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산업 급성장 한몫 ... 브랜드 인지도ㆍ기술력 구비업체 선정해야
코딱지만하던 코스닥시장이 코끼리로 변하고 있다. 제 2의 주식시장인 코스닥시장의 성장은 실로 눈부시다. 시가총액은 11월3일 현재 34조8천억원으로 작년말 7조9천억원의 4.4배로 급증해 거래소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12%에 달하고 있다. 최근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고 있으며, 10월27일에는 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의 50%을 웃돌기도 했다. 코스닥지수(96년7월1일=100)는 194.23으로 지난 7월8일 기록했던 연중최고치 214.81에 바짝 다가섰다. 벤처기업 1백26개사만으로 구성된 벤처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갱신중이고 연초대비 3백11% 급등했다.◆ 벤처지수 연초대비 3백11% 상승코스닥시장의 활황으로 신규 등록도 활발하다. 최근 15개사가 공모를 마쳤다. 그밖에도 1백40개사가 등록을 준비하고 있어 연말까지는50여개 기업이 주식을 공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2백50∼3백개 기업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전망이어서 2000년말에는 등록기업수가 거래소 상장기업수를 능가할 전망이다.공모시장에서의 열기도 유통시장에서만큼이나 뜨겁다. 기관투자가를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결정되는 최종 공모가격이 당초 발행기업과 주간사 증권사가 예정한 가격보다 20% 정도 높게 결정되고 있는상황이다.최근 코스닥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우리나라 정보기술 산업의 급성장이다. 현재 코스닥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통신장비, 컴퓨터부품, 반도체장비, 인터넷서비스 등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대기업의 참여가 어려운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들이다.그중에서도 한글과컴퓨터, 디지틀조선, 인터파크, 골드뱅크, 새롬기술 등 인터넷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둘째는 미국 나스닥지수의 급등이다. 첨단 벤처기업들이 주로 거래되고 있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주가는 10월말부터 초강세를 보여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나스닥시장의 주도주 역시 인터넷관련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컴퓨터관련 업체들이다.셋째는 시중의 풍성한 유동자금이다. 저금리와 투신권의 유동성 위기로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한 개인들의 여유자금이 고위험, 고수익시장인 코스닥으로 몰리고 있다.국내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가는 지난 7월 단기 고점을 형성한 후하락 조정을 보이다가 10월 중순부터 종목별로 23배 급등해 수익에비해 고평가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는앞으로 여러 산업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투자자들로서는 계속 주시해야 할 분야다.국내 인터넷 이용자수는 이미 6백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50% 이상 늘어나 3년 후에는 2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 보급의 확산 속도는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보인다.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는 크게 인터넷 접속, 인터넷기반 소프트웨어,인터넷 컨텐츠, 인터넷 전화팩스 등으로 구분된다. 인터넷접속 비즈니스에는 인터넷서비스 제공업(ISP)과 인트라넷 구축 서비스가 있으며, 웹 호스팅, 홈페이지 구축 등 새로운 비즈니스가 계속 창출되고있다.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는 웹 브라우저와 같은웹기반 소프트웨어, 인트라넷 관련 소프트웨어,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인터넷 컨텐츠는 분야가 가장 다양해 새로운 형태의비즈니스가 계속 생겨나고 있어 업체수가 가장 많다. 인터넷 광고,서점, 출판, 오락, 쇼핑, 사이버몰, 뱅킹 등이 대표적 비즈니스 형태다.◆ 평가기준은 이익 아닌 성장성이 무기인터넷관련 비즈니스는 초기투자가 많고 실제로 이익이 나기까지는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컨텐츠의 경우 우선독특한 아이디어로 사이트를 만들고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여 커뮤니티를 만든 다음, 내용을 보완해 방문객의 로열티를 더욱 높인 후 이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거나 상거래를 함으로써 수익을 거두는 형태가 될 것이므로 상당기간은 적자가 불가피하다. 인터넷서점으로성공한 미국 아마존의 적자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따라서 인터넷 업체에 대해서는 기존의 이익중심의 가치분석 틀에서벗어나 성장성 중심으로 투자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웹 경제학을저술한 미국의 에번 슈워츠는 『주식시장에서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주가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이 가장 가치있는 형태의 자산, 즉 지적 자산으로 구성된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인터넷 관련 분야가 대단히 유망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참여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인터넷 컨텐츠, 즉 포탈서비스나 전자상거래는 진입장벽이 낮고 누구든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액의 자본으로 사업을시작할 수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판매마진이 박할 수밖에없으므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많은 기업이 탈락하고 분야별로 탁월한기업 몇개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독보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을 갖춘 일류 기업으로 투자대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