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기업들이 전략마련에 부심중이다. 다가올 새 천년의 기업경영환경이 「다가올 10년의 변화는 과거 50년간의 변화보다 더 크고 충격적일 것」(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라는 말처럼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들이 이미 IMF라는 「체력검정」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체질이 강화됐다지만 다가올 새 천년의 경제·경영환경의 변화는 국내 기업들에 더욱 많은 체력단련을 요구하는 상황인 것이다.◆ 21C 경영환경 변화 '예측불허'21세기 기업경영이나 경제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예측한 내용을 보면 다양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화 자유화 지력화 인본화 등 경제환경이 변하면서 새로운 7가지 조류의 경영패러다임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그림 참조), 삼성경제연구소는 21세기 5대 경영변수로 개방화 정보화 창지화 복합화 상생화 등을 꼽기도 했다. 외국석학들이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며 그에 대비해야 한다는데에 시각을 같이 하고 있다.미국의 석학 피터 드러커는 인적자원에 대한 관리, 기술·시장경계의 불명확, 지휘·통제방식의 끊임없는 변화, 초국적기업의 등장, 조직구조의 변화 등 7가지 변화를 예상하며 경영패러다임의 전환을 역설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존 코터교수는 전지구적인 시장과 경쟁으로 더욱 위험하지만 그만큼 기회가 많은 상황이 만들어졌으며, 이는 다시 보다 큰 규모의 조직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러한 예측들의 키워드는 간단하다. 예견되는 변화에 적응하거나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1세기에 일어날 변화는 그런 예측이나 준비에 대해 그리 관대하지 않다. 21세기 디지털경제시대에는 기업과 경영의 내외적인 여건이나 환경이 순간적으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불확실한 방향으로 쉬지 않고 변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더욱 요구되는 게 21세기다. 「예측능력보다 변화를 얼마나 빨리 감지하고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추느냐가 기업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잭 웰치 GE 회장)인 것이다.이는 저비용 대량생산으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에서 효율성 생산성 규모 등에 집착했던 데에서 벗어나 새 틀을 짜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주나 고정이란 「도태」의 동의어로 여겨지는 시대인 것이다.◆ 무엇을 해야하나LG경제연구원의 서기만 책임연구원은 『21세기의 변화에 맞춰 주주가치의 경영, 지식경영, 디지털경영, 선택과 집중의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배구조가 필요하며, 기업가치(주주가치)와 무형자원을 활용한 부가가치와 사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아울러 방만한 경영의 실패를 교훈삼아 내부역량의 강점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되, 해당영역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서연구원의 덧붙인 설명이다. 시장지배력을 지닌 최고기업만이 경영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등 기업만이 살길 찾는다새로운 경쟁환경에 맞는 경쟁력 확보도 필요하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연구위원은 『21세기에는 이제까지의 경쟁환경과 질이 다른 경쟁이 시작된다』며 『기업의 창조성과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결정요인이 비교우위에서 절대우위로 결정되며, 경쟁성격도 가격이나 품질 등의 경쟁에서 가치경쟁 시간경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따라서 1등 기업, 고객만족도가 높은 기업,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만이 살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재무안정성도 21세기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요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무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기업은 지속성이 떨어지며, 수익성확보도 어렵다는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 강원 수석연구원은 『경영환경이 아무리 변해도 재무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며 『안정된 재무흐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튼튼한 핏줄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세기를 이끌어갈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재무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