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기술 분야에선 일본보다 우위 자신감 ... 자체 브랜드로 대공세
『세계 최고 수준의 완전 평면TV와 모니터로 소니 마쓰시타전기 등 일본 가전업체의 얼굴들과 한판 승부를 펼치겠다.』 조광호 LG전자재팬 대표이사는 지난 10월26일 오사카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완전 평면TV와 모니터시리즈인 「플랫트론」 발표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대표는 『디지털기술에 의한 21세기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최신기술 최고품질의 평면TV와 모니터를 일본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이날 발표회장은 일본의 가전양판점 및 매스컴 관계자 2백여명이 참석, 발디딜 틈이 없었다. 『판매지역을 왜 오사카로 골랐는가』『LG가 갖고 있는 평면TV기술은 무엇인가』『가격은 얼마인가』『애프터서비스는 어떻게 되는가』….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LG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본부의 최인철 수출담당 상무보와 LG전자재팬의 김신곤 영업본부장이 답변에 나섰다. 최상무보는 『자체개발한 플랫텐션 매스크를 채택, 세계 최초로 완전평면화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면브라운관 편향코일 등 핵심부품을 자체 생산 조달하고 있다』며 『기술과 품질면에서 세계최고』라고 강조했다.가전양판점 모임인 일본전기 대형점협회의 히라이회장이 거들고 나섰다. 그는 『LG의 우수한 제품을 오사카에서 판매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플랫트론 판매에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다.◆ 대대적인 홍보 착수LG는 첨단기술제품인 평면TV 홍보에 나섰다. 이날 발표회후 현지 방송사와 공동으로 오사카 전자상가에서 플랫트론 판촉 캠페인을 벌였다.LG는 이미 2단계 홍보에 들어갔다. 오사카 JR(국철)순환선의 8량짜리 열차 한대의 내부광고를 독점계약, 11월18일부터 플랫트론 홍보에 들어갔다.LG측은 오사카 나고야 지역에서 일제히 플랫트론 판매에 들어갔다. 1차로 시장성이 뛰어난 21인치 평면TV와 17, 19인치 모니터로 간사이 지역 공략에 들어갔다. 21인치 TV로 일단 시장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LG는 평면TV의 경우 초고급 브랜드인 소니의 90%이상 가격에 8개 거래선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12개 거래선에 추가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당초 잡았던 올 1만대 판매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연간 베이스로 8만대(21억5천만엔)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모니터의 경우 미쓰비시전기와 동일한 가격수준으로 연 10만대(22억엔)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문제는 첨단 제품인 평면TV 시장에서 일본의 가전 간판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의 평면TV 시장 규모는 연간 2백50만에서 3백만대선. 9백만에서 1천만대에 이르는 전체 TV시장의 4분의1에서 3분의1에 이르는 규모다.LG측은 『일본과의 경쟁에서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 최초로 완전한 평면을 실현,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본을 앞선다고 설명한다. 부품조달이나 품질면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LG는 완전평면TV용 브라운관을 일본에 대량 수출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본격 공급하기 시작, 연말까지는 50만본을 수출할 계획이다. 2000년에는 올해의 2배 정도를 수출,1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평면TV를 생산중인 업체 가운데 브라운관을 자체 조달하고 있는 곳은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등 일부에 불과하다. LG가 공급을 중단하면 일본업체의 플랫TV생산에 당장 차질이 생길수 있다는 얘기다.그렇다고 LG가 기술과 품질만을 믿고 무턱대고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플랫트론판매에 앞서 자체 브랜드 상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한번 거쳤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진동팍팍 청소기」를 현지 특성에 맞게 개량한 청소기 「클리마루」다. 이는 「깨끗하다」는 영어 클린과 「둥글다」는 일본어 마루(丸)를 합성한 것. 이불을 두드리면서 먼지와 다니(진드기)까지 동시에 빨아들인다. 일본 최초의 스켈리턴(반투명)형이다.시장공략을 위해 매출액(99년2월기)이 1천3백58억엔으로 홋카이도와 도호쿠지역의 최대 홈센터인 호마크와 지난 9월20일 삿포로 파크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클리마루는 홋카이도와 도호쿠(東北)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주문이 이미 2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도쿄의 전자상가인 아키하바라에서의 판촉행사 때는 호마크 판매가격 보다 2천엔이 비싼 대당 1만4천8백엔에 팔렸다.◆ ‘한국산=싸다’ 이미지 탈피LG가 자체 브랜드의 완제품으로 일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OEM과 부품 수출에 의존해온 종전의 전략을 1백80도 수정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산=싸다」는 인식에 종지부를 찍고 고부가 품목으로 공격적 경영을 하기 위한 것이다.LG는 지난 71년 도쿄지사 설립이후 소니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등에 TV 냉장고 등을 OEM으로 주로 공급해 왔다. 그러다 지난88년 14인치 컬러TV로 독자적인 가전 브랜드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의 벽을 뚫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중저가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왔다. 따라서 자체브랜드 영업을 키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황으로 OEM수출까지 줄어들었다. 98년 매출(본사 직수출포함)이 3백73억엔으로 전년에 비해 93억엔이나 줄어들었다.이같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플랫트론 등 부가가치가 큰 자체 브랜드 영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경기회복을 계기로 브라운관 마그네트론 인쇄회로기판 등 부품의 수출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브라운관은 샤프 산요전기 히타치 등에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다.이에따라 올 자체브랜드 영업매출은 80억엔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의 60억엔에 비해 33%나 늘어난 것이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1백억엔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LG는 내년부터 17, 25, 29인치 등으로 평면TV 품목을 다양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개인용 평면TV, 미니 2도어 냉장고, 먼지봉투가 필요없는청소기, 제습기 등도 상품화, 틈새형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부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LG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액정TV 겸용 모니터, 중대형 플랫TV 및 모니터, 메모리칩을 채용한 차세대형 소형음향기 MP3, 지역특화형 대형냉장고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2001년 이후에는 대형PDP(플자스마 디스플레이 패널)TV, PDP TV모니터 겸용형을 개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다. 2001년부터 디지털방송을 개시하는 것에 맞춰 디지털방송용 플랫TV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시장의 다변화도 빼놓을 수 없는 목표의 하나다. 일본의 최남단 오키나와쪽을 공략하기 위해 일본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다. 규슈쪽도 판매망을 확대 강화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심장부인 도쿄시장에서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목표다.『고부가가치의 첨단제품 시장공략으로 그룹의 슬로건인 「디지털LG」를 일본에서 실현하겠다. 』 LG전자의 일본지역본부장(3년6개월),유럽본부장(3년)을 거친 해외영업통 조대표의 야무진 꿈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