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1999년/534쪽/1만8천원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따라 한 나라 경제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은삼척동자도 다 알 것이다. 대통령이 경제정책 결정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대통령의경제정책을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어떻게 운용했고, 그 결과 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하기란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이 책은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체계적 비판서라 할만 하다. 미국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일일이 짚어보고 미래의 경제정책이 지향해야 할 몇가지 제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경제의 시대적 당면과제와 정책의 배경 및 그성과를 루스벨트에서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스토리 형식을 빌려 담아내고 있다.미국의 역대 대통령의 경제정책들은 이제껏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큰 요인은 경제원리의 근간이 될 통화공급량과 여러 일탈요소와의연관성을 모르거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채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손을대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이 같은 잘못이 루스벨트의국가부흥법으로부터 닉슨의 물가 및 임금통제에 이르기까지 정책상의 많은 오류와 실수로 이어져 왔다고 말한다.그러나 이런 정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국은 세계적인 강대국으로발전을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며 다른 나라들로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책은 민간경제의 효율성에 그 공을 돌린다. 민간경제가 경제변수에 효율적으로대응하며 발전을 이루어왔기 때문에 미국 경제를 지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이 책이 경제정책은 민간경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유도되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이유에서다.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민간기업의 자율을 해치는계획경제는 미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우리는 이 책을 통해 실제 경제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유용한 경제정책을 이루기위한 사회적 합의다. 경제정책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들은 많지만 이렇다 할 논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경제논의 자체는 결코 특정정당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 되어서는안된다. 경제 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동안 미국대통령들의 경제정책을 따끔하게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보다나은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실마리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그 실마리는 생산적인 경제토론과 사회적 합의라는 큰 틀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오는 21세기에도 미국의 경제정책은 다른 나라에 많은 영향을 미칠것이다. 세계 경제의 한 복판에서 밖으로 큰 힘을 미치기 때문이다.이런 맥락에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수 없다. 미국경제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것은 미래 세계경제의 전망을 가늠해보고 그 안에서 우리의 경제정책을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