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각국의 의견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시장개방을 앞당기려는 미국 등 농산물수출국들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EU(유럽연합) 일본 등 수입국들간의 입장이 서로 달라 협상의 최대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뉴라운드는 지난 94년 종료된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 협상으로 미국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따라서 한때 「클린턴 라운드」로 불리기도 했고, 새로운 천년 또는 21세기의 교역질서를 설정한다는 뜻에서 「밀레니엄 라운드」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뉴라운드」 역시 확정된 명칭이라기보다 「새로운 협상」이라는 뜻에서 편의상 붙여진 이름이다. 앞으로 협상의 구체화 과정에서 새로운 이름이 붙여질 공산이 크다. 예컨대 오는 11월30일부터 12월4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릴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에서 구체적인 협상방식이나 대상 범위 등을담은 각료선언문이 발표될 경우 「시애틀 라운드」로 불릴 가능성도있다.현재 뉴라운드 협상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최근 발표된 각료선언문의 초안내용 때문이다. WTO는 미국 시애틀 각료회의를 앞두고 선언문 초안을 마련했는데 그 내용에 농산물의 보조금 완전 철폐 및관세장벽 제거등 시장개방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이슈로 제기돼 있기 때문이다.물론 이번 협상은 농산물뿐만 아니라 서비스 시장개방, 노동 및 환경, 투자분야, 공산품 관세인하, 반덤핑규제 완화등 여러 의제가 포함돼 있지만 우리로서는 방어적인 자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라운드가 21세기를 맞으면서 그동안 변화된 세계통상환경에 맞게 새로운 교역질서의 기본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지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선진국들의 개방논리가 우세할 수밖에 없다.지금까지 실무협의 등을 통해 의견접근이 이뤄진 일정은 뉴라운드협상 기간을 3년 정도로 잡아 오는 2003년부터 새로운 체제를 가동시킨다는 것이다. 지난 94년에 종료된 우루과이 라운드는 7년이 걸렸다. 물론 우루과이라운드는 종래의 GATT(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체제에서 WTO체제로 바뀌는 대변혁이 이뤄진 과정이어서 불가피했다고 볼 수 있지만 새로 시작되는 뉴라운드 역시 예정된 기간내에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금년말의 WTO각료회의에서 기본방향이제시된다 하더라도 분야별 협상은 각국의 이해가 엇갈려 난항을 거듭할 공산이 크다.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뉴라운드는 출범할 수밖에 없고, 농산물 등의시장개방 압력은 높아질게 뻔하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농산물 이외에도 서비스시장 개방문제가 있다. 또 공산품분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개방정도가 높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개방을 요구하는 공세적 입장을 취할 수있는 분야다.선진국들이 수입규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반덤핑규제를 의제에포함시켜 남발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나라의 기본입장이지만 미국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제로 채택될지는 아직 확실치않은 상황이다. 어쨌든 우리의 입장과는 별도로 뉴라운드는 진행될수밖에 없고, 따라서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국익을 확보하는 것이유일한 대책이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