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출자로 신뢰감 제고 ... 벤처기업 나스닥 진출 교두보 마련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두루넷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두루넷은 지난 17일(미국 현지 시간) 상장 첫 거래에서 공모가(18달러)의 2배 가량인 35달러로 장을 마감,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두루넷의 미국 자본시장 진출 성공 요인은 크게 3가지. 먼저 두루넷의 최대 주주인 삼보 그룹 이용태 회장의 인맥경영 등 독특한 경영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직상장에 앞서 결정적인 힘의 원동력이 됐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측면지원도 그 동안 이 회장이 쌓아올린 인맥의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장 한달 전인 지난 10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두루넷에 1천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외국 기업들의 신뢰를 이끌어줬다.투자 규모면에서는 최근 한국통신프리텔에 투자한 2억달러의 20분의1에 불과하지만 발표 시점에서의 영향력은 로드쇼와 맞물려 나스닥 상장에 힘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회장과 MS 빌게이츠 회장의 평소 친분관계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빌게이츠회장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의례적으로 만나왔던 사람이 삼보 이회장이다.또 다른 성공 요인은 두루넷이 지닌 기업적 특성을 들 수 있다. 두루넷은 현재 삼보컴퓨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삼보패밀리 가운데 나래이동통신·소프트뱅크코리아·메타랜드·KTB(한국종합기술금융) 등과 함께 계열사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하지만 다른 주요통신 사업자의 주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끌어들여 두루넷의 2대 주주의 지위를 부여하고, 한전의 통신망을 두루넷의 기간 통신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를 발판으로 제2시내전화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초기 7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했다.이같은 과정을 거쳐 두루넷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의 지위와 더불어 제2시내전화사업의 주요주주로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외국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업의 투명경영 등 환경구축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투자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사외이사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미국식 경영 모델을 「원안대로」 적용했다.이번 두루넷의 나스닥 상장은 지난 96년 이후 신규 통신사업에 적극적인 참여의지를 보였던 컴퓨터 그룹 삼보의 또 다른 성장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3년전 여의도 신사옥 이전 후 IMF와 용산전자상가의 연쇄부도로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삼보는 2년 후 새 컴퓨터로 바꿔주는 「체인지업 시리즈」와 저가PC 「e머신즈」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데 이어 이번 두루넷 나스닥 상장으로 국제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게 됐다.이에 따라 삼보패밀리의 나스닥 행렬은 두루넷을 필두로 미국 현지 법인 e머신즈사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이회장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주사로 참여해 있는 하나로통신이나 최근 MS의 자본을 끌어들인 한국통신프리텔 등의 나스닥 행에도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경험이 우리 기업의 외국 자본시장 참여로 계속 이어지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