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8백선 아래 추락 막아... 삼성전자 등 두달 연속 상향
게임에는 「승자의 게임」과 「패자의 게임」, 두 종류가 있다. 과학자인 사이몬 라모 박사는 <초심자를 위한 경이의 테니스 designtimesp=18940>라는 책에서 「승자의 게임(Winner's Game)」과 「패자의 게임(Loser's Gam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라모 박사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테니스에는 두가지 종류의 게임, 즉 프로들의 게임과 일반 아마추어들의 게임이 있는데 두 게임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프로는 멋진 샷을 하거나 상대방이 서 있는 반대 쪽에 공을 쳐냄으로써 점수를 얻는데 비해, 일반인들은 공이 네트에 걸리거나 선 밖으로 나가는 등 실수에 의해 점수를 잃는다. 프로들의 게임은 점수의 80%가 상대방을 이겨서 얻는 「승자의 게임」인데 비해 일반 아마추어들의 게임은 점수의 80%를 상대방의 실수에 의해 얻는 「패자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골프도 「패자의 게임」이다. 프로 골프지도자인 토미 아머는 『골프에서 이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미스샷을 가능한 한 적게 하는 일이다』라고 말한다.주식투자 역시 궁극적으로는 「패자의 게임」이다. 투자의 최종 결과는 얼마나 종목을 잘 골라 투자했는가 보다는 큰 실수를 얼마나 하지 않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라는 「패자의 게임」에서 이기려면 손절매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초보투자자들은 종목을 잘 골라 아무리 여러번 성공하더라도 결국은 한 종목에서의 큰 손실로 번 돈을 다 날리고 만다. 큰 손실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절한 선에서 손해보고 파는 것이다.증시는 조정국면이 좀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그룹 사태는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자금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주가상승을 주도했던 투신사들은 자금유입이 줄어들어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었으며, 외국인들 역시 주식을 팔고 있는 양상이다.그 와중에서도 다행한 것은 반도체가격의 급등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식이 두달 연속 오르고 있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여 향후 수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엔화환율은 8월31일 마침내 심리적 저항선인 1백10엔을 하향돌파한 후 1백8엔대로 떨어졌다. 작년 7월 1백44엔까지 급락했던 엔화가치가 1년 동안 33%나 상승한 것이다. 엔화가치의 급등은 일본 경제의 회복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미국이 계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올 들어 나타나고 있는 세계 경제의 변화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의 회복과 미국의 성장 둔화」로 요약된다. 일본은 재정지출 확대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주택과 내구재 중심의 소비 회복에 힘입어 1/4분기중 1.9%, 연율로는 7.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1년반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출한 것인데 이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결과로 보인다.그 결과 엔화표시 자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일본 주식 순매입액은 작년에 연간으로 1조9천억엔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7월까지 6조4천억엔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일본 주가는 연초대비 29% 상승했고 엔화도 강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반면 미국은 경기 둔화 조짐이 완연하다. 2/4분기 성장률이 1.8%로 1/4분기의 4.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미국 경기의 감속은 국제자금 흐름에 그대로 투영되어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은 둔화되고 미국인의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엔화 강세는 대우그룹 사태로 주춤거리고 있는 우리 증시에 그나마 단비가 되고 있다. 만약 반도체가격 상승과 엔화 강세라는 대형 호재가 없었다면 종합주가지수는 이미 8백선 아래로 추락했을 것이다. 엔화 강세가 주가의 상승요인이 되는 것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가전, 철강 등 우리나라의 주력수출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주로 일본과 경쟁하고 있어 일본의 돈값이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현재 우리나라 1백대 수출품목 중에서 46개 품목이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직접적인 경합관계에 있다. 경합되는 품목들을 살펴보면 1) 범용성이 높고 중고가로 수출경쟁력을 확보한 품목 - 자동차, 공작기계, 건설기계, 선재류 및 조강류, 타이어, 2) CPT(컬러TV용)·CDT(PC모니터용) 등 브라운관, 박막트랜지스터, LCD 등의 영상표시 장치, 3) 신조선, 4) 해외생산 현지에서 경쟁관계인 품목 - 가전제품, 산업용전자제품, 컴퓨터 및 주변기기, 5) 공급가격을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 등이다.특히 국내 후발업체들의 수출품목인 CPT, 17인치 이상의 고가제품을 놓고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CDT,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조선 등은 엔화 강세로 큰 폭의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해당 기업이다.반도체는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지만 경쟁력면에서 이미 우위에 있어 엔화 강세의 영향이 미미하다. 가전제품은 일본 국내생산 제품이 아니라 중국·동남아 등 해외생산제품과 경쟁관계에 있고, 타이어는 주력수출제품의 품질 및 가격대가 일본과 달라 엔화 강세로 인한 수혜가 비교적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