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제고ㆍ리스크 관리에 초점 ... 투명경영ㆍ선진투자 기법 도입

월드에셋(World Asset)투자자문이 종합자산운용사로서의 위상을 구축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올들어 투자자문(2월), 투자일임업(8월)인가를 차례로 받아 영업을 해왔던 이 회사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산운용업 인가를 받고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변신했다. 이를 계기로 사명은 자연스럽게 월드에셋투자자문에서 월드에셋자산운용(주)으로 바뀌었다.이 회사 내부적으로 자산운용업인가에 따른 의미는 크다. 자산운용업에 대한 인가를 받음으로써 월드에셋은 단순한 투자자문회사에서벗어나 자산운용, 투자일임, 투자자문업 모두를 취급하는 종합자산운용사로 탈바꿈했다. 월드에셋의 종합자산운용사 변신은 미래에셋,SEI에셋에 이어 세번째다. 업계 판도를 바꿀 한 축으로 등장한 것이다.◆ ‘큰시장’ 한판승부 터전 마련회사발전을 위한 도약대를 마련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간접투자시장의 꽃은 누가 뭐래도 자산운용업(뮤추얼펀드모집).간접투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이 분야에서 누가 높은수익률을 내느냐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명암은 갈린다. 「큰시장」에서 한판승부를 걸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셈이다. 이 회사 최근호사장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앞으로 투명경영과 선진투자기법을 동원해 최고의 종합자산운용사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같은 의지에 따라 월드에셋자산운용(주)은 인력 및 운용인프라도이에 걸맞게 구축했다. 다음달 첫 뮤추얼펀드인 「그랜드 슬램1호」모집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이다.국내 최고 자산운용사를 향한 의지는 펀드매니저 등 인력구성에서확실히 읽힌다. 월드에셋은 자산운용사의 승패는 다른 무엇보다도펀드매니저에 의해 판가름난다는 판단아래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고수」들을 과감히 스카웃, 진용을 짰다.먼저 자산운용을 총괄할 대표 펀드매니저로 대한투신과 신한투신운용에서 주식운용팀장으로 활동했던 서임규상무(39,경북대 경영)을영입,간판얼굴로 내세웠다. 서상무는 대한투자신탁 운용역으로 활동하던 93년부터 95년까지 포트폴리오를 SK텔레콤, 삼성전자, 포항제철등 핵심우량주 중심으로 구성해 블루칩장세를 주도했던 베테랑 펀드매니저이다.자산배분과 리스크관리를 책임질 스트래티지스트(Strategist,투자전략가)는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소지한 박종후이사(36)가 맡고 있다.박이사는 미국 럿거스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뒤 미국금융시장에서 활동했고 귀국해서는 조흥증권 선물실장, 주식팀장으로 역량을뽐냈다.이와함께 미국 파생상품 시장에서 선물펀드를 운용했고 국민선물에서 파생상품팀장을 역임했던 박성호씨(33,연세대 경영), 장기신용은행 유가증권딜러였던 김운길씨(32,서울대경영), 대한투자신탁 주식운용역으로 활동했던 김희준씨(32,서울대경제)가 펀드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서상무를 포함해 이들 모두는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우수인력이라는 점에서 월드에셋의 이들에 대한 기대는 크다.운용조직은 수익률제고 및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월드에셋은이를 위해 운용조직을 투자전략위원회와 투자자문위원회로 2원화했다. 투자전략위원회는 종목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와 자산분배를 결정하는 스트래티지스트, 펀드매니저들이 동시에 참석해 의사결정을한다. 집단운영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서상무는 『개인의 판단위험을 분산하고 장기적이고 안정된 매매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집단운용시스템을 채택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투자자문위원회는 명칭 그대로 자산운용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 투자전략위원회가 자산운용 야전사령부라면 자문위원회는 고객자산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후방지원사령부이다. 자문위원으로는 서울대 경영학과 고봉찬교수, 명지대 무역학과 윤창현교수, 수원대 금융공학 대학원 이준행교수, 굿모닝증권 이근모상무가 참여하고 있다.◆ 모델 포트폴리오로 종목 선정월드에셋은 종합자산운용사 변신에 때맞춰 선진투자기법도 적극 도입했다. 알짜배기 기업을 찾기 위한 「모델 포트폴리오 선정기준」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모델 포트폴리오 선정기준은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제표 분석요인에 경영자의 자질, 노사관계, 추정매출액 증가율 등 비재무제표 분석부문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가중치는 재무제표 분석부문에 70, 비재무제표 분석부문에 30을 각각 부여했다. 스트래티지스트인 박이사는 『선진국 자산운용사들은종목을 분석하는데 있어 재무제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최근 들어비재무제표 부문 반영비율을 늘리고 있다』며 비재무제표 부문을 일정부분 반영할 경우 종목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월드에셋은 그랜드 슬램 1호는 물론 앞으로 모집하게될뮤추얼펀드에 이 기법을 활용, 투자종목을 선정할 방침이다.투자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기 위한 지원시스템도 완벽하게 구축했다. 모든 펀드매니저들에게 노트북을 지급, 시장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얻게 함은 물론 개별종목에 대한 자료축적에 나서고 있다. 