금물」이라는 금언을 새삼 곱씹으며 쓰린 속을 달래고 있을 것이다.이같은 거래원칙을 내부적으로 확고히 한 사람들은 수급과 거래원 동향에 따라 매도시점을 잡아내는 「고급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팔려는 가격에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원 동향이 왜 중요한지 사례를 들어본다.◆ 쌍용정공의 경우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8월27일 부채비율을 낮추기위해 자본금 대비 50%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석간신문에 밝혔다. 당연히 주가에는 호재성 정보였다. 석간신문이 배달되던 오후 1시를 전후로 이 회사의 주가는 최고조에 달했다. 주당 6천3백90원에 시작했던 주가는 오후 1시2분께 6천9백4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매수잔량이나 상승기세를 보면 무난히 상한가에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엄청난 규모의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매도창구는 굿모닝증권으로 이날 하룻동안 무려 25만주를 팔아치웠다. 이 때문에 종가는 6천5백60원으로 내려앉은채 마감됐다.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의문점은 해당기사의 말미를 자세히 읽어보면 풀린다. 쌍용화재가 7월말부터 이 회사 주식매집을 시작, 지분율을 9% 가까이 높이면서 35만주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내용이었다. 매수목적은 투자차원이었다는 설명도 곁들여 있었다. 이날 이 회사 주가의 추가상승을 막은 매물은 대부분 이 물량이었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추측이다. 굿모닝증권의 전신이 쌍용증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추측은 더욱 신빙성이 있다. 만약 실제로 쌍용화재가 보유물량을 처분한 것이라면 아마도 「재료노출-차익실현」이라는 거래공식에 충실했을 공산이 크다.따라서 이날 주매도창구의 동향을 면밀히 체크해본 투자자라면 무리하게 상한가 진입을 기다리는 대신 적절한 수준에서 손절매 또는 차익실현에 나섰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