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저PER주로 전환될 가능성 높아 … 미·일 증시서도 견인차

대우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7월19일 이후 85일만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와 주식형 수익증권의 감소세, 유가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통신주를 중심으로 한 대세 상승은 유효하다고 본다. 10월말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주가 상승세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중심 매수세, 통신 관련주 중심의 차별적인 상승이라는 점이다.증권시장을 크게 10년 단위로 나누어 보면 시대마다 특징적으로 상승하는 종목군이 나타난다. 지난 70년대에는 대규모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한 건설주의 시대, 80년대는 금융, 무역, 건설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시대, 90년대는 단연코 반도체, 통신, 인터넷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최근 10년간 주요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은 보다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중공업 업종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미국 S&P500지수와 일본의 TOPIX(동경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90년대 미일 양국 주식시장의 산업별 흐름을 잘 보여준다. S&P500지수는 89개 산업을 포함하고 있다. TOPIX 지수는 33개의 업종별 지수로 구성된다. 이들 지수를 통해 미일 양국의 1989년 말부터 1999년11월18일까지 10년간의 산업별 주가 변동을 살펴본 것이 <그림 1 designtimesp=19250>과 <그림 2 designtimesp=19251>다.먼저 <그림 1 designtimesp=19254>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20세기의 마지막 10년간 주식시장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통신장비,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의 첨단기술 업종들이었다. S&P500지수는 과거 10년간 3백%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들 세 산업은 무려 1천2백%에서 1천8백%대의 수익률로 시장을 4배에서 6배 상회했다. 이들 업종의 대표적 기업들인 인텔, 시스코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들은 오늘날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이들 외에도 일부 전기산업들 및 금융부문의 복합 금융기관들 역시 전체 지수의 2배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환경산업 기계엔지니어링과 같은 전통적인 중공업 부문에 속하는 업종은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최근 1년 동안의 산업별 주가 동향을 살펴보면 이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통신장비 및 기타 통신업들이 미국 주식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 등의 통신업체가 주도한 기타 산업부문이 81.25%의 수익률로 89개 산업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주도한 통신장비 업체가 80.83%로 2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산업 또한 62%의 수익을 올렸다.그외 유가상승으로 석유관련 업체들 및 미디어 산업, 정밀 전기기기 등의 산업들이 S&P500의 수익률(14.76%)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다. 반면 환경산업과 각종 송사에 시달리고 있는 담배 등의 업종은 마이너스 50% 전후의 부진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90년대는 80년대의 버블이 붕괴되는 길고 괴로운 하락과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 시대였다. 89년12월29일 닛케이225지수가 38916포인트로 최고점에 다다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20000포인트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NTT 도코모 올들어 3배 이상 급등이러한 상황에서도 통신, 서비스, 정밀기계, 전지기계, 의약 5개 업종은 최근의 급상승에 힘입어 50% 이상의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광업, 해상 및 항공운수, 철강 산업 등은 마이너스 70%가 넘는 참담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하지만 올해 일본 증시는 일본 경제가 긴 불황을 끝내고 회복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TOPIX지수가 11월18일 현재 지난 연말 대비 60.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선도한 산업은 통신(205.17%), 서비스(185.84%), 도매업(147.04%), 증권(146.17%) 등이었다.특히 이동전화사업자인 NTT Docomo의 주가가 올해 들어 무려 3배 이상 급등하면서 모회사인 NTT의 시가총액 규모를 추월하는 등 일본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편 창고업 전기 가스업 건설업 등의 업종은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한국시장에서 통신관련주의 상승세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연초 이후 통신 3인방(한국통신, SK텔레콤, 데이콤)의 주가는 최근까지 2백5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종합지수 상승폭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최근들어 이들 종목이 지나치게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상승세가 국내 기관투자가들보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일반투자자들이 극히 싫어하는 고가주라는 사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추가상승여력이 많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초기 성장 단계에 있는 업종이나 기존의 업종이라도 새로운 방향에서 성장세를 타게 되는 경우 PER는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러한 고PER 수준은 점차 낮아진다. 향후 이익이 실현되며 그 이익의 성장 속도가 주가의 상승속도보다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저PER주로 된다.현재 통신산업의 주가수준이 높고 PER 수준 역시 높기는 하지만 향후 실적의 호전을 감안하게 되면 2000년 초반에는 저PER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통신 3사와 통신장비 관련회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