선진자본시장 정보를 얻기 위한 시스템도 구비해 놓고 있다. 이미 로이터통신 단말기를 회사내에 설치한데 이어 조만간 블룸버그통신 단말기도 설치,세계자본시장의 동조화에 대처해나갈 계획이다.◆ 해외유학·연수 통해 인재 육성최고의 종합자산운용사를 향한 의지는 내부 경영에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인재를 채용, 회사 비용으로 이들을 해외 명문대학에 유학·연수시켜 우수인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이미 2명의 직원이 선발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있다.직원들에 대한 대우도 업계 최고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순익의 30%를 전직원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이때 직원들은 포상금의 50%를 다시 자본금으로 출자하게된다. 한 사람의 오너에 의한 경영보다는 전직원이 주주로 참여,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미국 골드만 삭스가 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경영을 통한 월드에셋의 목표는 간단, 명료하다.「최고 인력에 의한 최고의 자산운용사」가 되는 것이 월드에셋의장기 청사진이다.★ 그랜드 슬램 1호, 특징 및 운용전략종합자산운용사로 변신한 월드에셋은 뮤추얼펀드 첫 상품으로 「그랜드 슬램 1호」를 내놓았다. 모집금액은 2천억원으로 11월중순 증권사(대우, SK증권), 종금사(아세아, 영남), 은행 등을 통해 판매된다.그랜드슬램 1호는 주식편입비율이 90%인 성장형이다. 월드에셋이 다른 상품에 앞서 성장형을 첫 작품으로 내세운데는 나름대로 이유가있다. 최근 증시는 「대우사태」와 투신사 구조조정 문제로 인해 약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조정국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조정국면은 11월 중순쯤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판매시기를 장고끝에 이 시기에 맞췄다.이와함께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는 국내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기업구조조정 효과 또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세는 살아 있다는 판단 아래 월드에셋은 성장형을 첫 상품으로 선택했다.국내 뮤추얼펀드 가입자들이 다른 상품보다 성장형을 가장 선호하고있다는 점도 고려했다.종목선정은 실적호전주 및 하이테크 관련주 등 우량주 중심으로 할계획이다. 지수흐름이 일정한 추세를 띠는 것이 확인될 경우에는 과감히 「바이 앤드 홀드(Buy &Hold)」를 구사, 안정성과 높은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표펀드매니저인 서상무는 『대세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경우 성장산업인 정보통신기업 등을 중심으로 종목을 선정해 운용한다면 시장수익률 이상의운용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그랜드슬램 1호 목표수익률은 30%라고 말했다.★ 철저해부 / 서임규 대표펀드매니저월드에셋의 대표펀드매니저인 서임규상무의 별명은 「서터린치」다.자산운용스타일이 세계 펀드매니저의 대부라 할수 있는 피터린치와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그의 별명에서 나타나듯 서상무는 한국자본시장에서 펀드매니저로이름을 날린 대표적인 인물이다. 경북대를 졸업한 뒤 86년 대한투신에 입사한 그는 93년 스폿펀드를 운영, 최단기간인 46일만에 20%의수익률로 조기상환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그의 실력발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보장형펀드인 「대한보장 10호」로 39.78%라는 최고수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새보장형 펀드2호」도 설정 두달만에 20%의 수익을 올려 조기상환했다. 당시 대부분의 보장형펀드가 목표수익률도 올리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회사돈으로 보장수익을 물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이런 노력결과 그는 대한투신에서 5년연속 우수매니저상을 받았고 93년과 94년에는 최우수펀드매니저로 선정됐다.서상무가 이렇듯 펀드매니저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시장흐름에 일희일비하지않고 우량주 중심의 투자전략이 주효했기 때문.그는 당시 은행등이 포항제철,삼성전자등 대형우량주를 움직임이 없다는 이유로 대거 팔자에 나서자 미동도 하지 않은채 사들였다. 몇개월 지나지 않아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이들 우량주는 상승세를탔다.결과는 물어보나 마나. 블루칩 중심의 투자전략은 그대로 적중, 그는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우량주 중심의 그의투자패턴을 답습하면서 한국증시에서는 한동안 「블루칩 열풍」이거세게 불었다.이런 명성을 뒤로한채 그가 대한투신을 떠난 것은 98년 가을. 편드매니저로서 계속 활동하고 싶었으나 회사가 지점장으로 발령을 내자미련없이 사표를 냈다. 그런 뒤 3개월여의 재충전을 한 그는 올해 1월 신한투신 주식운용팀장으로 증권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신한투신과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우수펀드매니저 스카웃에 나서면서 하마평은 증권가에 끊임없이 나돌았다. 결국 그는 장고 끝에 월드에셋에 둥지를 틀었다. 투신업계에서의 명성이 뮤추얼편드시장에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전문가들은 그가 대세를 읽는 눈과 종목을 선정하는 안목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명성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