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최악일 때 매수 타이밍 ...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 관심가질만

97년말 우리 경제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가장 먼저 한국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기시작한 외국 투자자는 존 템플턴경이었다.그는 원화환율이 2천원에 육박하고 금리가폭등하는 등 한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이었을때 한국전력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이는 가장 비관적인 시장에서, 가장 비관적일 때 주식을 산다는 「최대 비관의 원칙(Principle of Maximum Pessimism)」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 한전 주가가 당시에 비해 1백40% 상승하고 원화가치는 60% 올랐으니까 아직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2년도 안되어 약 3백%의 엄청난 투자수익을 거두었을것이다.템플턴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해외 주식에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펀드매니저다. 그는다른 미국 투자자들이 미국만이 안전한 투자처로 알고 있던 60년대 중반에 일본 주식을대거 사들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80년대초에는 멕시코에 투자해 많은 돈을 벌었다. 그가 운용하는 템플턴펀드는 50년대 이래 연평균 17%의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95년초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투자관은일반투자자의 상식에 반하는 것이어서 이채롭다.어느 주식이 유망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템플턴은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들은 늘 나에게 어느 쪽이 유망하냐고 묻고 있는데 이는잘못된 질문이다. 어느 쪽의 전망이 가장 비참하냐고 묻는 것이 옳은 질문이다.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하든, 직업을 구하든 항상 전망이 가장 좋은 분야를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주식 투자에서는 반대로 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기업가치에 비해 가능한 한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고자 한다. 그런데 주가가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떨어지는 이유는하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이 주식을 팔기때문이다. 주식을 사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당신 자신마저도으스스해질 때, 그때가 주식을 살 때다.』◆ 템플턴 투자법, 일반투자자는 다소 어려워이것이 바로 그가 일관되게 실천해오고 있는「최대 비관의 원칙」에 입각한 투자방법이다. 워렌 버펫, 피터 린치와 함께 금세기에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템플턴의투자법을 일반투자자들이 따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우선 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고투자 기간도 장기간이다. 경제가 가장 어려운 나라를 골라 시장이 가장 침체되어 있을때, 부도위험이 적고 환금성이 양호한 주식을 매수해서 그 나라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기는 어렵다.그러나 이런 투자접근법을 개인투자자들도나름대로 적용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증권업은 작년 여름에 전망이 가장 비관적인 업종이었다. 마이너스 경제성장으로 종합주가지수가 3백선 밑으로 추락하는 등 주식시장은 극도의 침체에 빠졌었다. 일부 증권사는수수료 수입 급감, 지급보증한 기업의 부도,역외펀드의 투자 손실, 거액의 차입금과 이자 등으로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이었다.그러나 이때가 증권업의 주가가 최저를 기록한 시점이었고, 증권주 우선주를 사서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원금이 10배 이상으로늘어났을 것이다. 은행업 역시 작년 9월이최악의 시기였다. 은행의 추가 퇴출이 있을것이라는 설이 난무했고 살아남은 은행들도대손충당금 적립부담으로 거액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나고 보니 이때가 바로 은행주를 가장 싸게 살 수 있었던 바겐세일 기간이었다.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전망이 가장 좋은 업종에 투자하기를 원한다. 매출과 이익이 호전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다.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그것은 자신이 다른 투자자들보다 먼저 그정보를 입수해서, 수익이 좋아진다는 예상이주가에 반영되기 전에 남보다 먼저 주식을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정보가 전광석화처럼 빠른 속도로 반영되는 주식시장에서 남보다 앞선 투자를 계속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수익이 호전될 것이라는 예상이 어느 정도 확실해지는시점에서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로 돌변하는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반도체 주가가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템플턴에 의하면 업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아는 것이 어렵기때문에, 차라리 여러 사람의 비관적인 전망이 충분히 반영되어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기 어려운 업종이나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편이 더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업체가 최악의 불황일 때 매수해야템플턴의 투자방식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투자대상 업종이나 기업이 가장 어려운 불황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아예 수요가 없어지거나 부도가 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전망이 가장 비관적인 주식을 시장이 침체되었을 때 샀으나 기업이 부도가 나버린다면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따라서 독점기업이거나 대체재가 거의 없는생활필수품 업체가 최악의 위기에 빠졌을 때매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앞에서 예를든 전력, 증권, 은행이 여기에 해당한다. 피터 린치도 전력, 가스 등 공공서비스 업체가위기를 맞았을 때 주식을 사서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이와 같은 관점에서 건설주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지난 주에 건설교통부 장관이 어느조찬회에 참석해 『국내 건설경기가 아직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1~2년은 더 걸려야 회복될 것이며, 이는 건설투자의 60%를 차지하는 민간건축 분야가 워낙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같은 말을 듣고 건설주를 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건설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지난 2년간 계속되어 왔기 때문에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아니며, 주가에는 이미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간 소비는 외환위기 직전수준으로 회복되었지만 건설투자는 83%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건설경기도 언젠가는 회복될 것이며 주가는 이보다한참 앞서부터 오르기 시작할 것이다.국내 건설업계는 저가 수주의 후유증, 민간수요 부진, 관급공사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최악의 상황에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도태되었고살아남은 기업들은 인원 감축, 차입금 축소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왔다.따라서 건설수요가 다시 회복되고 금리만 안정된다면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며 주가는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국내 건설시장에서 점유율이 높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면서 관급공사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LG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계룡건설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